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충돌 회피 기동 Evasive Maneuvers

자율비행 UAV의 돌발 상황 대응 기법

자율주행 무인항공기(UAV)는 이동 중인 항공모함에 착륙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정밀해졌다. 그러나 어느 날 활주로에 화분을 세워놓는다면 어김없이 화분을 들이 받을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내 5개 대학이 생물학, 컴퓨터 시각화, 로봇 공학 전문가들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이처럼 예기치 못한 돌발 장애물을 UAV가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미 해군연구소(ONR)로부터 750만 달러를 지원받은 이들의 최종 목표는 시속 56㎞의 속도로 낯선 도시와 삼림지대를 정찰하는 자율비행 고정익 UAV의 개발이다.

현재 연구팀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비둘기다. 비둘기는 비행 중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흐릿하고 낮은 해상도의 시각정보를 신속히 처리, 해당물체와의 거리를 파악하는데 연구팀이 UAV에 부여하고자 하는 능력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애물과 1.5m 이내의 거리까지 접근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습성도 매력적인 부분이며, 흔한 조류 인데다 훈련효과까지 좋아 연구대상으로서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

연구팀의 첫 번째 과제는 UAV가 하늘과 장애물을 구별토록 하는 것이다. 이는 카메라의 얼굴인식 기능과 유사하지만 그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기는 어렵다. 엄청난 노동력 투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얼굴인식시스템의 경우 컴퓨터에 수백만 장의 이미지를 입력해놓고 사람의 얼굴이 포함돼 있으면 1, 없으면 0을 출력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인식능력을 훈련 시키지만 UAV는 하늘을 제외한 모든 사물을 별도로 인식해야 한다. 경우의 수가 0과 1이 아닌 수백만, 수천만 가지나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뉴욕대학의 컴퓨터·신경과학부 교수이자 시각연구팀 책임자인 얀 르쿤 박사는 극도로 효율적인 병렬처리기법을 통해 사람의 도움을 최소화하면서 사물의 정체를 신속히 파악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그 기법이란 바로 인간 두뇌의 시각피질이 물체를 파악하는 메커니즘을 모방하는 것.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자동차, 나무, 잔디밭 등의 이미지를 수백~수천 개 정도만 보여줘도 UAV 스스로 각 사물들의 분별이 가능하다고 한다.

UAV의 장애물 회피를 위한 첫 단계는 하늘과 장애물을 구별하는 데 있다.

어떻게 보는지의 문제가 해결됐다면 결정을 내리는 법, 즉 대응방법도 알려줘야 한다. 여기에는 시각 데이터 특유의 모호성을 처리하는 문제도 포함된다. 일례로 나뭇가지 모양의 이미지 픽셀 패턴은 실제 나뭇가지일수도 있지만 그림자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카네기멜론대학의 로봇공학자인 드류 배그넬 박사와 마셜 허버트 박사는 로봇이 인간과 동일한 방식, 다시 말해 경험에서 우러난 추측에 기반해 모호성을 처리하도록 도와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배그넬 박사의 설명이다.



"정확치는 않지만 10m 전방의 저 물체가 나무라고 99%의 확률로 확신하는 겁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는 거죠."

물론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는 막대한 컴퓨팅 능력이 요구된다. 르쿤 박사에 따르면 자신의 알고리즘을 초당 1조번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서가 있어야 그 같은 작업을 해낼 수 있다. 이정도 성능을 지니면서도 UAV 에 싣고 이륙할 수 있을 만큼 작고 효율적인 컴퓨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 역시 큰 난제다.

현재 이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는 르쿤 박사가 퍼듀대학 에우제니오 컬루어시엘로 박사와 공동개발 중인 DVD 케이스 크기의 저전력 컴퓨터 '뉴플로우(NeuFlow)'다. 르쿤 박사는 2015년까지 뉴플로우의 연산능력을 초당 1조회로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학습 능력과 보는 능력, 장애물 회피가 가능한 재빠른 판단 능력을 갖춘 로봇을 개발한 뒤의 마지막 임무는 비행능력의 부여다. 이를 위해 MIT의 로봇공학자 러스 테드레이크 박사팀은 이미 모션캡처 카메라와 실제 사이즈의 시제품 UAV를 이용, 현실 비행에서 필요한 가파른 각도의 기동을 학습시키고 있다.

향후 연구팀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숲속으로 강하해 비행하는 UAV가 탄생할 것이다. 지금처럼 잃어버릴 염려 없이 말이다.

STORY BY Andrew Rosenblum
ILLUSTRATION BY Graham Murdoch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