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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독서실

과거에만 해도 동네마다 독서실이 넘쳐났다. 독서실을 다닌다는 것 자체가 모범생이라는 이미지를 풍겼던 사회적 분위기 덕분에 학생치고 독서실 한번 안 다녀본 경우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사설학원들이 번성하면서 이제는 독서실 간판을 보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상태다.

지난 2001년 이처럼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독서실에게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줄 '사이버독서실'이라는 특허가 출원됐다. 이는 독서실을 최신 컴퓨터로 중무장시켜 정보화 교육 실현의 장으로 변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출원인은 설치된 각 컴퓨터를 전용서버에 연결시켜 학습과 관련된 콘텐츠만 접속가능하도록 하고 게임, 채팅, 음란물, 이메일 등 학업과 무관한 기능은 전면 차단한다면 학업 향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출원인은 또 사이버독서실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수준별 학습이 가능해 자율학습 풍토 조성이나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방지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이버독서실은 끝내 특허청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설령 넘어섰더라도 출원인의 주장만큼 큰 효과를 보기에는 어려웠을 것으로 예견된다. 교육적 효용성은 차치하고라도 독서실 등록비를 웬만큼 비싸게 받지 않는 이상 앞서 언급된 시스템을 구축·유지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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