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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 코드에 담긴 지구종말의 비밀

Nostradamus is Wrong. But Newton?

“인류는 2060년에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근대 물리학의 아버지 아이작 뉴턴은 오래 전 지구 종말을 예언했다. 세기를 뛰어넘는 천재 과학자가 이런 예언에 사로잡히게 된 이유는 뭘까. 그리고 이 예언의 과학적 신빙성은 어느 정도일까. 노스트라다무스는 틀렸지만 뉴턴도 틀릴까. 그가 남긴 종말의 비밀이 담긴 문서 ‘뉴턴 코드’를 해석해보면 이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이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12년 12월 21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내용의 ‘마야 달력 예언’으로 떠들썩했던 지난해 2월 이스라엘 국립도서관(NLI)이 문서 하나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리고 이 문서는 곧바로 사람들을 적잖이 흥분시켰다. 지구 종말을 예언한 아이작 뉴턴의 친필 원고였기 때문이다.

떨어진 사과가 우주로 날아가는 충격

18세기 양피지에 작성된 이 원고에는 성서(聖書)에 대한 해석과 신학, 교회, 그리고 솔로몬 성전의 구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아브라함 샬롬 야후다라는 유대인 학자가 1936년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 받은 뒤 보관하고 있다가 1969년 NLI에 기증했다고 한다.
사실 뉴턴의 종말론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1991년 NLI가 관련 학자들에게 이를 공개했으며, 당시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998년 영국에서는 ‘뉴턴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때의 연구 과정 중 일부가 2003년 영국 BBC 방송사의 전파를 타면서 뉴턴의 종말론은 전 세계로 급속히 뻗어나갔다. 이후 NLI는 2007년 최초로 뉴턴의 원고를 공개 전시했고, 마침내 지난해에 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인터넷 상에 게재한 것이다.

2007년 개최된 ‘뉴턴의 비밀’ 전시에서는 여러 원고 중 뉴턴이 쓴 편지가 화제를 모았다. 62세 때인 1704년 친구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뉴턴은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가 대제에 올라 신성로마제국의 기원을 이룬 서기 800년부터 정확히 1260년 후에 세상이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서기 2060년이 종말의 해가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뉴턴 종말론의 골자는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종말과 관련해 뉴턴이 남긴 원고 분량은 어마어마하다. 자그마치 4,500페이지에 달한다. 400자 원고지로 환산했을 때 약 1만6,000매에 해당하는 양이다.

문제의 이 원고는 오늘날 편의상 ‘뉴턴의 비밀 문서’라 칭해진다. 약간의 과장을 섞어 혹자는 이 문서가 ‘지상으로 떨어진 사과가 우주 밖으로 날아가 버릴 만큼의 충격’을 내포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왜 2060년인가?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에피소드로 우리에게 친숙한 뉴턴. 그는 17세기 후반 근대 과학혁명을 이끈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물리학과 수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학문적 성과를 이룩했다.

그런데 뉴턴은 과학자라는 이미지와는 상반되지만 갖가지 신비주의를 규명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성서와 카발라, 연금술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성서에 담긴 비밀의 해독을 위해 꼬박 50여년을 연구에 몰두했다. 성서가 세상의 모든 것이라고 믿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까닭이다.

일본의 과학칼럼니스트 쿠가 라나이는 저서 ‘과학, 미스터리를 읽다’를 통해 이렇게 전하기도 했다.

“‘프린키피아’의 집필을 마친 뉴턴은 성경 해독 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과학적 지식 뿐 아니라 고대 언어에도 조예가 깊었는데, 그중에서도 히브리어에 능해 히브리어로 쓰인 성서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해독해냈다. (…) 뉴턴은 성서의 내용은 모두 진실이며, 그런 만큼 성서에 나타난 예언은 정말로 일어난다고 믿었다.”

뉴턴은 성서 가운데 구약성서의 ‘다니엘서’와 신약성서의 ‘요한계시록’에 근간해 종말론을 풀어냈다. 둘은 모두 예언자가 신에게 예언을 받아 미래에 대해 기록한 계시문학에 속한다. 기독교가 박해받던 시기에 기록된 것으로, 암호와 같은 상징적인 어법을 구사한 것이 특징이다. 말하자면 뉴턴은 이 문서들 속의 암호를 해독한 것이다.

먼저 종말 시기의 계산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다니엘서 12장 7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반드시 한 시기 두 시기 반 시기를 지나 성도의 권세가 다 깨어지기까지이니 그렇게 되면 이 모든 일이 다 끝나리라 하더라.’ 여기서 한 시기를 일 년으로 보면 한 시기, 두 시기, 반 시기는 총 3년 6개월이 된다.

이는 요한계시록에 언급된 42개월, 혹은 1,260일(42개월×30일)과도 맥이 통하는 부분이다. 요한계시록에는 ‘세 마리 짐승은 1,260일 동안 활동한다’고 적혀 있다. 이에 뉴턴은 1,260일이 지나면 세 마리 짐승에 의해 모든 일이 다 끝난다고 판단했다.

남은 문제는 그 기원을 언제로 잡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뉴턴은 서로마제국이 부활한 서기 800년을 선택했다. 주지하듯 로마제국은 395년 동로마와 서로마로 분열됐으며, 서로마제국은 게르만족의 침입으로 476년 멸망했다. 그러나 이후 800년경 프랑크 왕국의 왕이었던 샤를마뉴가 교황 레오 3세로부터 서로마제국의 황제 칭호를 받음으로써 다시금 하나의 통합된 국가 형태를 이루게 된다. 이후 여지없이 기독교 탄압이 이어졌고, 뉴턴은 800년부터 1260년 후인 2060년을 종말의 해로 결론지었다.





파멸을 몰고 올 용과 짐승

그렇다면 2060년 우리는 어떤 계기로, 누구에 의해 종말을 맞게 될까. 오랫동안 뉴턴의 비밀 문서를 직접 분석하고 추론한 일본의 저널리스트 토시오 나카미가의 저서 ‘2060 뉴턴의 종말시계’에 따르면 뉴턴은 한 마리의 용과 두 마리 짐승이 인류를 파멸로 이끈다고 비밀 문서에 기록했다.

이는 우리의 의문을 풀어 줄 매우 핵심적인 단서다. ‘용’이나 ‘짐승’ 등의 단어에서 짐작하듯 뉴턴 역시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하도록 문서 내용을 암호화해 기록했다. 파멸을 이끄는 것의 정체가 낱낱이 적인 자신의 문서가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매우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전 뉴턴은 여러 세력에게 끊임없이 신변의 위협을 당했다고 알려져 있다.

과연 뉴턴이 말한 용과 짐승의 실체는 무엇일까. 요한계시록 12장과 13장에는 용이 이처럼 묘사돼 있다.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왕관이 있는데 꼬리가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 앞에서 해산하면 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니.’

나카미가를 비롯한 여러 연구자들은 이 글귀의 용이 막강한 군사력을 갖추고 수 세기에 걸쳐 그리스도교를 탄압한 구 로마제국을 뜻한다고 봤다. 군인 출신의 로마황제 트라야누스가 붉은 용을 로마군의 군기에 사용하면서 용이 로마의 상징이됐음을 고려한 해석이다. 또 일곱 왕관은 그리스도교 탄압에 유독 악명이 높았던 일곱 황제를 의미한다고 풀어냈다.

이 해독이 맞는다면 용은 2060년의 종말에 그다지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로마제국은 4세기 말 이미 멸망해버린 탓이다.

두 마리 짐승은 어떨까. 요한계시록에는 ‘바다에서 한 짐승이 나오는데 뿔이 열이요, 머리가 일곱이라. 열 왕관이 있고 그 머리들에는 신성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있더라. 또 다른 짐승이 땅에서 올라오니 어린 양 같이 두 뿔이 있고 용처럼 말을 하더라’라고 쓰여 있다.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이 서로마제국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 근거는 희박하다. 연구자들도 아직 더 이상의 그럴듯한 해석을 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666을 찾아라!

그러나 단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짐승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요한계시록 13장 15~18절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짐승의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는 자는 몇이든 다 죽이게 하더라. 그가 모든 자, 곧 작은 자나 큰 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자유인이나 종들에게 그 오른손에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고 누구든지 이 표를 가진 자 외에는 매매를 못 하게 하니 이 표는 곧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의 수라. 지혜가 여기 있으니 총명한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 보라. 그것의 수는 666이니라.’

짐승은 바로 이 ‘666’이라는 숫자로 암호화됐다. 이를 해독한다면 뉴턴이 밝힌 종말의 원인을 알 수 있을지 모른다.

일단 위 내용을 바탕으로 추론하자면 666은 탄압과 독재의 존재다. 그래서 성서 연구자들은 기독교인 학살로 유명한 폭군 네로 황제를 지목한다. 혹자는 세기의 독재자로 악명을 떨친 히틀러, 스탈린, 나폴레옹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가올 종말의 원인을 과거의 인물에서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과학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과거 역사상의 인물이 아니라 미래의 인물이라야 최소한의 당위성이 생긴다.

이와 관련 오늘날의 학자들 중 일부가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2060 뉴턴의 종말시계’에 의하면 미국의 몇몇 성서 연구가는 6을 기초로 알파벳을 6의 배수로 치환해 나가면 거기에 있는 단어가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A=6, B=12, C=18… Z=156. 이들은 요한계시록의 짐승이 다름 아닌 ‘컴퓨터(computer)’라고 여겼고, 컴퓨터의 알파벳 8개에 6의 배수로 치환한 숫자를 대입했다. C=18, O=90, M=78, P=96, U=126, T=120, E=30, R=108이었다. 놀랍게도 이 숫자를 모두 합하면 정확히 666이 나온다. 인공지능이 극도로 발달하면 언젠가 기계(컴퓨터)가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SF영화의 논리적 타당성을 인정한다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해석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이는 알파벳 치환이라는 방식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만일 이 방법까지 제외하면 단서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은 666이 지닌 ‘독재’라는 이미지 정도다. 구체적으로 다수의 성서 연구자들은 초창기 현제(賢帝)로 평가받을 만큼 선정을 베풀었지만 차츰 폭군으로 변한 네로 황제와 마찬가지로 666이 어느 순간 독재자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할 미래의 지도자를 지목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주장은 인류 종말이 자연 재해, 소행성 충돌 등 불가항력적 상황이 아닌 인간 때문에 벌어진다고 한 뉴턴의 전언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아무리 독재자라도 한명이 어떻게 종말을 초래한다는 걸까. 나카미가는 제3차 세계대전을 한 가지 가능성으로 제시한다. 최후의 심판은 유럽연합(EU), 미국, 바티칸을 통솔하는 미래의 연합대통령과 이슬람교 국가 연합 사이에 발발하는 종교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되면서 일어날 것이라는 추정이다. 물론 아직은 추정일 뿐 진실은 누구도 알 수 없다.

뉴턴 코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암호가 더 많다. 일각에서는 뉴턴 코드를 단지 한 천재 광신도의 어긋난 열정으로 풀이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순히 치부하고 잊어버리기에는 핵전쟁과 3차 대전, 인공지능 등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점에서 뉴턴 코드는 성서에 기반을 둔 것이라는 사실과는 별개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볼 의문을 던진다. 뉴턴은 왜 그토록 오랫동안 성서에 매달렸을까. 갖은 위협을 받으면서까지 종말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던 이유는 뭘까. 그리고 그를 통해 후대에게 전하고자 했던 진짜 메시지는 무엇일까.



뉴턴과 연금술

뉴턴이 매혹된 또 다른 신비주의 학문으로 연금술이 있다. 다양한 금속을 혼합해 황금을 만들려는 연구 말이다. 혹자는 뉴턴이 물리나 수학보다 오히려 연금술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뉴턴은 우주의 신비를 얼마든지 해독할 수 있다고 믿었고 연금술도 그 일환이었다. 무려 30년 동안이나 밤을 지새우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창한 원소 변환설을 검증하려 애썼다. 이렇게 그가 연금술과 관련해 기록한 자료는 노트 세 권 분량에 이른다고 한다. 연금술 실험을 위해 다량의 수은을 사용하다가 수은에 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발견하는 뜻밖의 성과도 올렸다.

뉴턴이 연금술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는지는 알 수 없다. 단지 연금술 연구 과정에서 얻은 일련의 지식이 훗날 그의 과학적 업적에 부분적으로나마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니콜라 비트코프스키도 저서 ‘딴짓의 재발견’에서 ‘뉴턴이 연금술에 대한 끈질긴 연구를 통해 물리와 수학에서 위대한 성과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광학 연구가 그 실례다. 뉴턴은 프리즘을 사용, 태양의 백색광을 스펙트럼 단색광으로 분해한 뒤 다시 프리즘으로 단색광을 재합성하면 원래의 백색광이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는 연금술의 기본 원리와 밀접하다.

솔로몬 성전 솔로몬 왕이 야훼신에게의 예배를 위해 세운 신전.
카발라 (Kabbalah) 중세 유대교의 신비주의 교파. 천지창조 과정에서 악(惡)이 혼입됐으며, 악으로부터 구제될 수 있는 방법은 하느님 나라의 수립, 즉 종말론적으로 실현된다는 게 핵심 교리다.
원소 변환설 특정 물질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다른 물질로 변할 수 있다는 가설. 아리스토텔레스는 흙, 물, 불, 공기 등 4가지 원소의 비율만 다르게 섞으면 어떤 물건이든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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