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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5㎞ 슈퍼 유모차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유모차

곧 아버지가 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보이는 반응은 남자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부담감에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영국 스탬퍼드에서 배관공으로 일하는 33세의 콜린 퍼즈는 약혼녀의 임신 소식을 듣고, 그 기쁨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유모차 개발로 표현했다. 10마력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배기구를 갖춘 이 유모차는 단 30초만에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속도를 낼 수 있다.

퍼즈는 어렸을 적 묘기용 자전거로 불리는 BMX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20대에 이르러 새로운 스릴을 찾아 나섰다. 첫 프로젝트는 커다란 불덩어리.

"이런 저런 이유로 멋들어진 큰 불덩어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렇게 2006년 그는 나무를 산더미처럼 쌓아올린 뒤 소형 로켓을 발사해 점화시키는 방식으로 4,650㎡ 면적의 화염을 만들며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퍼즈는 이런 식의 묘기에 빠져들었고 매 2년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스쿠터, 세상에서 가장 긴 모터바이크가 그렇게 탄생했다.

이번 유모차 프로젝트는 약혼녀인 샬롯과 함께 유모차를 구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개조를 위해 일단 그는 유모차의 모든 부분을 상세히 측정했다. 그리고 과거 프로젝트에 사용하고 남았던 강철 롤케이지를 이용해 유모차의 골조를 새로 제작했다.

가속과 제동을 포함한 모든 제어장치는 핸들 부분에 장착했다. 자동차처럼 페달을 사용할 경우 오프로드에서 제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운전자가 선 채로 유모차를 조종할 수 있도록 별도의 플랫폼도 추가했다.

제작과정에서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바퀴였다. 처음에는 스케이트보드용 바퀴를 채용했는데 첫 시험주행에서 녹아버렸고, 이를 대체한 플라스틱 바퀴는 주행 중의 진동이 고스란히 전달돼 발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결국 그는 낡은 스쿠터의 바퀴를 장착, 승차감을 확보했다.

아들 제이크가 태어난 지 1개월 뒤인 작년 9월 퍼즈는 '매드 맥스(Mad Max)'로 명명된 이 유모차를 타고 드래그 레이스용 트랙에서 시속 80㎞를 돌파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슈퍼 유모차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물론 저는 당시에나 지금이나 이 유모차에 아들을 태울 생각은 전혀 없답니다."

드래그 레이스(drag race) 약 400m의 직선 코스에서 속도를 겨루는 단거리 자동차 경주.






HOW IT WORKS





1 제어장치
유모차의 엔진은 125㎠ 크기의 모터사이클용 4행정 모델이다. 하지만 선 채로 안정감 있게 운전하려면 페달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모든 제어장치를 손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핸들에 부착한 두 개의 레버는 가속과 감속, 핸들 아래의 바에 달린 적색버튼 네 개는 시동과 기어변환을 담당한다.



2 조향시스템
속도기록 경신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핸들을 꺾어도 눈에 띄는 방향전환은 되지 않는다. 전복 사고 방지를 위해 미세한 조향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 자전거의 브레이크 케이블 두 개를 앞바퀴의 양쪽에 연결했다.



3 주행
두께 6㎜의 철판을 바퀴 상단부에 덧대 유모차의 무게중심을 낮춤으로써 고속주행 시 안정성을 높였다. "그렇다고 일을 할 때 유모차를 타고 다지니는 않아요. 노면이 조금만 울퉁불퉁해도 내동댕이쳐질 수 있거든요."



4 인테리어
유모차의 덮개는 알루미늄 패널로 제작했다. 당초 그 위에 천을 덧씌워 현실감을 높일 생각이었지만 결국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다. "그게 더 매드 맥스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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