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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모르모트

랠프 스타인먼
작년 10월 노벨위원회는 캐나다의 세포생물학자인 스타인먼 박사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몰랐지만 그는 발표 3일전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스타인먼 박사는 인간 면역체계의 수지상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암 치료법을 연구 중이었는데 2007년 췌장암 진단과 함께 1년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여러 치료법을 임상 시험했고 4년 6개월간 생존했다.

배리 마셜
호주의 미생물학자이자 의사. 위궤양의 원인이 스트레스가 아닌 미생물이라는 자신의 가설을 비평가들이 의심하자 1984년 헬리코박터 파일 로리균 수용액을 직접 들이켰다. 그는 위통과 위염을 일으켰지만 2005년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존 스탭
미 공군 군의관. 1940년대와 1950년대 '로켓 썰매(rocket sled)' 실험을 위해 46차례나 몸을 중력에 내맡겼다. 그로인해 골절상, 망막 박리, 혈관 파열 등 온갖 고통을 겪었지만 그의 희생은 자동차 안전벨트의 표준화를 포함해 차량용 안전 장치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었다.



제시 러지어
미국인 의사. 1900년 육군 군의관 시절 황열병 조사단의 일원으로 쿠바에서 활동하던 중 모기에 물려 황열병에 걸렸다. 아마도 일부러 물렸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견해다. 결국 그는 사망했지만 모기의 황열병 매개 과정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남겼다.

다니엘 알세스티스 까리온
페루의 의대생. 풍토병인 만성 페루사마귀병 연구를 위해 1885년 자신의 몸에 병원체를 주입하고 임상 변화를 상세히 기술했다. 그는 오로야 열병으로 사망했는데 향후 일본의 세균학자 노구치 박사에 의해 페루사마귀병과 오로야 열병이 동일 병원체에 의한 다른 단계의 질병임이 밝혀졌다.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현재 오로야 열병은 카리온 병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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