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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슈퍼컴퓨터가 당신을 진단한다

THE SUPERCOMPUTER WILL SEE YOU NOW

IT분야의 두 가지 최신 트렌드-강력한 분석과 모바일 기기-가 의료분야로 유입되고 있다. 그들은 곧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by Michal Lev-Ram


TV 의학드라마 팬이라면 아마도 패혈쇼크로 알려진 심각한 증상에 대해 알 것이다. 하지만 패혈증(sepsis)-신체가 감염에 맞서 싸우려다 스스로를 공격하게 되는 병-으로 매년 25만 8,000명의 미국인이 사망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병은 치료하긴 쉽지만 진단하기가 어렵다. 입원한 환자는 아무 증상도 없다가 단 몇 시간 만에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데이터 분석과 모바일 기기 기술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패혈증부터 암에 이르는 여러 질병진단에 얽힌 골치 아픈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거대한 컴퓨터 시스템들이 점점 더 많은 정보-의학 잡지에서 환자의 바이탈 사인까지-를 수집해 패턴을 분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능형 소프트웨어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의사에게 긴급한 문제를 경고할 수 있게 됐고, 이전보다 더 시의적절하게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을 처방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대규모 정보서비스 업체인 볼터스 클루베 헬스 Wolters Kluwer Health는 이 같은 기술을 이용해 패혈증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병원들을 모집해 ‘패혈증 사망 줄이기 프로그램’의 시범 병원으로 지정하기 시작했다. 콜럼버스 Columbus에 소재한 리버사이드 감리교 병원 Riverside Methodist Hospital의 의료 품질 및 환자 안전 책임자 제임스 오브라이언 James O’Brien은 "이번 시범 프로그램이 성공한다면,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 Watson(지난해 미국 퀴즈쇼 제퍼디 Jeopardy에서 인간을 압도하며 신문 1면을 장식한 컴퓨터)도 한 예이다. 냉장고만 한 크기의 이 컴퓨터는 지금 뉴욕시의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 센터 Memorial Sloan-Kettering Cancer Center에서 시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두 번째 임무를 준비 중이다. 왓슨은 병렬 처리 parallel processing-다중 임무를 일시에 처리함을 의미하는 IT분야 전문용어-에 의존해 1초에 500기가바이트의 정보를 처리한다. 예를 들어, 의사가 어떤 환자의 조직검사 결과를 입력하면, 왓슨은 임상연구와 의학잡지 내용뿐만 아니라 환자의 병력에 대한 유용한 정보들까지 뽑아준다. 그런 후에 해당 환자에게 내릴 수 있는 진단 목록을 제시하고, 각 진단에 대한 신뢰도나 가능성을 덧붙인다. 물론 최종 진단은 의사의 몫이다.

이 시스템의 시장가치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인사이트 리서치사 Insight Research Corp.에 따르면 미국 의료보건업계는 향후 6년 동안 IT분야에 69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인텔과 SAP은 의료용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해 이미 UC 버클리 연구진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이 입증되지 않는 한 병원들이 쉽사리 이 시스템을 도입하진 않을 것이다. UC 샌프란시스코 총장인 종양학자 수전 데즈먼드 헬만 Susan Desmond-Hellmann은 "임상의는 증거가 있는 것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다른 문제도 있다. 그 어떤 의학 데이터나 처리 기술도 컴퓨터에게 환자에 대한 예의를 가르칠 수는 없다. 또 의사를 알고리즘으로 대체한다면, 매우 따분한 TV나 다름없는 기계가 탄생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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