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파이어 라이프스타일(이하 어스파이어)’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해결해준다. 이른바 컨시어지 서비스다. 어스파이어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고객의 시간을 벌어주는 똑똑한 비서’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k.co.kr
사진 윤관식 기자 newface03@naver.com
사례 1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모 기업 회장이 프랑스로 출장을 가게 됐을 때 일이다. 비서실에서 현지 숙박을 위해 보르도 그랜드호텔 방을 예약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비서실은 호텔 방을 구해달라며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에 긴급히 의뢰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한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는 결국 고객이 원하는 호텔 방을 예약할 수 있었다.
사례 2
스타 셰프가 만든 한식 요리를 프랑스 파리에서 먹고 싶다는 고객 전화가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로 걸려왔다. 어스파이어 직원들은 파리에서 활동 중인 스타 셰프를 먼저 섭외했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피에르 가니에르였다. 어스파이어의 요청을 받은 피에르 가니에르는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삼계탕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했다.
사례 3
어스파이어 한국법인 고객 한 명이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떠났다. 그는 평소 응원하고 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가 여행 기간 중에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그가 원했던 좌석은 이미 매진된 상태였다.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이었던 그는 어스파이어에 도움을 구했다. 어스파이어는 미국 내 네트워크를 이용해 고객이 원했던 좌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가 고객들에게 제공한 서비스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컨시어지는 원래 프랑스어로 수위나 문지기를 의미한다. 19세기 이후에는 고객 안내와 서비스로 어의가 진화하며 호텔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현재 컨시어지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개념이 확대됐다.
어스파이어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고객의 시간을 벌어주는 똑똑한 비서’라고 정의한다. 문득 해외 체류 중이던 고객에게 어떻게 야구경기 표를 구해줬는지 궁금해졌다. 암표를 사다 줬냐는 물음에 박소영 어스파이어 이사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암표는 아닙니다. 미국에는 티켓을 미리 확보해 놓고 파는 공식 에이전트들이 있어요. 미국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의 도움을 받아 표를 구해 드린 겁니다. 국내에서는 공연기획사 등과 쌓아 놓은 네트워크를 주로 활용합니다. 직원들이 직접 인터넷 예매에 달라붙어 표를 구하기도 하고요.”
어스파이어는 자신의 강점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이용한다.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는 전 세계 20곳에 퍼져 있다. 센터에 포진한 분야별 전문가들은 어스파이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 요구에 응하고 있다. 컨시어지 센터가 없는 지역에서 해결할 문제가 발생하면 인터내셔널SOS 79개 지사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원래 어스파이어는 인터내셔널SOS의 컨시어지 서비스 부문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85년 설립된 인터내셔널SOS는 계약을 맺은 회원사 직원들의 안전한 해외근무를 지원하는 국제 의료·보안 서비스 회사다. 소말리아 해적에 억류됐다가 2011년 구출 작전 중 총상을 입었던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국내로 이송한 것도 바로 인터내셔널SOS사였다.
인터내셔널SOS는 1989년부터 컨시어지 서비스를 부가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3년 전에는 미국과 영국에서 사업을 펼치던 컨시어지 서비스 기업 VIPDESK를 인수해 컨시어지 사업을 대폭 확장했다. 작년 9월에는 한국 전문 기업인 EMSM 컨시어지까지 합병했고 올해 4월에는 글로벌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스파이어를 독립 브랜드로 출범시켰다.
이명섭 인터내셔널SOS 한국법인 사장은 설명한다. “컨시어지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독립 브랜드를 만든 겁니다. 컨시어지는 기존 의료 서비스 분야와 개념이 많이 다르죠. 인터내셔널SOS는 VIPDESK를 인수하면서 미국과 유럽 쪽 컨시어지 서비스를 먼저 강화했어요. 이후 동북아시아 지역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한국 EMSM을 합병한 겁니다.”
지난해 프랑스 시장 조사기관인 섹터 인사이트 Sector Insight는 글로벌 컨시어지 서비스 시장 규모를 연간 15억 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이명섭 사장은 말한다. “우리는 컨시어지 서비스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의 컨시어지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요. 어스파이어를 컨시어지 서비스 시장을 만들어 가는 개척자로 보시면 될 겁니다.”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서비스는 엄밀히 말해 B 2 B 2 C 형태로 운영된다. 어스파이어는 계약을 맺은 법인 회원사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래서 어스파이어 회원사 중엔 멤버십 고객을 가지고 있는 금융회사들이 많다. 카드회사가 자신들의 회원에게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스파이어를 이용하는 형태를 예로 들 수 있다. 비용은 회원사의 서비스 요청 범위와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박소영 이사는 말한다. “어떤 서비스를 얼마나 많은 인원에게 제공할지 등에 따라 비용이 달라집니다. 다양한 회원사들의 요구사항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계약할 때 협의를 통해 비용을 정하죠.”
각국에 퍼져 있는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는 해당 국가별로 맞춤화된 마케팅 툴을 가지고 있다. 각 문화권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는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인터내셔널SOS 한국법인 직원 75명 중 24명이 어스파이어 컨시어지 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이명섭 사장은 말한다. “서비스 제공 방법은 회원사와 계약할 때 정합니다. 회원사가 자신들의 고객들에게 서비스 요구를 받은 뒤 어스파이어에 재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고, 고객들이 핫라인을 통해 어스파이어에 직접 서비스를 요청하는 형태도 있어요. 핫라인을 통해 어스파이어에 직접 요청하는 형태가 더 많기는 합니다만.” 박소영 이사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서양인들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익숙하게 이용해요. 친구들과 가볍게 와인을 마시러 갈 때도 전화해서 적당한 장소를 물어봅니다. 아내에게 어떤 생일 선물을 줘야 할지를 서비스업체와 상의할 정도죠. 이처럼 한국에도 컨시어지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