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KAIST 연구팀이 2018년 1,000억 달러로 예상되는 전 세계 수술로봇 시장 공략을 목표로 현존 최강 수술로봇으로 꼽히는 미국 ‘다빈치(da Vinci, 사진) ’를 위협할 국산 수술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4월 5일 대전 충남대학교 수의대학 수술실. KAIST 미래의료로봇연구단 권동수 교수가 사냥개로 유명한 비글의 담낭 제거 수술을 위해 수술실로 들어왔다. 권 교수는 개복을 하지 않고 모니터를 주시하면서 마스터 조종기를 이용해 원격으로 수술을 진행, 성공적으로 담낭을 제거했다. 이번 수술에 이용된 것은 입이나 항문, 질, 요도 등에 수술도구를 넣어 절개 없이 수술하는 무흉터 내시경 수술인 ‘노츠’용 로봇이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정밀한 시술이 가능한 로봇 수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지난 2005년 국내에 처음 도입돼 25건의 수술이 이뤄진 이래 매년 건수가 늘면서 2010년에는 전국에서 6,500여건의 로봇 수술이 시행됐다. 우수한 효과 덕분에 적용분야도 각종 암은 물론 흉부외과, 이비인후과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현상이 아닌 전 세계적인 추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이 올해 약 300억 달러를 형성하며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하고, 2018년에 이르면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람보다 낫다?!
로봇 수술의 최대 장점은 단연 정확성과 안정성이다. 사람은 매번 글을 쓸 때마다 조금씩 글자의 모양이 바뀌지만 로봇은 100만번을 반복해도 항상 동일한 글자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처럼 수술 로봇도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항상 최고의 정밀도를 발휘할 수 있는 것. 로봇을 활용하면 인간의 손기술로는 불가능한 미세한 절단이나 봉합도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로봇 수술은 기본적으로 최소 침습 수술을 지향하기 때문에 기존의 개복수술에 비해 환자의 흉터가 적고 회복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메리트다. 환부에 구멍을 뚫은 뒤 수술 도구와 영상 카메라를 넣고 모니터를 보면서 원격조작하는 방식이어서 수술의 성공률도 매우 높다. 실제로 한 해외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숙련된 의사가 행하는 수술의 재발률은 20%에 육박하는 반면 수술 로봇의 재발률은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KAIST 권 교수는 “환자의 복부를 절개해야만 했던 수술들의 대부분이 지금은 내시경 수술로 대체됐듯 내시경 수술 또한 앞으로 로봇 수술로 진화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존하는 수술 로봇의 대표주자는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위(胃) 복강경 로봇수술 시스템 ‘다빈치(da Vinci)’다. 환자의 몸에 4개의 구멍을 뚫은 다음 초소형 카메라가 촬영한 실시간 3차원 영상을 모니터로 확인하며 4개의 로봇 팔을 조종해 수술이 이뤄진다. 각각의 로봇 팔에는 손가락처럼 생긴 초소형 핀셋이 의사들의 손끝 움직임을 정확히 재현해는데 개복 수술이나 내시경 수술 대비 회복기간과 후유증의 대폭적인 감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다빈치는 대당 가격이 무려 6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다. 소모품의 가격도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더욱이 로봇수술은 아직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술비가 비싼 편이다. 권 교수에 의하면 일반적인 로봇수술 비용은 1,000~2,000만원대이며, 전립선 암 수술은 1,500만원대 수준이다.
“수술 로봇의 가격을 5억원대로 낮춘다면 대형병원 뿐만 아니라 중소병원에도 도입돼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신기술 개발과 기술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의사의 눈과 손을 능가하는 수술로봇의 시대가 도래할 겁니다.”
싱글포트와 노츠
권 교수팀은 지난 2001년부터 고관절과 복강경 분야의 수술로봇을 개발하는 등 수술 로봇의 국산화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일반 고관절 수술은 경우 의사가 직접 뼈를 자르고 인공관절의 위치를 잡았지만 권 교수팀의 시스템은 인공관절이 삽입될 환자의 뼈를 로봇으로 정밀 절삭·가공함으로써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다만 이 로봇수술 시스템은 안타깝게도 산업체와의 기술이전이 무산돼 아직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권 교수팀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 즉 싱글포트(single port)용 수술 로봇과 무흉터 내시경 수술인 노츠(NOTES)용 수술로봇 등 2종이다.
이중 싱글포트 수술 로봇은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경북대 의대와 함께 최소 침습 수술법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빈치를 포함한 기존의 복강경 로봇 수술은 구멍을 4개 뚫어야하지만 싱글포트 수술로봇은 작은 구멍 하나로 모든 수술을 완료할 수 있어요. 로봇 팔을 단 하나만 사용하는 만큼 손목만 구동되는 다빈치와 달리 내부에 여러 개의 관절을 채용,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로봇 복강경 수술의 장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라 보면 돼요.”
제작비용은 대당 5억원 정도로 상용화를 위한 기본적인 경제성이 확보된 상황이다.
무침습 수술 로봇
노츠 로봇의 경우 2008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에 착수했다. 사람이 갖고 있는 자연적인 구멍에 내시경과 수술 도구를 삽입하는 수술법으로 체내에서 장기에 구멍을 뚫어서 수술이 진행되므로 환자의 몸 외부에는 그 어떤 물리적 상처도 남지 않는 일명 무침습 수술에 속한다.
세균 감염, 부작용, 합병증의 위험이 월등히 적은 데다 회복속도 역시 최소 침습 수술보다 빠르다. 그러나 수술법이 매우 어렵고, 수술 도구의 초소형화가 선행돼야 하는 탓에 아직은 상용화에 도달하려면 많은 난관을 헤쳐 나가야만 한다.
“수술 도구가 작은 구멍 하나로 체내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크기가 매우 작아야 합니다. 1㎜ 또는 그 이하로 부품들을 가공하는 부분에 기술적 한계가 있어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죠. 특히 다른 수술로봇과 달리 이미 뚫려있는 구멍을 이용하는 것인 만큼 인체에 무해한 재료, 소독성, 설계 공간 등에서 나타나는 제한 조건들이 많습니다.”
연구팀이 표방하고 있는 노츠 수술로봇은 로봇을 제어하는 마스터 제어기, 수술 도구 및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로봇 팔, 그리고 내시경과 실시간 네비게이터로 구성된다. 워낙 다각적인 로봇 기술들이 융합돼야 하는 터라 KAIST에서만 4곳의 연구팀이 참여, 3명의 전문의와 공동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현재 로봇 팔과 영상 인식 시스템 등 대다수 요소 기술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지난해 두 차례의 동물실험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동물 실험을 성공리에 완료했다. 연구팀은 1·2차 동물실험에서 발견된 수술도구의 힘이 부족했던 문제를 3차 실험에서는 완벽히 보완해냈다. 노츠 수술로봇의 가능성이 얼마간 입증된 셈이다.
“노츠 수술로봇은 굵기가 작고 자유롭게 구동이 가능해 복잡한 장애물이 있어도 정확하게 환부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수술 도구의 크기가 22㎜로 큰 편이어서 앞으로는 수술도구와 로봇의 소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에요.”
권 교수는 그동안 확보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설립,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거쳐 상용화 가능성을 높인 후 대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2단계 상용화 계획을 구상중이다.
“싱글포트 수술로봇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서 있다고 자평해요. 프로토타입 제작에 1년, 성능 개선에 2년, 임상실험 2년 등 5년 안에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수술 로봇 개발 러시
국내 기업 중 수술로봇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2007년 미국의 대표적 관절수술 로봇인 ‘로보닥(Robodoc)’을 인수한 큐렉소다.
외과 수술에 도입된 최초의 수술 로봇인 로보닥은 절삭 오차가 0.1㎜이내에 불과해 부작용이나 합병증 발생률이 사실상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술자의 숙련도 등에 따라 성공률에 많은 편차가 발생했던 기존 관절 수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
이 회사는 2011년 수술로봇을 미래성장동력의 하나로 설정한 현대중공업과 공동으로 인공관절 치환 수술로봇의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또 6축 다관절을 이용한 자동 정형외과 수술로봇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 서울대학교, 로봇산업진흥원 등 10개 기관이 바늘 삽입형 영상중재시술이 가능한 의료용 로봇 개발을 목표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컨소시엄은 향후 5년간 정부로부터 연간 20억원씩 총 100억원을 지원받는다.
최소 침습 수술 (minimally invasive surgery) 인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며 진행하는 수술. 일반 수술법과 달리 환자의 고통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흉터도 적게 남는다.
노츠 (NOTES) Natural orifice translumenal endoscopic surgery의 약자.
[NEWS TOPIC]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대림산업
빵사장, 라면상무, 밀어내기 영업 등 최근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활발한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림산업이 새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림산업의 메세나는 행복, 소망, 문화, 사랑, 맑음 등 5대 나눔활동으로 대변된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 소외계층이 보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먼저 2005년부터 임직원들이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행복나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작년에는 종로구 이화마을을 찾아 곰팡이 제거, 도배, 장판지 교체 등 ‘사랑의 집 고치기’ 활동을 펼쳤다. 또 ‘사랑나눔’은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의 마음을 실천하는 활동으로 전국의 보육원, 요양원, 복지회 등과 연계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본사에서는 서울지역 8개 보육원과 자매결연하여 김장, 청소, 문화 봉사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국 건설현장에서도 직원들로 이뤄진 한숲봉사대원들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주기적으로 수행 중이다. 후손들에게 맑고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한 ‘맑은나눔’ 활동의 경우 ‘맑은 나눔 봉사대’를 창단, 전국 10개 권역에서 ‘1산, 1천, 1거리 가꾸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소외된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과 문화체험 행사를 지원하는 ‘문화나눔’ 또한 17년간 지속해왔다. 덧붙여 장학재단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대학생과 교수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장애인 및 사회적 약자에게 물품과 성금을 기탁하는 소‘ 망나눔’ 역시 대림산업 메세나의 한 축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5대 나눔활동은 실질적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을 지향한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소외된 이웃들과 행복을 나누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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