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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메시 네트워크의 미래

인터넷 인프라가 취약한 국가들을 위한 그물망 무선 네트워크

"여러 가지 정보 인프라 구조는 제각각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현명한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 마크 스테픽. 저서 ‘인터넷의 꿈(Internet Dreams)’ 중에서.


인터넷을 발명한 것은 미국인이다. 하지만 발전시킨 건 다른 나라들에 의해서다. 미국의 인터넷 속도는 세계 13위에 불과하며, 그럼에도 요금은 더 비싸다. 게다가 몇몇 지역은 억만금을 투자해도 세계적 수준의 인터넷망 구축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현실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역사적 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일례로 100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는 철도를 따라 전신·전화선을 설치하는 게 지극히 당연했다. 그곳에 사람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이 때문에 여전히 미국은 21세기의 데이터 패킷들이 19세기의 철도에 최적화된 네트워크로 지나다닌다. 이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 라트비아 등 무(無)에서 시작한 국가들이 인터넷 선진국이 된 것은 너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실험을 통해 미국과 같은 국가들도 인터넷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입증됐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기존보다 저렴하고, 빠르며, 접속성이 우수하다. 시대적 변화에 뒤쳐질 우려도 적다. 그것은 바로 '무선 메시 네트워크(Wireless Mesh Network, WMN)'다.

WMN은 하나의 기지국이 다수의 고객을 인터넷에 연결해주는 방식이 아닌 모든 사용자, 정확히 말해 각 사용자가 보유한 와이파이 라우터가 하나의 기지국의 역할을 수행하는 네트워크다. 쉽게 말해 A 컴퓨터가 무선인터넷에 연결됐다면 인근의 B컴퓨터는 A에 연결해 인터넷 접속 능력을 확보하고, C컴퓨터는 다시 B에 연결하는 식이다. 현재 미국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전 세계의 무선인터넷 엔지니어들이 WMN의 활용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

라우터는 저렴하고, 기술발전도 꾸준히 이뤄진다. 덕분에 이런 네트워크는 업그레이드가 쉽다. 그리고 인터넷망 사업자들에게 의존하지 않으므로 요금도 공짜다.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최소한 현재로서는 동일한 WMN 네트워크에 접속돼 있지 않은 사람들과는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충분히 커진다면, 즉 대다수 사람들이 동일 네트워크를 사용한다면 이론상 상업용 인터넷을 대체할 수도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사람들이 WMN에 참여하려 해도 와이파이 라우터의 숫자가 태부족이다. 기껏해야 수십~수백만대 정도로 국가 전체를 커버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할 비책이 하나 있기는 하다. 휴대폰,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냉장고, 디지털 TV, 게임 콘솔 등 우리에게는 와이파이가 가능한 엄청난 숫자의 기기들이 있다. 이들을 하나로 묶을 범용 프로토콜이 없을 뿐이다.

이를 감안할 때 만일 전자기기 제조사들이 범용 프로토콜을 만들어 사용한다면, 그리고 범용 WMN 드라이버가 모든 와이파이 기기에 채용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탄생하는 WMN은 처음에는 새로운 네트워크가 출현한 것 이상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시스템을 믿기 시작하면 접속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며 종국에는 현재의 네트워크가 영위했던 자리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STORY BY Mark Hachman
ILLUSTRATION BY Alison Seif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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