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생물학자 뢸 딩라샌 박사는 이 난제를 풀 비책을 찾았다고 믿는다. 그 비책이란 바로 사람이 아닌 모기에게 예방주사를 놓는 것이다.
“플라스모디움이 특정 시기에 모기의 내장에 있는 AnAPN1 단백질과 결합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즉 백신을 통해 이 단백질과의 결합을 차단한다면 인간에 대한 말라리아 전파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모기에게 주사를 놓는다는 걸까. 모기용 주사기라도 만들겠다는 걸까. 연구
팀은 감탄할 만한 창의적 발상을 해냈다. 인간에게 항(抗) AnAPN1 백신을 놓는 게 그것이다. 그러면 인간의 면역체계가 AnAPN1 항체를 생산하고, 이 사람을 흡혈한 모기들은 자연스럽게 혈액 속 항체까지 가져가는 메커니즘이다.
연구팀은 이미 실험실에서 AnAPN1 항체가 모기의 말라리아 전파를 막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상태다.
“항체를 갖고 있는 수년 동안 이 사람은 살아있는 모기 치료소로 활약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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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박멸 4단계
A/백신 주사
모기의 내장에 있는 AnAPN1 단백질을 차단하는 백신을 인간에게 투여한다.
B/항체 생성
백신을 투여 받은 사람의 면역체계가 AnAPN1 항체를 생성한다.
C/흡혈
모기가 흡혈을 할 때 혈액 속 AnAPN1 항체를 함께 들이킨다. 그러면 항체가 작동하면서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기생충인 플라스모디움이 AnAPN1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D/예방
이렇게 플라스모디움이 모기의 내장에 살 수 없게 돼 말라리아 전파가 원천봉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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