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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의 힘

일반 가정을 작은 공장으로 바꿔줄 미래의 생활필수품

STORY BY Clay Dillow
ILLUSTRATION BY Michael Cho

1984년 발명가 찰스 헐은 최초의 고속 시제품 제조장치를 개발했다. 거대한 몸집의 이 장치는 디지털 설계도에 맞춰 플라스틱을 겹겹이 적층시켜 시제품의 모양을 만들었다. 이것이 3D 프린터의 효시다.

당시 방 하나를 가득 채웠던 3D 프린터는 오늘날 탁자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아졌으며 가격도 수천만 원에서 수십만 원대로 낮아졌다.

평범한 일반인도 3D 프린터를 구입해 휴대폰 케이스에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축소 모형에 이르기까지 집에서 무엇이든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3D 프린터가 열어젖힐 궁극의 미래는 이보다 훨씬 대단할 전망이다. 모든 가정이 자급자족 가능한 소형 공장이자 재활용센터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아직 가정용 3D 프린터는 헐의 것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으로 물건을 만들지만 산업용의 경우 소재의 폭이 크게 넓어진 게 그 방증이다. 유리나 돌을 사용하는 녀석까지 있다.

실제로 오브젯의 25만 달러짜리 3D 프린터 '코넥스 500'은 무려 14종의 폴리머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며, 미국 코넬대학 창의기계연구실(CML)은 최근 전자석, 배터리 등 전자제품의 핵심 구성품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터를 개발하기도 했다. CML의 하드 립슨 소장은 가정용 제품들도 이들의 뒤를 쫓을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한다.

"적어도 10년 내에 다수의 소재를 사용하는 가정용 제품이 출시될 겁니다."



이렇게 프린터의 성능이 개선될수록 3D 설계 방식도 개선돼 평범한 일반인이 집에서 3D 프린팅을 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오토데스크는 이미 디지털 사진 속 물건을 3D로 변환해주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했고, 어도비는 3D 프린터로 인쇄하기 전 설계상의 결함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이를 보면 언젠가는 전용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설계도를 검색, 다운로드 받은 뒤 프린팅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그리고 그때는 3D 프린터가 TV, 냉장고 같은 가정의 필수품이 될 것이다. 전등의 갓을 넘어서 램프와 배선, 플러그 등 전등 전체를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자원의 재활용 부분에서도 획기적 변화가 야기된다. 현재는 전문 재활용공장에서 대형 기계를 사용해 고무, 플라스틱, 금속, 유리 폐기물을 산업용 원재료로 재생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정용 3D 프린터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올 1월 미국 버몬트기술대학의 한 학생이 '필라봇(Filabot)'이라는 가정용 플라스틱 재생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정에서 나온 폐플라스틱을 부숴서 녹인 뒤 3D 프린터용 원료를 생산하는 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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