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한 첫 단계는 당연히 그을음의 위치 파악. 이미 과학자들은 1980년대 중반부터 '에쎌로미터(Aethalometer)'라는 탄소입자측정기로 관련 작업을 해왔다.
이 기기는 외부 공기를 흡입, 입자 포집 필터를 통과시킨다. 필터에는 여러 파장의 빛이 비춰지고 있는데 센서와 프로세서를 통해 포집된 입자들이 어떻게 빛을 차단하는지를 분석, 입자의 밀도와 원인물질을 파악한다.
올초 슬로베니아의 조종사 마테브즈 레나르치크는 환경측정기기 제조기업 에어로졸이 항공기 탑재용으로 개발한 소형 에쎌로미터를 가지고 세계일주 비행을 했다. 이 장치를 여러 여객기에 장착하면 대기 중의 정확한 그을음 지도 제작이 가능할 것이다.
데이터 아우토반
현재의 초고속 광대역 통신용 광섬유 케이블은 빛의 파동에 정보를 실어 보내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물리학자들은 빛을 액정에 반사, 코일처럼 꼬아서 보내는 형태로 광섬유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앨런 윌너 박사의 최근 시연 결과, 이 방식으로 초당 100테라비트의 정보를 공기 중으로 보낼 수 있다. 이는 DVD 2,600장에 해당하는 데이터량으로 빈 공간을 통해 전송된 정보 중 가장 빠른 속도다. 다만 이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이렇게 빛을 전달할 케이블부터 개발해야 한다.
고연비 세계 일주 그을음 분포를 조사하려고 대기 중에 그을음을 추가 방출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때문에 레나르치크는 비행경로를 최적화하고 고공비행으로 이동했다. 고공일수록 공기가 희박해 항력이 감소하므로 연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공은 내연기관 연소에 필요한 산소도 적다. 그래서 그는 항공기의 저성능 스톡엔진을 터보엔진으로 교체, 고공에서도 충분한 힘을 내도록 했다. 덕분에 8,848m의 에베레스트산을 8,965m로 넘었고, 전체 비행의 평균 연비는 일반 경비행기의 두 배나 되는 15.6㎞/ℓ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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