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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4 , MWC 2014

키워드는 ‘혁신과 변화’

양대 글로벌 IT박람회인 소비자가전 전시회(CES 2014)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가 마무리됐다. 삼성전자, LG전자를 포함한 국내 디바이스 제조기업과 SK텔레콤, KT 등 통신업체는 이들 행사에 참석해 다양한 신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며 IT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무서운 상승세의 중국과 와신상담을 노리는 일본 등 기존 IT강국들도 이번 행사를 통해 추격의 고삐를 당기는 모습이다. CES 2014와 MWC 2014를 통해 올해 IT트렌드와 국내 주요기업의 전략을 분석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혁신적 생활가전’ 제시한 CES 2014


소비자가전 박람회인 CES 2014의 주인공은 삼성전자와 LG전자였다. TV, 냉장고 등 생활가 전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과 LG는 올해 CES에서도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퍼스트 무버 First Mover의 면모를 보였다. 이들은 미래 가전의 핵심으로 ‘공유와 연결’을 강조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각 생활가전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미래의 가정을 앞당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밖에 프리미엄군 라인업 확보로 오는 2015년까지 글로벌 가전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가정환경을 열어 갈 혁신적 제품을 공개하며 시장 선도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직접 제조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정밀부품을 기반으로 업계에서 가장 폭넓은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장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CE)부문 대표는 생활가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윤 대표는 “미래의 가정(Future Home)’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가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이러한 가능성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혁신을 위해서는 각 가전이 연동돼 하나로 움직이는 기술, 이른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이 필수다.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국법인 부사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모든 것들이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을 비롯한 미래 가정의 모습을 앞당겨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혁신적인 기술을 탑재한 가전제품도 공개했다. 혁신의 백미는 다름 아닌 삼성전자의 전통적 1등 분야, 프리미엄 대형TV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를 통해 현존 최대 크기인 105인치 제품을 비롯해 55·65·78형 커브드 UHD TV, ‘타임리스 갤러리 Timeless Gallery ’ 디자인의 85·110형 ‘S9’ 모델 등 최대 규모의 UHD TV 제품군을 선보였다. 특히 리모컨 버튼으로 화면의 커브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85형 벤더블 Bendable UHD TV는 ‘최고의 혁신’이라는 찬사와 함께 현장 관계자 및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삼성전자는 오는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트랜스포머4’를 삼성 UHD TV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기로 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이 분야 1위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1위 도약이라는 목표를 위해 신기술로 무장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TV분야에서 CES 어워드 최다 수상을 기록하며 이 분야 강자임을 입증했다.

LG전자의 ‘77형 울트라HD 곡면 올레드(OLED) TV’는 디지털 트렌드 선정 ‘베스트 오브 CES 2014’와 리뷰드닷컴의 ‘에디터스 초이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제품은 전시 기간에 앞서 고화질과 초슬림 디자인을 인정받아 비디오 부분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IT 전문매체 디지털 트렌즈의 AV에디터인 케일럽 데니슨는 LG전자의 곡면 올레드TV를 이렇게 평가했다. “LG의 77형 곡면 OLED TV는 한계를 넘어서 미래의 창을 여는 것과 같은 획기적인 제품이다. 그동안의 TV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혁신적인 TV라고 부를 만하다.”

TV뿐 아니라 CES 2014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라이프밴드 터치’를 비롯해 PC, LCD 디스플레이 등도 유명 IT 전문 매체로부터 CES 어워드를 수상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LG전자 역시 스마트홈 구현을 위한 미래형 네트워크 가전 서비스를 선보였다.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바로 홈챗 Home Chat이다. 업계 최초로 메신저와 스마트 가전을 결합한 홈챗은 ‘CES 2014’를 빛낸 혁신적 서비스 중 하나로 각광 받았다. ‘홈챗’은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제품의 원격 제어, 모니터링, 콘텐츠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외부에 있는 사용자가 홈챗을 통해 집안에 있는 로봇 청소기에 청소 시점을 묻는다. 이에 청소기는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청소를 했다”고 답을 보낸다.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홈챗 서비스가 탑재된 가전제품을 원격 조종할 수 있다. LG전자는 내년부터 세탁기, 청소기 등 생활가전제품에 ‘홈챗’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생활가전 업계의 글로벌 리더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CES 2014를 통해 사물간 인터넷이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생활가전 라인업을 구축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기존에 강점을 보여 온 프리미엄 TV분야에서도 울트라HD(UHD), 커브드Curved TV 등 혁신적 기술로 글로벌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렸다.


이제는 웨어러블-태블릿… ‘변화’ 제시한 MWC 2014


CES 2014의 키워드가 ‘혁신’이었다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의 키워드는 ‘변화’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 MWC 2014의 주제는 ‘Creating What’s Next’였다. MWC의 핵심이었던 스마트폰 이후 새롭게 대두할 콘텐츠가 과연 무엇일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행사의 중심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태블릿PC’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언팩 행사를 통해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최신작 ‘갤럭시S5’를 공개했다. 하지만 갤럭시S5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은 제품은 따로 있었다. 바로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어 2’와 ‘기어 핏’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기어 2는 전작인 갤럭시 기어에 비해 배터리 지속 시간이 세 배 증가했고 디자인도 다양화됐다. 전작의 아쉬움을 지우려는 듯 ‘갤럭시’라는 이름을 과감히 빼 절치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어 핏은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는 헬스케어 스마트기기다. 곡면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착용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5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엇갈렸다.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최고의 스펙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동안 갤럭시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과감한 혁신은 부족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갤럭시S5는 전작에 비해 0.1인치 커졌지만 외관상 큰 변화가 없었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역시 큰 성능 향상이 없었다. 오히려 울트라 파워 세이빙, 심박센서 등 소프트웨어에서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대목은 바로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어2’와 ‘기어 핏’에 타이젠을 탑재하면서 체면을 살렸지만 스마트폰 라인업의 부재는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타이젠OS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 스마트폰에 한정된 OS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말했다. “타이젠을 스마트폰 OS로 규정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타이젠은 결코 스마트폰에 한정되지 않는다. 타이젠은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크로스 디바이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LG전자도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집중했다. LG전자가 공개한 헬스케어 웨어러블 디바이스 ‘라이프 밴드 터치’는 사용자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 등을 알려준다. 경쟁작과 달리 ‘심박동 이어폰’을 채택했다. 심박동 이어폰에 장착된 센서가 귀 주변 혈류량을 체크, 심장박동수와 혈압을 체크한다. 화면을 터치하면 스마트폰으로 걸려오는 전화번호와 문자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기어’시리즈와 달리 LG 스마트폰뿐 아니라 아이폰이나 다른 안드로이드폰과도 연동돼 편의성을 높였다.

LG전자는 오는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라이프 밴드 터치’를 통해 웨어러블 시장에 본격 도전할 방침이다. 웨어러블 시장에서 후발주자라는 약점이 있지만 완벽한 시장 탐색을 통해 개선점을 도출,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오는 하반기 중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워치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SK텔레콤-KT, “네트워크 중심에 선 통신사“

디바이스 제조업체 못지않게 이동통신사들도 이번 CES와 MWC에서 바쁜 행보를 보였다. 올해 행사에 참여한 SK텔레콤과 KT는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 대응 전략, 그리고 혁신적인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MWC 2014에서 휼렛팩커드(HP)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최진성 SK텔레콤 ICT 기술원장과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등 다양한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하자는 데 공감했다.

특히 MWC 2014 현장을 방문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사물인터넷을 넘어 ‘만물인터넷(IoE)’시대를 준비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하 사장은 “사물인터넷에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이 더해진 IoE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통신사업자는 이 같은 새로운 가치에 어울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MWC 2014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공식 전시관인 ‘커넥티드 시티 Connected City’에 참여했다. ‘KT와 함께하는 빛나는 미래(Experience the brilliance of KT)’라는 슬로건으로 ▲브릴리언트 스피드 ▲ 브릴리언트 라이프 ▲ 브릴리언트 비즈니스 ▲ 브릴리언트 파트너 등 4개 존을 통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중 브릴리언트 비즈니스 존에서는 KT의 계열사인 BC카드와 협업해 개발한 세계 최초 근거리무선통신(NFC)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NFC m-pos’, 공용PC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없는 ‘인스턴트 보안 인증’ 솔루션을 소개했다.

한편 매년 반복돼온 ‘통신망 속도 경쟁’ 역시 올해도 계속됐다. SKT와 KT는 MWC2014 부대행사로 진행된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에서 ‘최고의 LTE 공헌상(Outstanding LTE Contribution)’을 공동 수상했다. SKT는 LTE-A를, KT는 광대역 LTE-A를 각각 출품했다.

또 모바일 기술 6개 분야 수상작 중 전 세계 16개 ICT 기업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들이 다시 선정한 ‘모바일 기술 대상(CTO’s choice)’도 공동 수상하며 통신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중국-일본의 추격 거세다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 위한 중국과 일본 업체의 약진도 이번 CES 2014와 MWC 2014에서 눈길을 끌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는 중국의 대표 통신업체 화웨이다. 그동안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스마트폰 제조에 집중했던 화웨이는 올해를 기점으로 자사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콜린 가일스 Colin Gales 화웨이 수석 부사장은 CES 2014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올해 최소 8,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스마트폰 제작 기준 세계 3위로 도약한 화웨이는 올해부터 삼성, LG 등 국내 업체와의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경쟁국가 업체들은 고가의 프리미엄폰이 아닌 중저가 보급형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 프리미엄 시장 대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보급형 시장을 전략 마킷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MWC2014에 선보인 화웨이의 어센드G6와 레노버의 S860은 모두 30만 원대로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LG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F시리즈’를 공개했다. 가격은 30만~40만 원대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 밖에 화웨이를 포함한 소니, 레노버 등 글로벌 업체들은 국내 기업의 약점 분야로 손꼽히는 태블릿 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화웨이는 미디어패드X1, 모토롤라를 인수한 레노버는 ‘요가 태블릿’ 시리즈를 공개하며 적극적인 공략 의지를 보였다. 소니 역시 엑스페리아 라인업인 Z2 태블릿을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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