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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의 부작용: 악용 사례들

SNS 마케팅 따라잡기

소셜 미디어는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자유스럽게 주고받는 장이다. 따라서 한마디의 글과 한 번의 리트윗도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사회적 파장이 악성 댓글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신뢰 높은 공간이 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보 공유가 손쉽고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악용되는 경우도 많은 게 현실이다. SNS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심각한 폐해를 끼칠 수 있는 음란물이 유통되거나 주가 조작 루머를 퍼뜨려 다수에게 손해를 입히는 일도 생기고 있다. 신종 피싱 수법인 스미싱(Smishing)도 소셜미디어에 등장했다.
홍덕기 아이소셜 대표 ceo@isocial.co.kr www.facebook.com/deockee


SNS 부작용의 대표적인 예로 음란물을 들 수 있다.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는 포르노 자체가 국내에서 불법이기 때문에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한국어로 운영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막기 위해 사이버 경찰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음란 등 불법 유해 정보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차단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한 포르노 사이트는 사이트가 차단되는 즉시 미리 확보해 놓은 URL로 주소를 변경하면서 버젓이 운영하고 있다. www.xxxxs.info, www.xxxxsm.info, www.xxxxsmi.info, www.xxxxsmil.info, www.xxxxsmile.info처럼 고유 단어에다 smile같은 단어의 스펠링을 하나씩 덧붙여가는 형식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사이버 경찰청이 해당 사이트의 새 주소를 인지한다 하더라도 최종 차단 수속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작전으로 보인다.

이 새 주소 변경 정보는 국내 공권력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구글 검색을 통해 알려지기도 하지만 SNS 특히 트위터를 통해 팔로어들에게 전파된다. 이 사이트 운영자의 트위터 계정도 사이버 경찰청의 요청을 받아들여 트위터 측에서 차단해 준 적이 있지만 트위터 계정은 이메일 하나만 있으면 쉽게 새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친구, 가족 등 지인들이 주로 친구로 있는 페이스북에선 눈치를 보기 때문인지 포르노 사이트 정보가 잘 전파되지 않고 있다.

1999년 파격적인 성애 장면으로 유명한 영화 ‘거짓말’(장선우 감독)의 디지털 영상이 개봉 이전에 불법 유출되자 너도나도 인터넷에서 다운받는 열풍이 분 적이 있다. 당시는 PC 용량이나 인터넷망이 현재처럼 원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다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신씨네 신철 대표가 “‘거짓말’이 우리나라의 인터넷 영상다운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 같다”고 자조 섞인 넋두리를 늘어놓을 정도였다.

음란물이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면서 그 도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년 전 유명 연예인의 성행위 동영상이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폭발적인 속도로 퍼져나간 것을 상기해보라.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플랜티넷과 함께 모바일 유해 정보 차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SNS를 통해 악성 루머를 퍼뜨린 주가 조작 사례도 적발된 바 있다. 지난해 1월 북한 영변 경수로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방사성 물질이 남쪽으로 퍼지고 있다는 루머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유포됐다. 이 루머는 SNS를 통해 주식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사건은 허위 글 유포를 통해 시세 차익을 노린 작전 세력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1인 미디어이자 소셜 미디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블로그와 주식 관련 카페도 허위 정보 확산의 원천으로 활용된다. 극소수가 대다수의 건전한 블로그와 카페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는 셈이다.

이런 블로그에는 특징이 몇 가지 있다. 일단 해당 주식 외 다른 포스팅이 거의 없다. 해당 기업과 관련한 수십 개의 정보에 자극적인 제목만 달아 모조리 링크로 연결해 놓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의미도 알 수 없는 아이디를 주로 쓴다. 아이디를 급조했거나, 알바가 수십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비슷한 내용을 다수가 포스팅한 것처럼 가장했다는 냄새가 풀풀 난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사이버 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방편으로 사이버감시센터를 신설키로 했다. 사이버감시센터는 블로그 카페 증권사이트 등 인터넷은 기본이고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타고 유포되는 각종 루머나 풍문을 모니터링 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기업과 주가에 대한 보다 완전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과 SNS가 거꾸로 일부 작전 세력들의 악용 채널로 사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채권추심업체의 악용 사례도 눈에 띈다. 미아나 가출인의 사진을 SNS 상에 올려 선의의 제보가 들어오는 것을 이용한다. 추심을 의뢰 받은 채무자의 사진을 마치 가출인으로 위장한다. 미국에선 2010년 채권추심업체가 페이스북을 이용해 채무자의 지인들에게 접촉을 시도했다가 제소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채권추심업체는 자동차 대출금을 갚지 못한 한 여성을 찾기 위해 페이스북으로 지인들에게 ‘그녀의 현재 거주지를 알려 달라’는 메모를 남겼다. 채무 사실을 채무자 본인 외에는 가족을 비롯한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걸 금지하는 법을 위반한 것이다.

‘스미싱(Smishing)’도 신종 피싱의 한 유형이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스마트폰을 좀비로 만들고 소액 결제에 관련된 정보를 빼내 간다. 지난 4월 초 검거된 일당은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 피자회사의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면 무료 쿠폰을 준다는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발송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설치를 하기 위해 문자메시지에 적힌 사이트로 접속하면 악성 코드에 감염되도록 조작했다. 그리고 감염된 스마트폰을 조종해 전화번호· 가입 이동통신사· 인증번호 등 소액 결제에 필요한 정보를 빼돌려 유명 게임 사이트에서 아이템 결제를 했다.

링크를 타고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나 카톡의 기능을 악용한 것이다.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자유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의견, 그리고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다. ‘보다 빨리, 보다 많이, 보다 정확하게, 보다 폭넓게’ 정보를 공유하려는 이상을 가진 장소에서 이와 같은 부정적인 악용 사례들은 당연히 근절되어야 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驅逐)하기 전에 SNS의 순기능이 오해 받거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정부뿐만 아니라 SNS 사용자들이 스스로 악의의 사용자들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홍덕기 대표는…
이 글의 필자인 홍덕기 씨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기자를 거쳐 한국아이닷컴 프로젝트 개발부장을 역임했다. 한국대학신문 편집장을 지낸 후 현재 SNS 사업체인 ㈜아이소셜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동덕여대에서 ‘광고론’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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