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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r Look

크리스티는 새로운 미술품 경매 시대에 라이벌 소더비를 제쳤다. 미국인 최초로 영국의 경매회사 크리스티를 경영하는 스티븐 머피 Steven Murphy는 정상을 지키기 위한 3단계 계획을 갖고 있다.
By Ryan Bradley


크리스티의 경매인 유시 필카넨 Jussi Pylkk ..anen-맞춤 정장을 입었고 경매인답지 않게 차분하다-은 지난해 11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는 그림 3점(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의 삼면화)을 1억 4,240만 달러에 판매했다. 그림이 낙찰되자 크리스티 북미 사무실의 가장 큰 경매장 안에 자리한 관중들로부터 열렬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스티븐 머피는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고 거의 속삭이는 것처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머피-2011년부터 미국인 최초로 영국의 경매 회사 크리스티 CEO를 맡았다-는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다고 빨리 인정했을 것이다. 단일 작품으로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우며 팔린 것은 예술 경제와 크리스티 248년 역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또 유서 깊은 크리스티의 주요 개혁의 첫 단계가 정점에 다다른 순간이기도 했다. 계획의 두 번째 단계는 그 사업에 공개 경매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11월의 어느 저녁, 6억 9,160억 달러를 판매하는 역사적 기록을 세웠음에도 말이다.


프랑수아-앙리 피놀트 Franc¸ ois-Henri Pinault의 지주회사 그루페 아르테미스 Groupe Arte´ mis가 소유한 크리스티는 특별한 고가의 물건들을 중개하며 돈을 번다. 여기서 ‘고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National Geographic의 800달러짜리 사진부터 제프 쿤스 Jeff Koons의 5,840만 달러짜리 강아지 풍선 조각 등을 포함할 만큼 큰 영역을 아우른다(강아지 풍선 조각은 베이컨의 삼면화와 같은 날 밤에 팔리며 현존하는 예술가의 작품 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경매만 놓고 볼 때 크리스티는 2013년 59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51억 달러를 판매한 오랜 라이벌 소더비 Sotherby’s를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는 이로써 2년 연속 소더비를 이겼다. 그렇긴 하지만 가장 고가의 경매 거래를 하기 때문에 사업은 위험성이 매우 클 수 있다. 크리스티는 판매액의 12~25%를 수수료로 받는다. 그러나 가장 비싸고 유명한 작품들의 경우, 보통 이 범위에서 최저 수수료를 받는다. 또 유명한 작품을 팔기 위해서 크리스티는 작품을 특정 가격에 구입 했다는 것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 세계 경제가 번성하고, 부자들이 벽 장식품이나 정원 장식품에 수천만 달러를 쓸 때는 걱정할 이유가 별로 없다. 그러나 머피는 오히려 고민을 ‘활용’한다. 그는 “이곳에서는 걱정 때문에 절로 다이어트가 된다”고 말한다.

그런 우려 때문에 59세의 머피(1980년대에 사이먼 앤드 슈스터 Simon & Schuster, 90년대에 EMI 레코즈 EMI Records, 2000년대에 출판업체인 로데일 Rodale의 CEO를 역임했다)는 본인이 말하는 이른바 전략적 사업 계획의 두 번째 단계에 돌입하게 됐다. 바로 ‘경매가 아니라 고객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크리스티에서 성사되는 구매의 약 절반은 부유한 입찰자들이 모인 대강당이 아니라, 개인 거래(브로커들이 은밀하게 중개한다)를 통해 이뤄진다. 지난 3년간 크리스티를 통한 개인 거래는 30% 성장했다. 머피의 팀은 공격적으로 새로운 고객들을 발굴하고 있다. 크리스티의 2013년 고객 중 약 4분의 1이 신규 고객이었다. 최초로 판매액이 거의 10억 달러에 달한 아시아 시장 고객들이 그중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크리스티는 지난해 10월 상하이 Shanghai에 지점을 열었다(중국은 현재 크리스티의 전 세계 매출 중 22%를 차지한다). 이어 12월에는 뭄바이 Mumbai에도 진출했다.

머피 계획의 세 번째 단계는 전자상거래다. 전자상거래는 아직 크리스티 사업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 작년에 전자상거래 부문은 약 2,08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전 세계 판매액 71억 달러의 0.3%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년 10배 성장했다. 작년 여름 크리스티는 스티브 잡스 Steve Jobs와 스티브 워즈니악 Steve Wozniak이 만든 희귀한 초기 컴퓨터 애플1 Apple-1을 둘이 작성한 매뉴얼, 설계도와 함께 38만 7,750달러에 경매했다.

머피는 예술품을 판매하는 것이 ‘뫼비우스의 띠’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다른 사업 부문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철도 산업 종사자들은 철도 사업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사람들을 움직이는 사업을 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크리스티에 예술품 거래의 의미는 경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두 경매회사 이야기
30년 동안 두 라이벌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남긴 역사적인 판매 기록

A 1985년: 빈센트 반 고흐의 ‘경작된 밭이 있는 풍경’이 990만 달러에 팔렸다. 당시 인상파 화가의 작품 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소더비

B 1989년: 자코포 폰토르모의 ‘미늘창을 든 남자의 초상’이 3,520만 달러에 폴 게티 미술관에 팔렸다. 크리스티

C 1990년: 반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이 8,250만 달러에 팔리며 이전 기록을 깼다. 크리스티

D 2004년: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이 1억 420만 달러에 팔렸다. 앞서 최고가에 팔린 피카소 작품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소더비

E 2012년: 12분간의 입찰 전쟁 끝에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가 1억 1,199만 달러에 경매로 팔렸다. 소더비

F 2013년: 프랜시스 베이컨의 삼면화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가지 연구’가 1억 4,240만 달러에 팔리며 경매로 팔린 예술 작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크리스티

경매로 판매된 역사적인 그림들은 포춘 홈페이지(fortun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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