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출시될 스핀 셀의 상용 버전은 개당 약 1,000W의 전력을 생산한다. 내부 태양전지 패널의 회전에 투입되는 에너지는 10W 정도다.
▶ 스핀 셀은 지붕에 설치되는 기존 태양전지 패널과 달리 철제 프레임에 장착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소비자가 부담해야할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태양에너지 산업이 글자그대로 활활 타고 있다. 미국만 해도 지난 5년간 600%의 시장 성장이 나타났다. 작년 1년간 생산된 전력이 3,313㎿에 달하며 올 3월에만 7개의 크고 작은 태양에너지 발전소가 가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태양에너지는 여전히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 진정한 친환경 미래에너지로 거듭나려면 효율은 극대화, 비용은 최소화할 기술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발상의 전환]
원추형 태양전지 패널
태양전지도 과도한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과열이 일어나 전력변환효율이 떨어진다. 태양전지기업 V3솔라는 원추형 태양전지 패널을 자석 위에 띄워놓은 '스핀 셀(Spin Cell)'을 그 해법으로 제시한다. 특수 렌즈로 제작한 투명 외피가 태양전지 패널을 덮고 있는데 렌즈에 의해 햇빛이 내부로 집중된다.
특히 내부 패널이 계속 회전하고 있어 태양전지 셀들은 빛 에너지를 받아들일 뿐 열에너지는 전달받지 않는다. 이렇게 자체 냉각이 이뤄지면서 스핀 셀은 내열성이 다소 낮은 저렴한 소재를 써서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고, 원추형인 만큼 태양의 위치에 상관없이 항상 최적의 발전효율을 낸다. v3solar.com
[창의적 도전]
태양전지 섬유
모든 섬유제품을 태양전지로 코팅한다면 화석연료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SNL)의 그렉 닐슨 박사는 일리 있는 발상이라 말한다.
그가 개발한 마이크로 태양전지는 대각선 길이가 250㎛에 불과해 사실상 어떤 표면에도 부착 가능하다. 의복, 커튼, 백팩 등의 섬유제품을 태양광 발전기로 만들 수 있는 것.
뉴욕 소재 프빌리온의 경우 상업적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플렉시블 태양전지 막 '솔라 세일(Soalr Sail)'을 개발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이 막은 기존의 단단한 태양전지만큼 효율이 우수하면서 여러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이미 뉴욕시의 한 전기자동차 충전소에 차막광으로 시범 설치돼 차량 충전에 필요한 전력을 100%를 생산하고 있다.
프빌리온은 현재 플로리다주 보행자 전용 다리의 차광막, 뉴욕시 빌딩 외벽의 커튼월로 사용할 솔라 세일을 설계하고 있으며 주영국 미국 대사관의 외벽에도 124㎾급 솔라 세일이 설치될 예정이다. pvilion.com
[자연이 알려준 비책]
식물 모방 태양광 발전
태양광발전소는 다수의 대형 반사경으로 발전소 중앙의 타워에 햇빛을 집중시켜 물을 끓이고, 그 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이때 강철 드라이브와 모터로 이뤄진 일명 '헬리오스탯(heliostat)'이라는 장치가 쓰이는데 이의 운용에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선폴딩은 해바라기처럼 태양의 위치에 따라 고개를 돌리는 식물에게서 영감을 얻어 모터 대신 압축공기를 이용해 반사경의 위치를 제어하는 플라스틱 소재의 헬리오스탯을 설계했다. 이 장치는 기존 헬리오스탯의 25% 가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sunfolding.com
헬리오스탯 (heliostat) 반사경이 항상 중앙타워에 정확히 햇빛을 반사할 수 있도록 태양의 위치에 맞춰 반사경의 각도를 제어하는 장치.
[포스트 배터리 시대]
압축공기 전력저장기술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재생에너지는 시간대나 날씨와 같은 환경요건에 따라 발전량에 차이가 크다. 때문에 안정적 전력공급을 이루려면 효율적인 저장기술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 기존 배터리보다 장기간 전력 저장이 가능한 압축공기 저장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잉여전력을 이용해 공기를 압축, 지하에 넣어뒀다가 전력수요가 높아질 때 저장된 압축공기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미국 라이스세일 에너지는 컨테이너 크기의 모듈형 압축공기 저장장치를 개발, 누구나 손쉽게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특히 물로 폐열을 재활용, 효율성을 높였다.
1. 피스톤이 공기를 압축한다. 이와 동시에 물안개를 분사, 공기가 압축되면서 방출되는 열을 흡수한다.
2. 압축된 공기를 저장탱크에 넣는다.
3. 물이 흡수한 열에너지는 별도로 저장되거나 인근 건물의 난방에너지로 활용한다.
4. 압축공기를 분사, 터빈을 돌림으로써 전력을 생산·공급한다.
[THE ENERGY FIX]
에너지 패러다임 개혁
자국 내에서 쓰일 에너지를 100% 자급자족하는 에너지 독립은 모든 비(非) 산유국들의 오랜 꿈이다. 특히 화석연료의 가채매장량 저하로 고유가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에너지의 해외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오는 2014년 석유 수출량이 수입량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미 에너지정보국(EIA)의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2030년경 미국이 에너지 독립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이렇듯 수입의존도가 낮아지면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가의 에너지 안보도 강화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잠재적 한계가 존재한다. 유한자원인 화석연료가 세상을 지배하는 한 모든 메리트가 모래성처럼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화석연료로 이룬 에너지 독립은 기후변화라는 난제를 막을 수도 없다.
때문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 신재생·적정에너지연구소(RAEL)의 대니얼 캐먼 소장은 맹목적 독립이 아닌 슬기로운 독립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석탄 사용량이 급감하고 있어요. 이를 기회로 석탄을 완전히 퇴출시키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나간다면 인류가 마련한 에너지 위기 극복 시나리오를 한차원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습니다. 5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겁니다."
가채 매장량 (mining reserve, 可採埋藏量) 기술적, 경제적으로 채굴이 가능한 매장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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