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귤래리티 대학 연구소가 지원하는 신생 기업들이 코카콜라나 유니세프 같은 거대 조직의 도움을 받아 국제적 최대 현안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by Ted Greenwald
수많은 신생 기업은 하버드 대학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생처럼 와이 콤비네이터 Y Combinator나 테크스타스 TechStars 같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Accelerator Program *역주: 예비창업자를 발굴해 육성하는 프로그램에 선발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차세대 페이스북이 되려는 꿈이 아니라 시급한 국제 문제 해결이 목표라면 어떨까?
바로 싱귤래리티 대학 연구소(Singularity University Labs·이하 SU Labs)의 핵심 선발 기준이다. SU Labs의 전략 담당 부사장 가브리엘 볼드누치 Gabriel Baldnucci는 “우리는 설령 상당한 수익을 거둔다고 해도, 인류의 원대한 도전이라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은 선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SU Labs는 실리콘밸리 싱귤래리티 대학에서 파생됐다. 엑스 프라이즈 X-Prize의 창립자 피터 디아맨디스 Peter Diamandis와 인공지능분야 선구자이자 구글의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레이 커즈와일 Ray Kurzweil이 2009년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엄청난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는 세상에서 전문적으로 창업 방법을 교육한다.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보통 지원서를 받고, 주식의 6%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신생 기업들을 선발한다. 선발된 기업은 사무실 임대 및 식비 등을 위한 자금으로 약 1만 달러의 자금을 받고, 각 창업자에게는 보너스가 지급된다. 이들은 3개월 뒤 잠재 투자자에게 아이디어를 선보인 후 독립한다.
SU Labs는 몇 가지 측면에서 기존 방식과 다르다. 선발되는 신생 기업 창립자 대부분이 싱귤래리티 대학 출신이다. 이들은 10년 내에 10억 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분야의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계획을 요청 받는다. 물론, 몇몇 사업은 규모 있는 기업으로 꽃피기도 한다(2011년 SU Labs의 초기 프로그램은 4개 기업 창업으로 이어졌고, 그중에는 카셰어링의 선구자 겟어라운드 Getaround도 있다). 지분 3%를 양도하는 기업은 사무실, 멘토링을 받으며 무기한으로 싱귤래리티 대학 동문 연락망에 접근할 수 있다.
SU Labs가 세상을 구하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이 원대한 신생 기업들은 기존 기업과 공간을 공유한다. 일례로 코카콜라는 50만 달러를 투자해 신생 기업 옆에 처음으로 자사 실험실을 마련했다. 볼드누치는 이 같은 협력업체가 올해 10개까지 늘어나길 희망한다. 아동과 어머니를 지원하는 유엔의 유니세프 프로그램도 무료로 SU Labs에 참여했다.
세계적 기업에는 어떤 이득이 있을까? 미래의 잠재적인 합작 벤처사업이나 파생사업뿐만 아니라, 뛰어난 두뇌를 갖춘 젊은 인재에게 접근할 수 있다. 또 인류 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싱귤래리티 대학의 여러 브레인들과 협력한다는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다. 볼드누치는 신생 기업과 기존 기업의 협력이야말로 액셀러레이터 모델의 ‘합리적인 확장’(logical extension)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후원기업의 지원금은 투자펀드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SU Labs는 좀 더 전략적으로 신생 기업을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관은 현재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 미래를 앞당기는 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