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BY Ryan Snook
작년 여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이 진기록을 수립했다.
표면적 대비 부피의 비율이 가장 큰 물질을 만든 것. 이 물질은 부피가 티스푼 정도지만 표면적은 풋볼 구장 면적의 8배나 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물질을 활용할 경우 메탄(CH4)의 저장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렇듯 표면적은 매우 유용하다. 일례로 배터리의 표면적이 넓으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전송능력이나 빛 흡수량과도 직결된다. 문제는 표면적이 넓어질수록 크기가 커지며, 중량도 무거워진다는 것. 때문에 무한정 면적을 넓힐 수만은 없다.
부피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면적을 넓힐 방법은 없을까. 여기 5가지 아이디어가 있다.
가상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박사과정 입학예비생인 크리스 해리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터치스크린의 입력 면적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그의 해법은 가상의 터치스크린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 쉽게 말해 두 가지 방식의 입력기능을 가진 터치스크린이다. 일례로 하나의 시스템은 피부의 접촉을, 또 하나의 시스템은 손가락이 테이블을 가볍게 긁는 소리로 특정기능이 구동된다. 부피 증가 없이 면적 확대를 이룬 셈이다.
팽창
오래된 수법이지만 여전히 유용하다. 최근에도 미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부착할 팽창식 거주모듈 제작을 비글로우 에어로스페이스에 의뢰한 바 있다. 계획대로라면 2015년 ISS의 우주비행사들은 스페이스X의 민간우주선 '드래곤'의 화물칸에 탑재될 만큼 작은 조립식 유닛을 부풀려 길이 4m, 직경 3.2m의 거주모듈을 만들 것이다.
접기
혁신적인 접기 기술이 개발되면 부피를 최소화한 넓은 면적의 섬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잘 접은 섬유를 펴면 방한복이나 텐트, 대형 요트용 돛이 되는 식이다. 이 접기 기술을 종이책에 적용하면 책 한권에 지금보다 많은 정보를 담을 수도 있다.
쪼개기
물질을 잘게 자를수록 표면적이 늘어난다. 최근 미국 라이스대학 연구팀은 이 원리를 적용한 배터리 개발을 제안했다. 실리콘 소재의 양극을 가루로 만들어 표면적을 늘리면 더 많은 리튬이온을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멍 뚫기
라이스대학 연구팀은 또 실리콘을 부식시켜 스펀지와 같은 해면상 구조로 만든 다음, 이를 분쇄해 표면적을 50배로 늘리는 공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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