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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KOREA BRANDS] 문지훈 인터브랜드 코리아 대표 인터뷰

“가슴 뛰는 브랜드로 만들어라”

Q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BKB)를 처음 선정한 지난해에는 30개 브랜드를 선정했다. 올해 50개로 선정 대상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처음으로 우리나라 브랜드들의 가치를 시장에 알렸다. 많은 기업에서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에 대해 문의하면서 큰 관심을 나타냈다. 50개 브랜드로 선정 대상을 확대하려면 인터브랜드 내부적으로도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명감이 생겼다. 지난해 선정한 30개 브랜드 말고도 그 아래 있는 기업들이 브랜드 가치 향상과 브랜드 관리에 목말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30개 브랜드 이외 기업들을 포함해 그들이 현재 어느 정도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한다면 우리 기업 브랜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확대했다.


2013년과 비교해 볼 때 1~5위 순위 변화가 없다. 상위권 순위 변화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상위 톱4의 브랜드 가치를 보면 여간해서는 바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위를 기록한 포스코를 보자. 적어도 50% 이상 성장해야 4위인 SK텔레콤을 이길 수 있다. 그런데 브랜드 가치는 단기간에 성장할 수 없다. 4강을 구축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브랜드 관리를 잘해왔다. 그만큼 공고한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5위부터는 앞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포스코나 삼성생명을 보면 브랜드 가치 차이가 미미하다. 그럼에도 작년과 순위 변동이 없는 브랜드가 많이 있다. 톱10에 있는 브랜드들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브랜드들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치열한 경쟁이 있다는 뜻이다.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가치평가는 재무적인 성과가 기본이 된다.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들을 평가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재무적인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하기 때문에 쉽게 순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LG전자의 경우 작년에 G2나 백색가전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올려 작년보다 3단계 올라서는 성과를 보였다. 매우 특징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올해엔 산업 분야별로 어떤 특징이 나타나고 있는가?
몇 가지 산업부문에서 특징들이 나타났다. 먼저 금융권의 브랜드 가치하락이 눈에 띈다. 은행은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KB의 경우 최고 경영진의 교체가 있으면서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렸다. 국내 대표 은행이 이런 논란에 휩쓸리면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 특히 다른 은행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크다. 금융산업은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몇 가지 내부 이슈가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 전체 산업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보여진다. 카드대란 역시 금융권의 전체적인 신뢰도를 떨어트렸다. 두 번째는 통신 산업분야다. 통신분야는 흔히 포화된 시장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브랜드 가치가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세히 뜯어보면 통신 산업 자체는 포화되어 있지만 통신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를 활발히 하고 있다. 통신 산업군에 속한 브랜드들은 전 세계 어디를 봐도 브랜드 가치를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내 통신 브랜드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세 번째는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IT회사들의 꾸준한 성장세이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애플이나 구글 등 IT회사들은 리딩 브랜드들이다. 현재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품들을 만들다 보니 이들의 마케팅과 브랜드 구축 노력은 대단하다. 삼성전자나 LG전자 역시 엄청난 브랜드 구축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통 브랜드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최근 브랜드에서는 고객 경험을 중요하게 말하고 있다. 고객경험을 가장 직접적으로 줄 수 있는 곳이 유통 분야다. 다양한 곳에서 고객 접점을 늘려 경험을 극대화 시키려는 노력이 브랜드 가치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각 브랜드별로 볼 때, 화폐가치로 환산한 브랜드 가치가 매우 크다. 기업들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 평가에 민감하다. 자사 브랜드가 높은지 낮은지를 궁금해 한다기보다는 경쟁 상대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브랜드 가치가 1조 원이 넘는 브랜드가 24개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브랜드 가치가 높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업 입장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조금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매출액이 큰 기업들이 그렇다.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 기업들도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뭔가?
앞서도 말했지만 비즈니스 성과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 위에 브랜딩, 마케팅 활동이 평가된다. 비즈니스 성과가 떨어진 기업들이 전체적으로 브랜드 가치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하락은 제품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심어주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이런 기업들을 보면 실제로 브랜딩, 마케팅 활동이 저조하다. 다만 한번 확실하게 인식된 브랜드는 비즈니스 성과가 조금 저조하더라도 갑자기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관리 노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기업이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두들 자사 브랜드를 시장과 소비자에게 알리려고 노력한다. 이런 실행은 단순히 광고, PR,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 브랜드를 생명력 있는, 가슴 뛰는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매우 중요하다. 톱4에 오른 브랜드들을 보면 오랫동안 이어 온 그들만의 유산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유산에 집착하지 않고 늘 새롭게 바꾸고 있다. 사람들에게 ‘이 브랜드는 살아 있다’라는 유기체의 느낌을 주기 위해 새로운 콘셉트를 잡고 거기에 맞게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야 한다.


브랜드 가치를 대차대조표에 올리는 한국 기업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무형 자산으로 평가하는 기업들이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국내에선 아니지만 유럽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대차대조표에 올리는 것이 법으로 허용되어 있다. 인수합병을 할 때도 기업이나 브랜드의 무형가치를 실제 돈으로 환산해 거래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에프킬러가 미국회사에 인수될 때 브랜드 가치만으로 287억 원을 받았다. 브랜드 가치가 대차대조표에 올라 있건 없건, 시장에서는 이미 매우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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