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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니치 마켓 공략 코스메틱 업계는 ‘봄날’

아름다워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막을 수 없다. 국내 코스메틱 업계가 지난해 중국 등 해외시장 판매 호조와 중저가 브랜드 마케팅 성공에 힘입어 장기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분주한 코스메틱 업계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오송 화장품뷰티박람회는 창조경제의 성공적 사례다.”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 3.0비전 선포식에 앞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례적으로 국내 화장품 산업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지난해 5월 충북 오송에서 열린 ‘오송 화장품뷰티박람회’가 큰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뷰티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는 아이디어 하나로 대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로서 이것이 바로 창조경
제”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한껏 고무됐다.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지난해 국내 화장품 업계는 계속된 불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화장품 업계는 올해도 제품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및 틈새시장 공략으로 고속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봄 맞은 코스메틱 업계

국내 화장품 업계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 LG생활건강과 아모레 퍼시픽은 경기침체 한파에서 벗어나 따뜻한 봄을 만끽하고 있다. 중저가 브랜드의 선전과 사업 전략 수정,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따른 보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액 3조 1,000억 원을 달성하며 사상 처음 매출 3조 원 시대를 열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조 6,616억 원(뷰티사업부문 기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 성장했다.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을 이끈 핵심은 중저가를 앞세운 브랜드숍이다. 아모레퍼시픽 성장의 중심에는 중저가 브랜드 유통 채널인 아리따움과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이 큰 역할을 했다. LG생활건강 역시 더페이스샵, 빌리프 등 중저가 브랜드가 내수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 같은 호조는 각 브랜드별 점포 수 증가 추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특정 회사의 제품만 판매하는 브랜드숍 기준 업계 1위 자리(매출액 기준)를 탈환한 더페이스샵은 지난 2010년 858개 매장에서 지난해 1,071개로 3년간 25% 늘어났다. 매출 역시 지난해 기준 5,230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9.4% 성장했다. 에뛰드하우스는 281개에서 600개로 114% 증가했고, 이니스프리의 경우 324개에서 767개로 137% 늘어났다.

특히 후발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의 빠른 성장세가 돋보인다. 지난 2010년 론칭한 이니스프리는 사업 시작 1년 만에 1,40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000억 원 클럽’에 가입했다. 이후 지난 2013년에는 3,3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5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중저가 브랜드의 선방과 함께 두 업체의 공통된 승부수는 바로 방문판매, 이른바 ‘방판’ 전략의 재수정이다. 사실 방문판매는 화장품 판매에 있어 가장 일반적인 유통경로였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방문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및 홈쇼핑 채널이 새로운 유통경로로 자리 잡으면서 방문판매 비중은 자연스레 감소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방문판매 비중의 감소가 전체 매출의 하락을 이끈 요인이라고 말하기는 무리다. 하지만 여전히 방판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각 업체 모두 전통적 유통채널의 수익성 강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지난해 연말부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기존 방문판매와 별개로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방문판매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방문판매 채널인 뷰티라운지 사업을 시작했다. LG생활건강 역시 기존 방문판매 브랜드와 별개로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다비·까쉐 브랜드를 방문판매하는 ‘뷰티애비뉴’ 사업을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방문판매 전용 상품 출시와 더불어 수수료 체계를 방문판매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했다. LG생활건강 역시 방문판매를 단순 화장품 판매를 넘어 어디서든 스스로 자신을 관리할 수 있는 ‘홈 에스테틱’ 개념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한류 붐 타고 해외에서 폭발적 성장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드라마 마지막 회를 보기 위해 회사 전체가 휴무하거나, 극 중 배우가 즐겨 먹는 이른바 ‘치맥(치킨과 맥주)’열풍이 부는 등 한류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화장품도 한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극 중 전지현이 바른 립스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이 립스틱을 올해 중국 화장품 시장의 대표 상품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포화상태인 내수시장 대신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의 해답을 찾고 있다.

가장 관심이 뜨거운 시장은 역시 중국이다. 중국 시장은 약 26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미국, 일본에 이어 3위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시장이 향후 3년 내 약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시장을 놓고 우리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 3,38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9.1% 성장했다. 올해를 본격적인 중국 공략의 해로 삼고 10% 이상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2020년까지 해외 시장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당연히 이 같은 목표의 핵심에는 바로 중국 시장 공략이 있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상반기 중 중국 상하이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완공한다. 연간 완제품 기준 1억 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이다. 상하이 공장을 발판으로 중국 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말한다. “올해 상하이 공장 준공을 기반으로 성장을 가속할 계획이다. 완성품을 앞세워 백화점, 로드숍 뿐 아니라 온라인, 통신판매 등 유통채널도 다각화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도 중국 시장 비중을 대폭 늘려가고 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전체 매출 중 해외시장 매출액의 비중은 약 20%인 3,443억 원이다. 지난 199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LG생활건강은 상하이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내 12개 영업팀을 운영하며 ‘오휘’ ‘후’ 등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매출은 지난해 약 70% 성장했다. 지난 2004년 중국에 진출해 26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저가 브랜드 더페이스샵도 올해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매출을 700억 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남성-처방용’, 주목받는 니치마켓

패션, 화장, 스킨케어 등 외모에 관심을 갖는 남성을 일컫는 ‘그루밍족’은 이제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듯, 남성 화장품 시장 역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남성화장품은 스킨과 로션이 전부였다. 하지만 남성 화장품시장이 본격화되면서 여성화장품만 취급하던 기존 브랜드들도 남성 화장품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에는 기존 스킨, 로션뿐 아니라 수분크림, 에센스, 비비크림 등 여성들이 사용해온 제품군에서도 남성용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은 지난 2007년 5,000억 원을 넘어선 이후 2011년 9,000억 원, 2012년에는 1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1조 300억 원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커졌다. 국민소득이나 인구 수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남성화장품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국내 업체들은 남성용 화장품 시장의 폭풍성장에 맞춰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백화점 남성화장품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헤라 옴므’와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 ‘아이오페 맨 에어쿠션’ 등 프리미엄 남성 화장품으로 남성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선보인 남성화장품 브랜드 ‘까쉐’를 앞세워 앞으로 남성화장품 비중을 전체 매출의 10%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각 사에서 운영 중인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와 에이블씨엔씨 미샤도 남성용 제품의 수요를 늘릴 방침이다.

‘더모 코스메틱’으로 불리는 처방용 화장품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와 건강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여성 소비자의 니즈가 커지면서 처방용 화장품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비쉬, 바이오더마, 아벤느 등 주요 해외 처방용 화장품 업체는 ‘올리브영’ ‘롭스’와 같은 드러그 스토어에 입점해 있다.

처방용 화장품 대표 기업인 피에르파브르 더모코스메틱의 아벤느는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연 30%씩 매출이 증가했다. 아벤느의 대표 제품인 아벤느 오 떼르말 미스트는 한 해 100만 개 이상 판매하며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이밖에 바이오더마, 비쉬, 유세린 등 주요 해외 기업들 역시 국내 처방용 화장품 시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해외 기업에 안방을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처방용 화장품 시장에 뛰어 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베리떼’라는 이름의 더모코스메틱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LG생활건강도 천연 성분으로 구성된 ‘더마리프트’ 라인업으로 더모코스메틱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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