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른바 '아베노믹스' 경제정책의 첫 단계는 대규모 자금 공급을 통한 엔화 약세, 주가 급등이 목표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지난해 9월부터 24% 이상 급상승했다. 일본 주식시장도 활기를 띠며 지난 6개월간 37% 이상 급등했다. 수출에 의지하는 국내 경제 특성상 일본의 과도한 엔저 정책은 심각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아베노믹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엔저 정책 효과, 조금 더 두고봐야"
앤디 서워 미국 포춘지 편집장: 한국에게 엔화 가치 하락은 분명 악재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진 않습니다. 1월 수출 실적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죠.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엔저 정책을 용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경제 부활에 대한 얘기는 지난 수년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여전히 부활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이 환율 전쟁에 가담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차라리 한국 제품에 차별성을 담아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지적재산권의 가치가 높은 제품 (IP-rich products) 개발에 치중해야 합니다.
허시유 푸단대 경제학 교수 일본의 양적 완화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낮추는 현상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엔저정책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수출시장에 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원화가치를 낮추는 건 부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입니다. 한중 통화 스와프를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드와이트 퍼킨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엔화 약세와 수출 상승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 보다 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경기를 부양한다는 면에서 대부분의 해외 시장은 일본의 양적 완화 정책을 용인할 전망입니다.
환율문제가 경기불황으로 이어진다면 한국 정부도 금리인하 정책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원화가치가 외부 요인에 의해 인위적인 가치절상이 이뤄질 경우 시장 방식에 따라 결국 원화 가치는 내려갈 것 입니다.
리처드 페닝 컨트롤리스크 CEO 환율 정책만으로는 일본 경제에 깊이 뿌리 박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선 아베 총리가 정치를 안정시켜야 합니다. 미국은 일본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엔저 정책을 계속 용인할 것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동북 아시아 지역 내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일본 경제의 부활을 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