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팬들마저 회사가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불가능한 임무처럼 보였다. 애플의 전성기가 이미 지나갔는지, 아니면 단지 초고속 성장과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으로부터 한숨 돌리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는 문제 말이다. 사실 그렇게 계획을 함구하고 심지어 직원들끼리 이야기하는 것도 금하는 기업-CEO가 거의 말을 하지 않고 간혹 할 때는 정보를 가능한 한 적게 드러내려고 딱딱하고 계산된 문장으로 말한다-의 향후 궤적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해결하는 방법은 궁극적으로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또는 양쪽을 별도의 논점에서 다루는 것이다. 양쪽 입장 모두에서 타당한 주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양쪽 모두 기술 분야 엘리트 가운데 열렬한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애플에 정통한 베테랑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려 일부는 이 회사의 우수성 때문에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믿고, 다른 이들은 믿음을 지키기에는 쇠락의 조짐이 너무 많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삶에서 양쪽 모두를 가질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필자는 어떤 쪽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
증거, 상식, 그리고 본능 모두를 따랐을 때 애플의 전성기는 지났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애플이 남을 뒤따르는 입장이라니 어울리지 않지만, 아이튠스 라디오 서비스와 진부한 모바일 소프트웨어 디자인, 여전히 차선책에 머무른 온라인 지도들을 보면 사실인 것 같다. 애플은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누구의 뒤를 따라서는 안 된다. 애플이 더 저렴한 휴대폰을 만든다면 수입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브랜드는 위기 상황에서만 저가 시장을 공략한다. 만약 애플이 착용식 컴퓨터 분야로 진출한다면 구글, 조본 Jawbone, 그리고 애플의 파트너인 나이키가 이미 길을 보여준 후일 것이다. 경쟁사 삼성이 이미 석권하고 있는 텔레비전 분야도 마찬가지다.
다른 측면을 살펴보면, 애플이 신선한 사고를 허용하지 못한다는 우려도 있다. 최고 경영진이 모두 중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셜,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한 발 뒤떨어진 것이 놀랄 일만은 아니다. 경쟁사들은 아이폰을 구세대나 쓰는 것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애플의 한 전임 중역이 가한 가장 뼈아픈 지적은 팀 쿡 휘하에서 직원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그는 “직원들이 경영인 밑에서 단순히 일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성기 때 애플은 제품 생산이 중심이었다. 경영 방식이 제품을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품 디자인과 개발에 푹 빠진 누군가의 관심을 받을 때 회사는 비로소 번성하게 된다. 그것이 사업가로서 스티브 잡스가 위대한 이유였다. 그는 제품의 우수성 확보라는 제단에 무엇이든 희생할 각오가 돼 있었다. 여기에는 마케팅을 강조하는 것도 포함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잡스가 직접 관리한 제품 마케팅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애플의 생산품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애플은 종종 궁지에 빠졌을 때 최고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젠 애플이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