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춘 글로벌 500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은 14곳이다. 지난해에 비해 하나가 더 늘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의 경영실적 향상이 눈부시다는 점이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올해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오른 한국 기업은 다른 500대 기업 평균을 뛰어넘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글로벌 평균 성장세를 앞섰다.
글로벌 500 순위에 오른 국내 기업은 14곳. 전년에 비해 한 개가 더 늘었다. 이들의 매출액을 모두 더한 값은 7,819억 원으로 전년대비 11.1% 증가했다.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 총액이 전년대비 3% 증가한 데 비하면 8.1% 포인트 더 높다. 순이익은 증가는 더욱 놀랍다. 500대 기업 전체 이익은 5.5%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했지만, 국내 기업의 이익은 18% 늘었다.
매출 증가는 500대 기업에 편입된 기업이 한 개 더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지만, 순이익 증가는 개별기업의 성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 수나 실적 총합이 늘어난 것은 국가적 위상이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매출총액 대비 순이익 총액 비율 역시 전년 4.6%보다 0.3%p 늘어난 4.9%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 실적을 들여다봐도, 국내 기업들의 성과가 눈부시다. 국내 14개 기업 중 기업 순위가 상승한 곳은 10곳으로 전반적인 사업실적이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14위에 오르며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2009년 이후 매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해 20위에서 6계단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1~2년 안에 빅10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애플(19위)을 앞선 것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매출이 전년대비 19.9% 늘었고, 순이익은 자그마치 70.7% 점프했다. 순이익 규모는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2번째로 높았다. 전년대비 순이익증가율은 42번째를 차지했다.
SK는 57위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8계단 상승했다. 현대자동차는 104위로 전년보다 13계단 올라섰다. 현대차는 2011년 발표에서는 55위까지 올랐지만, 기아차 등 자회사 매출을 별도로 분리하며 2012년에 100위권 밖으로 뒤처졌다. 상승 속도가 빨라 내년에는 100위권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기아차는 14위 오른 252위에 랭크됐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는 각각 167, 206, 225위에 올랐지만 전년에 비해 순위가 다소 하락했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산업 불황으로 철강업체들이 고전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235위에 오른 한국전력공사는 29계단 올라섰다. GS칼텍스는 전년에 비해 4단계 뒤처져 239위에 머물렀다. 한국가스공사는 365위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64 계단 상승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순이익도 전년대비 98.3% 증가해,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순이익증가율이 31번째로 컸다. S오일은 12위 오른 371위를 기록했고, 현대모비스는 39계단 껑충 뛰어올라 426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탈락했던 삼성생명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재진입 해 각각 427위와 447위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매출이 전년대비 33.2% 증가, 글로벌 500대 기업 중 매출 상승률이 25번째로 높았다. 449위였던 우리금융지주는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포춘 글로벌 500에 오른 기업을 국가별로 나누어보면, 미국이 132개사로 가장 많았고 중국(89), 일본(62) 등의 순이었다. 뒤를 이어 프랑스(31), 독일(29), 영국(26)이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한국과 스위스가 각 14개로 공동 7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