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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PB 전성시대] 대형마트 유통 부문

PB상품 최대 유통채널 이젠 가전마트까지 가세

대형마트는 PB상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유통채널이다. 다루는 상품이 많고, 또 전체 매출 규모도 다른 채널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전마트사인 롯데하이마트가 PB상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통큰치킨이 치킨 프렌차이즈 업계를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

2010년 12월 9일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는 출시와 동시에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소비자들의 평가는 아주 후했다. 1마리당 5,000원 가격에 판매된 통큰치킨은 가격 만족은 물론 프랜차이즈 치킨에 뒤지지 않는 맛과 푸짐한 양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동일한 사이즈의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1만 5,000원 이상으로 약 세배 이상 차이가 났다.

치킨 프렌차이즈 업계는 덤핑 판매라며 크게 반발했다. 롯데마트는 손해를 보고 파는 역마진이 아니라며 맞섰다. 하지만 통큰치킨 논란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까지 비화하면서 롯데마트는 출시 4일 만에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가 아주 실패한 유통전략은 아니었다. 통큰치킨은 며칠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소비자들에게 마트 PB상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모처럼 유통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품질 면에서도 우수했던 통큰치킨은 PB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몫을 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에 PB상품이 처음 등장한 건 1996년의 일이다. 당시 이마트에서 내놓은 이플러스 우유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형마트 PB상품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같은 해에 화장지, 칫솔 등 생필품 위주의 PB상품 20여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후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PB상품 출시가 이어졌으나 이들 PB상품이 업체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마트 PB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썩 우호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가인 만큼 품질도 나쁠 것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대형마트들은 PB상품 인식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홈페이지 및 전단지 등을 통해 기획 PB상품의 품질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PB상품 사용 경험이 10여 년이나 누적되면서 ‘PB상품도 쓸 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업계 최초로 PB상품을 소개한 이마트가 이번에도 민첩하게 움직였다. 2007년 10월 이마트는 신선식품 및 가공식품, 일상용품, 주방용품 등의 상품군을 중심으로 5개 브랜드 3,000여 개 PB상품을 한꺼번에 출시하며 우리나라 대형마트 업계에 본격적인 PB상품시대를 열었다.

이후에도 이마트는 유아동복과 패션 잡화 등의 상품군에서도 PB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2008년 2월에는 1만5,000여 개 품목에 이르는 PB상품 라인을 구축했다. 이는 경쟁사 PB라인업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이마트는 2014년 현재 1만8,000여 개 PB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2009년 PB상품 품목 수가 각각 7,600여 개, 8,500여 개로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이마트에 비해 열세를 나타냈다. 또 2008년, 2009년 PB상품 매출 구성비 역시 각각 17%, 20%로 19%, 23%였던 이마트에 뒤졌다. 하지만 통큰치킨 논란으로 롯데마트 PB상품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가면서 롯데마트는 그간의 열세를 순식간에 만회했다. 정치권의 질타까지 받았던 통큰치킨 출시가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롯데마트의 ‘통큰’ ‘손큰’ PB브랜드는 2010년 4월 출시이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같은 해 12월 통큰치킨 논란 이후부턴 롯데마트 PB상품의 핵심 브랜드가 됐다.

최근인 지난 2월에는 국내 최대 가전마트사인 롯데하이마트가 PB상품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롯데하이마트는 일렉시온(ELEXION) PB를 론칭, 10여 개 PB상품을 전국 370여 개 직영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말까지 PB상품 품목을 50여 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의 PB상품 출시에 가전업계는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의 가전업계는 그동안 자체 유통망을 통해 롯데하이마트와 가전 소매시장 주도권 경쟁을 벌여왔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들 가전사 유통망 외에도 최근 온라인몰, 오픈마켓 등 타 유통채널과의 경쟁까지 격화하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PB상품 출시를 준비해왔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번 PB상품 출시를 계기로 대기업 제조사와의 구매협상력 제고는 물론 괄목할 만한 매출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해외 가전마트사들은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PB상품 판매에서 올리고 있다.

가전마트사까지 PB상품 판매에 합류하면서 대형마트 유통채널에서는 PB상품이 확고한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업체는 공통적으로 ‘PB상품이 고정된 가격 할인 효과를 내는 까닭에 집객효과가 뛰어나고, NB(National Brand·대형 제조업체 브랜드)상품과의 경쟁으로 NB상품의 가격까지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을 PB상품의 장점으로 꼽는다.

대형마트들은 앞으로도 PB상품 출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말한다. “이마트는 PB상품 매출 비중을 2007년 9%에서 2011년 25%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올해는 3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속적인 PB상품 개발로 대형마트 업의 본질인 EDLP(Every Day Low Price)를 실현,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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