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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가 ‘버핏의 법칙’을 넘어 워싱턴 포스트를 구할 수 있을까?

[INSIGHTS]

by John cassidy


제프 베조스 Jeff Bezos의 워싱턴 포스트 Washington Post 인수가 다음달 완료될 예정이다. 2억 5,000달러 규모의 이번 인수는 금액 면에서 최고가는 아니다. 하지만 아마도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신구 미디어의 만남이라는 측면 때문이다. 9월 초 워싱턴 D.C.를 방문한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는 워싱턴 포스트 직원들에게 앞으로 희망찬 미래가 도래하고, 고품격 저널리즘을 위해 헌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문기자 출신인 필자는 그가 워싱턴 포스트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길 희망한다. 그럼에도 워런 버핏 Warren Buffet이 예전에 했던 말이 기억난다. “사업 수완이 뛰어난 경영인이더라도 사양길에 접어든 기업을 떠 맡는다면, 크게 바꿀 수 있는 건 없다.”

물론 베조스가 그동안 보여준 성과는 존경스럽다. 그는 온라인 상거래의 잠재력을 일찍부터 간파했다. 고객들이 애착을 갖는 기업을 설립해 잠재적인 경쟁사를 압도하고, 전자책과 웹호스팅 같은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수년간 아마존에 대한 비난은 수익 창출 능력에 집중됐다. 하지만 아마존은 2010년과 2011년에 거의 18억 달러(세후 기준)의 이익을 창출했다. 그 후 새로운 대규모 사업 확장으로 손실을 조금 보긴 했다. 그러나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기업가라 해도 자신이 처한 환경에 좌우되게 마련이다. 베조스가 1994년 월가를 떠나 온라인 혁명이 시작된 실리콘밸리가 있는 서부 해안 West Coast으로 옮겼을 때, 그는 자신의 결정이 그 시점에서 가장 적절하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하며 더욱 더 힘든 영역으로 들어섰다. 그 분야는 아마존에서 누렸던 많은 혜택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중 한 가지는 시장선도자(First Mover)로서의 장점이다. 1990대년 중반 아마존은 온라인 소매를 하지 않았다. 일부 서점들은 이미 온라인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십만 건의 책을 즉시 구매 가능하도록 전국 유통망을 구축할 때, 베조스는 완전히 다른 사업 모델을 수립해 빠르게 치고 나갔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반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텃밭인 워싱턴에서조차 폴리티코 Politico같은 신생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 전국 시장에선 뉴욕 타임스 New York Times와 월스트리트 저널 Wall Street Journal이 온라인에서 압제프 베조스가 ‘버핏의 법칙’을 넘어 워싱턴 포스트를 구할 수 있을까?

도적인 입지를 선점하고 있다. 그렇다면 워싱턴 포스트는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

베조스는 워싱턴 포스트를 방문하는 동안,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세 가지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고객 최우선, 창조, 그리고 인내심”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그의 생각은 그다지 참신하지 못했다. 우선, 워싱턴 포스트를 더욱 쉽게 구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른 하나는 매일 규칙적으로 ‘묶음 뉴스’를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 구축이다. 하지만 오늘날 워싱턴 포스트 구독 신청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장짜리 신청서를 작성해 신용 카드 정보를 입력 후 버튼만 누르면 된다. 워싱턴 포스트 IT 기자인 티모시 B 리 Timothy B Lee가 지적했듯, SNS는 매일 ‘묶음 기사’를 제공하겠다는 신문사의 계획을 위협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트 사용자들이 SNS를 통해 이미 하루에 하나씩 뉴스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조스는 아마존을 활용해 워싱턴 포스트를 홍보할 수도 있다. 킨들 Kindle에 신문사 앱을 깔거나, 아마존 서점에서 신문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제품을 소비자에게 강매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리 없다. 게다가 아마존은 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주주도 있다. 아마존 입장에선 한물간 거대 신문사를 지원해봐야 얻는 소득이 별로 없다. 때문에 워싱턴 포스트는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지도 모른다.베조스가 취할 수 있는 최선책은 지식인 블로그인 웡크블로그 Wonkblog의 성공을 기반으로 전통적으로 워싱턴포스트가 강세를 보였던 국내 정치, 외교 정책, 조사 보도, 예술비평, 그리고 지방 뉴스 및 스포츠 등의 분야를 ‘선택과 집중(narrow and deep)’하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여줬던 것처럼, 독자들은 최고급 제품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온라인 유료 구독을 수용할 것이다(뉴욕 타임스의 온라인 유료 구독자 수는 60만명이 넘었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거의 9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신문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아마존은 치솟는 주가로 쉽게 자금을 모을 수 있었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그렇지 못하다. 쉽게 말하면, 그도 다른 신문사 사주들과 같은 입장이란 얘기다. 과히 유리한 처지는 아니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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