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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들의 PI는 시대적 과제”

차세대 경영인 인터뷰: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이번 조사를 진행한 다음소프트의 송길영 부사장은 “리스크 관리가 아닌 마케팅 차원에서 PI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사진 한평화 info@studiomuse.kr


Q&A

이번 조사에 대해 총평을 한다면?
사람들이 차세대 경영인에 대해 관심을 명시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있었다. 사담으로는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네트워크에선 그러지 않았다. 정보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10대 그룹을 제외하곤 관심이 적어 놀랐다.


차세대 경영인에 대한 언급 수는 지난 ‘2013 올해의 경영인’ 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이유가 무엇인가?
관심이 1번이고, 소재가 2번이다. 알지 못하면 할 말이 없다. 알아도 디테일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차세대 경영인이 언론에 노출된 시간도 짧고, 안다고 할 만한 구석도 없다. 기업에서 알리려 하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언급 수가 적어도, 여전히 빅데이터로서 의미를 가지나?
언급 수가 빅데이터가 아니라 모수가 빅데이터다. 우리가 분석하는 블로그 포스팅 수가 3억 건이 넘고, 트윗 수가 40억 건에 달한다. 언급 수가 적다는 사실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발견한 의미 있는 결과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경영인 2, 3세가 베일에 가려져 있거나, 이들의 활동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언급된 내용 중 뉴스 스크랩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 스크랩된 글을 사회적 평판으로 볼 수 있나? 기업이 만들어낸 이미지에서 못 벗어나는 것은 아닌가?
뉴스 스크랩이 90% 정도다. 원 소스가 사실상 뉴스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스는 기업이 제공한 게 맞다. 그렇지만 수용자가 기사를 스크랩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주체적으로 선별했기 때문에 의미를 가진다.


PI가 중요한가?
브랜드를 상징하는 인물이 있으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반대로 차세대 경영인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인물의 이미지는 부정적으로 각인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요즘은 비밀이 없는 시대다.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되며 모든 것이 다 드러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알려야 하나?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상을 보여주진 않더라도 관심사나 철학을 보여주는 정도는 필요하다. 진정성과 취향-취미를 넘어선-을 보여주는 건 그 사람의 퍼스낼리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주도에 차 박물관 ‘오설록 티 뮤지엄’을 세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경우와 같은 것이다.

이는 단순히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서는 행위로 창업주와 현 경영진의 차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면모다. 자동차 마니아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자동차박물관을 열어 좋은 취향과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전달하고 있다. 대중은 취향과 사회적 책임, 나눔을 중요하게 여긴다.

CSR을 할 때에도 인물과 매핑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유기견을 돕는다면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퍼스낼리티를 남길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가수 이효리가 꾸준하게 유기견을 돌보는 모습을 보며 ‘효리는 정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호감을 갖게 된다. 행위와 사람이 자연스럽게 맺어져야 한다. 진정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굵은 줄기를 보여주는 행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줄기가 비즈니스와 연장선에 있으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호텔 경영진의 우아한 태도와 호텔 비즈니스의 특성이 잘 매치된다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언급을 받은 인물은 누구인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압도적인 관심을 받고 있었다. 기업 규모를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CSR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이유는 무엇인가?
현대차그룹은 이미지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 제품 수명이 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 때부터 CSR 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 영향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선대의 음덕이다.


가장 성공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인물을 뽑는다면 누구이고, 이유는 무엇인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다. 이 사장은 경영능력 외에도 패션리더로서의 면모, 연애 결혼한 일화 등이 다채롭게 언급됐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의 관계도 종종 회자됐다. 카리스마가 닮았다거나, 행사장에 손을 잡고 나타났다는 등 각별한 부녀관계에 시선이 모아졌다.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게 의외성과 혈연이다. 신화나 서사가 그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을 때 사람들에게 인기를 모은다. 이 사장의 스토리는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 관계자가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현재 경영인들의 PI는 대부분 홍보실에서 맡고 있다. 하지만 PI는 전략이나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람이 곧 기업으로 비칠 개연성이 높다.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된 시대에선 CEO나 차세대 경영인이 노출될 수밖에 없으니 PI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중요한 건 일관성이다. 일관성을 갖고 자기 철학을 계속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이 우선이고 전술은 그 다음이다. 무조건 훌륭하다고 치켜세우는 건 좋은 PI 전략이 아니다. 내부 인물은 회장이나 차세대 경영인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거나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외부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는 어떤 분석 방법을 사용했나?
자연어 처리 과정이 탑재된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사용했다. 소셜미디어에 나타난 대량의 글을 읽고 분석했다. 다음소프트에서 만든 분석 엔진 이름이 ‘소셜메트릭스(SOCIALmetrics™)’다. 하지만 해석을 위해 당연히 사람의 분석과 통찰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이 만들어낸 소셜빅데이터가 재료가 되고, 자연어 처리가 탑재된 텍스트마이닝 엔진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아티스트 격인 연구원이 작품을 만들어내는 구조라고 설명할 수 있다.


다음소프트는 어떤 회사인가?
다음소프트는 마이닝 마인드(Mining Minds) 회사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기업들을 돕고 있다.


다음소프트가 경쟁사보다 우위에 선 강점은 무엇인가?
경쟁사가 없다는 게 경쟁력이다. 대부분 데이터 분석만 하거나, 혹은 경영 컨설팅만 한다. 우리는 데이터 분석과 경영 컨설팅을 함께한다. 두 가지 모두 잘하는 곳은 다음소프트밖에 없다. 인력 역시 IT와 철학·언어학·경영학 전문가 등이 고루 분포돼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사례 발표
제9회 오피니언 마이닝 워크숍 개최

기업 마케터와 빅데이터 전문가들을 위한 공개 세미나가 개최된다. 오피니언 마이닝 워킹그룹(Opinion Mining Working group·이하 OMW)은 4월 24일 서울 역삼동 라움 마제스틱 볼룸 홀에서 제 9회 오피니언 마이닝 워크숍을 연다고 밝혔다. OMW는 인터넷의 방대한 문서와 글을 통해 소비자 의견을 분석하는 ‘오피니언 마이닝’ 전문가 연구모임으로 학계와 재계의 마케팅 · 홍보 · 기술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OMW는 매년 다른 주제로 공개 세미나 방식의 워크숍을 열고 있으며, 9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마음을 얻기 위해 …Mining Minds’ 라는 주제를 마련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빅데이터의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살펴보는 동시에,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서 빅데이터가 가진 궁극적인 가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세션은 총 3개 ‘가치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100분(Mining Minds)’, ‘가치를 만드는 사람들과 100분(Making Values)’, ‘가치를 전달하는 사람들과 100분(Delivering Values)’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전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CJ, 아모레퍼시픽, 유한킴벌리를 비롯한 기업 관계자들이 소셜미디어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사례를 발표하고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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