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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문 2위 기아자동차, 디자인 경영 강화로 쑥쑥 크는 브랜드 가치

인터브랜드·포춘코리아 선정 BEST KOREA BRANDS

기아자동차는 뚜렷한 브랜드 정체성을 갖지 못해 고민했다. 현대자동차 품으로 들어 온 뒤에도 한동안은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듯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는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발견했다. 뚜렷한 개성으로 브랜드를 강화하자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지난 10년은 정몽구 회장 주도의 품질 경영 시대였다면 이제는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 경영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가 말한다. 기아자동차는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일류 자동차기업에 다가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시작은 2005년 브랜드 경영 선포와 함께였다. 기아차는 '얼마나 싸게 더 많이 파는가?'를 논하는 대중차의 이미지를 벗고 '고객들에게 차를 통해 어떤 가치를 어떻게 실현시켜 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올해 새롭게 내놓은 브랜드 슬로건 '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The Power to Surprise)'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인터브랜드코리아 관계자는 말한다. "기아자동차는 전 세계 모든 고객접점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이고 일관되게 구현하기 위해 제품개발과 광고, 영업 및 서비스 등 고객 활동 측면에서 혁신을 추진해왔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이어 '베스트 브랜드 코리아'에 이름을 올린 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경영은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기아자동차는 2012년 세계 시장에서 프라이드, K5, 스포티지R 등 주요 차종의 판매가 늘었다. 이 같은 결과는 브랜드 이미지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아자동차는 전년대비 7.2% 증가한 271만9,500대를 판매했다. 매출액은 판매물량 증가와 K5, K7, K9 등 중대형차급 판매비중 확대(10.8% → 14.2%)로 인한 평균 판매단가 개선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9.4% 증가한 47조2,429억 원을 달성했다.

기아자동차가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디자인 경영이 큰 몫을 차지했다. 2006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는 현재의 '디자인 기아'를 만든 디자인 경영을 글로벌 시장에 공식 선포했다. 이후 기아자동차만이 가진 독자적인 디자인 정체성 정립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기아자동차는 이미 2007년 실시한 '연구도 디자인이다' '영업도 디자인이다' '생산도 디자인이다'라는 기업 PR 광고가 큰 화제를 모으며 디자인이라는 도구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기아자동차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표현한 적이 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멀리서 봐도 브랜드와 차종을 식별할 줄 안다. 사실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제품 디자인에 각 브랜드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각자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에 고심하는 이유이다.

기아자동차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에서 디자인 총괄을 역임한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K시리즈를 선보였다. 이전과 다른 독보적인 외관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브랜드코리아 관계자가 설명한다. "디자인에는 브랜드 성향이 드러나야 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한눈에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디자인을 보면 브랜드를 이해할 수 있고, 반대로 브랜드를 알면 디자인이 보이기도 합니다."

기아자동차는 2009년 이후 기아자동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이 반영된 신차를 거의 전 라인업에서 출시했다. 이를 통해 레드닷, IDEA 어워드, iF디자인상 등 세계 주요 디자인상을 수상했고, JD파워, 컨슈머리포트 등으로부터 상을 받으며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기아자동차는 해외 시장에서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제값 받기'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등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아자동차며 전 세계 쇼룸을 통해 '레드 큐브(Red Cube)'라는 콘셉트를 보여주며 고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딜러 역량 강화와 고객 서비스 제고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판매 전시장 내부에 음료, 음악, 영상을 즐기며 편안히 차량을 둘러볼 수 있는 바(bar)와 같은 고객 상담공간을 마련했다. 서비스센터에는 여성고객을 위한 파우더룸도 갖췄다. 지난해부터는 고객응대 공간의 첨단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디자인 경영의 성과와 창조적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각종 사무용품과 문서 서식 등에도 디자인 슬로건을 적용해 디자인 경영을 생활화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미국에서 브랜드 강화 활동에 역량을 집중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자동차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기아차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Like(좋아요)'라는 테마로 '기아 글로벌 기업 이미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재 이 캠페인은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 해외 주요 7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아자동차의 글로벌 홍보대사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 선수를 등장시켜 전 세계 고객들에게 기아 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회공헌 브랜드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Green Light Project)'를 새롭게 발표하고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첫 사회봉사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이동권 (Mobility)'과 '도전 (Challenge)할 수 있는 기회' 지원을 목표로 본격적인 글로벌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가 말한다. "고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기 위한 혁신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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