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드맨시는 완전히 새로운 전기자전거를 제작키로 결심했고, 3년간 이런저런 부품들을 조합한 그만의 애마를 완성해냈다. '블랙버드'로 명명된 이 바이크는 길이 2.6m, 중량 81.5 ㎏으로 배터리를 완충하면 최대 100㎞의 주행이 가능하다.
그는 차고의 접이식 의자에 앉아 이 바이크를 구상했다. 평상시 인체공학적인 것을 지향했기에 앞바퀴가 앞으로 길게 뻗어 나온 초퍼 (chopper) 스타일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핸들이 얼굴이 높이에 위치해 언뜻 할리 데이비슨 바이크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강력한 전기모터와 리튬-철-인산염 배터리의 중량, 그리고 바이커의 체중을 감당할 수 있도록 우드맨시는 크루저 7D의 프레임과 뒷바퀴를 새로 제작했다. 뒷바퀴 바퀴살의 경우 직경 13㎜의 원형 스틸 막대와 철제 볼트를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파괴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튼튼하다.
이후 그는 프레임에 강철 트러스를 용접했고, 바이크의 조향축을 제거한 뒤 앞바퀴와 핸들을 이어주는 포크(fork)에 결합시켰다. 주지하다시피 이 포크 역시 길이와 강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또한 앞바퀴와 포크를 2개의 스프링으로 연결, 자동차의 서스펜션처럼 거친 도로를 달릴 때 충격이 흡수되도록 했다. 중량의 대부분을 감당해야하는 뒷바퀴는 더 충분한 서스펜션이 요구되는 만큼 뒷바퀴와 트레일링 암(trailing arm) 사이엔 무려 8 개의 스프링이 결착돼 있다. 그에 따르면 이렇듯 많은 스프링으로 인해 승차감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다.
"오프로드에서는 스카이콩콩을 타는 것처럼 차체가 통통 튑니다. 그래서 포장도로를 달릴 때는 스프링 몇 개를 제거해서 편안함을 높이죠."
그 외의 다른 부품들은 더 많은 개조가 필요했다. 일례로 기존 상용품 조향축은 블랙버드에 장착하기에는 너무 작았다. 적어도 4배는 큰 제품이 필요했지만 그런 제품은 존재하지 않았고 직접 제작하기도 버거웠다. 이 점에서 그가 우연히 벼룩시장에서 낡은 조깅용 유모차를 발견한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조깅용 유모차의 바퀴는 블랙버드가 선회할 때 차체 중량의 일부를 감당해줘 조향축에 가해지는 응력을 낮춰줄 최적의 부품이었죠."
그의 판단은 옳았다. 원래의 유모차 차축은 바이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박살이 났지만 강화된 차축을 부착하고, 바퀴를 보강했더니 기대 이상으로 완벽하게 작동했다. 그 반작용으로 부드러운 조향 능력이 다소 상쇄됐지만 페달을 전혀 밟지 않고 배터리만으로 40㎞, 페달링을 하면 100㎞나 편안히 달릴 수 있으니 불만은 없다고 한다. 이미 그는 지난 5개월간 시속 25㎞의 속도를 가뿐히 넘나들며 블랙버드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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