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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INTERVIEW] 황주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

"에너지는 미래 국가·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원유 수입국이자 7위의 소비국이다. 또한 에너지 자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자원 빈국이다. 이에 국내 에너지 연구의 본산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이하 에기연)의 황주호 원장은 대한민국의 에너지 독립을 모토로 신재생에너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산업화하는데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바이오연료, 수소 등으로 대변되는 신재생에너지의 효율과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에기연과 황 원장의 공통 목표다.

황 원장은 "이와 함께 전 지구적 관심사인 온실가스의 처리와 고갈 위기에 직면한 화석연료의 생산 및 이용 효율성 제고 등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Q. 최근 전력난과 에너지난이 가시화되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신재생에너지는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정부도 국내 에너지 수급망에서 그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신재생에너지는 단기적으로 기존의 화석 및 원자력 에너지를 보완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들을 대체해 국가 중심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 올해 국내 에너지 공급망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약 3%며, 오는 2030년까지 11%로의 확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재 국내 발전비중의 31%를 차지하는 원자력에너지를 최대한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복안입니다.

지금 당장 기존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면 가장 좋겠지만 여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아직까지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여타 에너지에 비해 높아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기술 혁신을 통한 가격경쟁력이 확보되면 신재생에너지의 시대가 활짝 열릴 것입니다.

Q. 올해 에기연의 중점 프로젝트는 무엇입니까?
에기연은 기존 에너지 기술의 한계 극복을 위해 연구 영역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융합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에너지 네트워크 최적화입니다. 에너지 네트워크는 전기와 열, 연료의 생산과 수송, 그리고 이용의 전 과정을 포함하는 개념을 의미합니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추진해 온 융합연구 결과를 연구원 내에서 자체 실증해 그 효과를 검증하고, 향후 기술 보급 확대의 토대를 구축하는 이른바 '3025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실 에기연 대전 본원은 12만1,000㎡ 정도의 그리 넓지 않은 부지에 40여개의 크고 작은 건물이 밀집해 있어 에너지 효율면에서 개선의 여지를 안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원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30% 이상 줄이면서 사계절 25℃ 정도의 쾌적한 연구환경을 유지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제고, 청정에너지 기술의 성공적 융합사례가 될 것입니다. 이후 에기연 인근의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을 포함, 다양한 건물과 지역 커뮤니티로 보급을 확대코자 합니다.

Q.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차세대 태양전지 관련 연구 현황은 어떻습니까.
전 세계적으로 1세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를 대체할 차세대 태양전지에 대한 기술개발이 활발합니다. 그동안 에기연은 구리·인듐·갈 륨·셀레늄(CIGS) 박막 태양전지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개발에 주력해왔습니다. 두 태양전지는 각각 효율성과 제조단가 측면에서 큰 비교우위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CIGS 박막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기술을 확보했고, 세계 최고 효율 실현에 노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염료감응형의 경우 전극 및 전해질 분야에서 독창적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태양전지 응용분야 확대의 초석이 될 플렉시블 제품과 저가 소재 적용 기술에도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Q. 궁극의 에너지로 불리는 수소도 빼놓을 수 없을 듯합니다.
수소에너지 기술은 크게 제조와 저장기술로 나뉩니다. 이중 제조기술은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증기 개질하는 방식(SMR),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 등이 있는데 SMR은 이미 상용화됐으며 기술력도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입니다.

물분해 역시 완성된 기술이지만 고가의 전기료에 따른 제조단가 상승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이에 에기연은 90% 이상의 효율을 갖는 고효율 전기분해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태양광, 풍력 등의 자연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도 연구하는 중입니다. 무한자원인 자연에너지와 물을 이용한 이 공정이 실현된다면 수소는 청정성과 무한성을 겸비한 궁극의 미래에너지로 떠오르게 됩니다.

저장기술은 고압기체 압축저장, 매체 저장, 초저온 액체저장 등으로 구분됩니다. 압축저장의 경우 상용화가 완료돼 거의 모든 수소연료전 지차에 350바(bar) 또는 700바 압력의 고압수소 기체 용기에 채용돼 있고, 탄소나노튜브 등 고체·액체 물질 속에 수소를 저장하는 매체저장에 있어서도 다양한 신물질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액체저장은 과도한 저장용기 제조 가격 문제 때문에 일부에서만 연구에 관심을 표명하는 수준입니다. 국내 기술수준은 선진국 대비 약 70%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수소에너지와 관련해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가장 먼저 수소제조 가격을 낮추는 것입니다.
현 수소제조 기술 중 SMR 공정이 가장 저렴하지만 이조차 동일 열량 기준으로 비교할 때 LNG보다 약 2배나 비싼 것이 현실입니다. 미 에너지국(DOE)의 목표가격은 수소 1㎏당 2~4달러로 2020~2030년경이면 이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다음은 안정성 높은 고밀도 수소저장기술의 개발입니다. 안전을 담보하면서 동일공간에 수소를 고압으로, 다시 말해 더 고밀도로 충전하면 그만큼 수소연료 완충 후 차량의 주행거리가 늘어나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Q. 신재생에너지의 시장성을 조속히 확보할 방안은 없는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단가를 기준으로 볼 때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발전단가 외의 요소, 즉 사회적·환경적 비용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충분한 시장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특히 태양광은 최근 태양전지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발전단가 측면에서도 시장성을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이미 기존 전력생산단가에 상당부분 접근했다고 보입니다. 물론 이런 가격 하락 기조가 유럽 금융위기에 의한 일시적 현상일수도 있지만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국면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이에 힘입어 태양광에너지는 이른 시일 내에 시장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Q. 작년 말 제주도에 설립한 글로벌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의 역할을 무엇인지요.
제주 글로벌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는 'G5 그린 에너지산업강국'이라는 국가적 전략 목표의 달성을 위해 지금껏 에기연이 추진해왔던 육상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해양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육· 해상 융복합 원천기술 개발, 통합 실증 플랫폼 구축 및 시험평가, 글로벌 인력교류 및 양성이 센터의 3대 기능입니다.

현재 가장 핵심적인 연구사업을 꼽자면 해양 염도차 발전에 기반한 융복합 에너지 이용기술 개발입니다. '아라젠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연구는 미래 잠재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됩니다.

덧붙여 해상풍력 발전과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CCS) 등 다각적 해양바이오 융합연구로 제주도의 2030년 비전인 2GW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일조할 것입니다.

Q. CCS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입니까.
CCS는 명칭 그대로 대기로 배출되는, 혹은 대기 속의 이산화탄소(CO₂)를 대량 포집해 반영구적으로 격리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CO₂ 배출 저감 노력과 맞물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인 셈입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세계 7위의 CO₂ 배출국으로 1인당 CO₂ 배출량 증가 속도가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릅니다. 최근 우리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령을 입법 예고한 것이나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온실가스 감축 기반 마련에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에기연은 202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중 13%를 담당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CO₂ 포집 기술 전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중 '분리막을 이용한 CO₂ 분리 및 수소생산 기술'이 지난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중 톱5에 선정된 바 있고, 건식 흡수제를 이용한 연소 후 CO₂ 회수기술 및 매체순환 가스연소기술도 세 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라는 대내외적 평가입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신형 흡수제 'KIERSOL'은 현대자동차그룹 4개사와 4억7,000 만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Q. 기술 개발에 더해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도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입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인 것과 같은 이치죠. 때문에 에기연도 기술이전을 위한 국제협력 등 상용화에 국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에기연이 개발한 신재생에너지 기술, 청정 환경기술, 에너지 절약 및 효율 증대 기술의 상용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해 중동과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기술수요조사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 등은 첨단기술의 진출이 가능하며 일부 동남아 지역은 이제는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예전 기술의 수출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해외로의 기술 상용화는 단순히 기술을 판매해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공동 기술개발이나 기술협력을 통한 상호 윈-윈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에기연은 현재 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 관리공단 등과 해외기술 수출을 위한 공동협력을 추진 중에 있으며 기술이전 및 상용화 관련 전문조직과 해외기술이전센터 등을 해외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선도적 기술개발을 위해선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현재 우리 연구원은 크게 두 가지 범주에서 국제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을 위시한 기술선진국과의 공동연구며 다른 하나는 기술 필요국과의 기술 이전 및 자문 협력입니다.

이와 관련 국제협력 활성화를 통한 에너지 기술 선진화와 기술이전 활성화, 에너지 자원 외교 인프라 구축에 일조함으로써 국가 에너지 안보 및 국부 창출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표방한 'KIER 국제협력 전략'을 마련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 전략에는 앞서 언급한 공동연구 외에도 기술이전, 자문 등의 대상 국가 확대, 중점 연구영역에서의 기관 간 전략적 협력, 해외 에너지 전문가 자문단 운용, 해외 인력 채용 등 내실화를 꾀할 다각적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LA 캠퍼스(UCLA)와 스마트 그리드 분야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규슈대학과는 오픈랩(Open Lap)을 운용 중입니다. 또한 금명 간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와 공동 연구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에너지 연구소 설립, 쿠웨이트와 기술이전 및 랩 설치, 터키와 석탄 고품질화 등 각종 기술이전 및 자문 논의가 진척되고 있습니다. 덧붙여 카자흐스탄 으로부터 인력 교류에 기반한 국가 전략프로그램 수립 관련 파트너십 요청을 받았고, 네덜란드와 염도차 발전기술 협력을 추진 중입니다.

Q. 기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에기연은 지난 35년 동안 에너지 기술 개발을 통한 국가 성장 동력 창출과 국민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또 국내 유일의 에너지 분야 종합 전문연구기관으로서 국가 에너지 정책 목표 달성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야할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KIER 중장기 발전전략 2020’에서 에기연은 2020년 국가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의 27%(464만9,000TOE),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13%(3,200만TCO₂), 석유의존도 감소목표의 10%(111만TOE), 에너지효율 향상 목표의 14%(321만8,000TOE) 등 국가 정책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세부 실천 목표를 자발적으 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에기연은 에너지가 미래 국가 발전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임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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