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도 DNA로 특정 모양을 만든 연구팀은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점토 공예일 뿐 기능적 역할은 전혀 없었다. 반면 더글러스 박사의 DNA 나노봇은 분명한 목적과 기능이 있다. 바로 암세포 박멸이다.
DNA 나노봇의 구조는 조개와 유사하다. 내부에 항체 또는 치료제를 넣은 뒤 조개껍질이 열리지 않도록 두 개의 이중 나선구조 DNA로 감아 놓은 형태다. 나노봇이 암세포와 같은 타깃의 단백질에 달라붙으면 DNA가 끊어지며 내용물이 방출되는 것.
의료계의 오랜 꿈, 즉 특정 질병 세포를 정확히 찾아가 치료제를 전달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유도탄을 최초로 현실화한 것이다. 이 같은 표적 치료제는 기존 화학요법과 달리 정상 세포에 위해를 가하지 않고, 약물 투입량도 줄일 수 있어 부작용의 최소화가 가능하다.
더글러스 박사는 DNA 나노봇이 창의적 신세대들의 주목을 끌었으면 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이 기술의 새로운 용처를 발굴하기 위함이다. 그 일환으로 아예 '바이오모드(BioMod)'라는 창작 나노봇 경진대회를 직접 출범시키기도 했다. 9월 현재 총 25개팀이 출전의사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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