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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LIFE] 4륜구동 SUV 뜯어보기 ①

국내에서 출시된 4륜구동 SUV를 만나는 코너를 새로 시작한다. 제조사들의 기술향상으로 4륜구동 SUV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아지면서 마니아 층까지 생겨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첫 번째 소개할 차량은 닛산이 내놓은 7인승 SUV 패스파인더다. 가장 최근 국내에 선보인 따끈따끈한 SUV다. 시장소식으로는 시트로엥이 새로 선보인 MPV 그랜드 C4 피카소와 3세대 미니의 론칭을 준비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닛산 패스파인더

이제 완연한 봄이다. 겨우내 움츠려 있던 몸을 쭉 펴고 들로 산으로 떠나는 행렬이 꼬리를 문다. 화창한 봄나들이를 즐기기엔 SUV가 적격이다. 올해 1월 닛산이 내놓은 ‘패스파인더’는 7인승 SUV다. 개발 단계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생산도 미국에서 이뤄진다. 패스파인더는 겉모습에서 남성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두툼하게 감싼 크롬 장식이 한몫한다. 차체도 크다. 길이는 5,010mm로 현대차 베라크루즈(4,840mm)보다 길다. 차량 실내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 역시 2,900mm로 베라크루즈(2,805㎜)보다 길다.

실내를 살펴보면 여유가 넘친다. 7인승이다 보니 3열까지 좌석이 설치돼 있다. 2열은 좌석 3개가 마련됐고 3열에는 두 명이 앉을 수 있다. 실제 2열과 3열에 각각 성인 3명과 2명이 앉아도 크게 답답하지는 않다. 2열 시트에 적용한 ‘EZ 플렉스 시팅 시스템’은 패스파인더가 지닌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2열 좌석(좌우 6대4로 나뉘어 있다) 등받이 옆부분에 있는 레버를 당기면 이제껏 보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진다. 레버를 당기면 엉덩이 좌석이 등받이로 접혀 올라가면서 좌석 전체가 최대한 앞으로 이동한다. 2열 좌석은 앞뒤로 최대 140mm까지 슬라이딩이 가능하고 등받이 각도도 조정할 수 있다. 승객이 뒷문을 열고 3열 좌석에 타기 쉽다는 뜻이다. 또 유아용 시트를 설치한 상태에서도 쉽게 2열 좌석을 이동시킬 수 있어 편리하다. 3열 좌석은 5대5로 접을 수 있고 3단계로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2열과 3열 좌석은 모두 평평하게 눕힐 수 있어 부피가 큰 화물을 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패스파인더는 닛산이 자랑하는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최고출력 263마력, 최대토크 33.2kg.m)에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를 맞물렸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주고 패스파인더를 움직였다. 엔진 반응은 즉각적이지만 매우 부드럽다. 본격적으로 도로에 올라 오른발에 더욱 힘을 주었다. 넘치는 힘이 무단변속기를 통해 부드럽게 전달된다. 힘이 넘치지만 시속 80km 정도 속도에서는 진동과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시속 100km에서 탄력을 받으면 1,800~1,900rpm에서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rpm은 6,000 이상까지 빠르게 올라가면서 시프트 다운된다. SUV이지만 고속에서도 치고나가는 맛이 좋다.

변속기 레버에 달린 버튼을 눌러 주행모드를 바꿀 수도 있다.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다시 패스파인더를 채찍질했다. 엔진음이 스포티해진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지고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진다. 브레이크도 더 빨리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조금 더 과감하게 주행을 해도 되겠다는 믿음을 준다. 승차감도 안정적이다. 곡선 주로에서도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차체를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과속 방지턱에서 흔들림은 약간 있지만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패스파인더는 외부 소음 유입을 최대한 억제했고 엔진음도 조용하다. 진동도 적어 디젤 엔진을 단 SUV들과 확실한 차별점이 느껴졌다.

패스파인더는 올 모드 4×4 i 시스템을 탑재해 도로 상황에 맞게 4륜과 2륜 구동을 선택해 주행할 수 있다. 평소에는 앞바퀴 굴림 차량처럼 달리다가 급가속이나 언덕길 주행처럼 접지력에 변화가 생겼을 때는 뒷바퀴를 함께 굴린다.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는 연비를 높일 수 있는 세팅이다. 구동력 변화는 계기반에 그래픽으로 보여줘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패스파인더의 리터당 복합연비는 8.9km(도심 7.9km, 고속도로 10.4km)이다. 디젤엔진을 단 모델보다는 연비가 떨어지지만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단 SUV로는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가격은 5,290만 원이다. 한국닛산이 경쟁 모델로 내세우는 포드 익스플로러(5,345만 원)와 혼다 파일럿(4,950만 원)의 중간 정도다. 패스파인더는 잘 만든 차다. 힘있는 주행성능에 안락한 승차감이 돋보인다. 특히 어린아이를 둬 디젤엔진 차량의 진동과 소음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라면 선택해 볼 만한 차다.

새차 소식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국내 수입차 중 유일한 디젤 7인승 MPV(Multi Performance Vehicle)가 나왔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Grand C4 Picasso가 주인공이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지난해 9월, 유럽 시장 출시 이후 8만 대가 넘게 판매되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일단 디자인이 매우 세련됐다. 시트로엥은 원래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랜드 C4 피카소는 한국인 눈높이에서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조금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에 균형이 잘 잡힌 차체가 매력적이다. 여기에 경제성과 실용성까지 챙겼다.

유로6 BlueHDi 엔진(디젤)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7.8kg·m를 낸다. 디젤엔진 특성상 최대토크가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엔진 회전 구간(2,000rpm)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도심에서도 시원한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다. 국내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4.0km(도심 13.0km, 고속도로 15.6km)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PSA 그룹의 최첨단 경량 플랫폼인 EMP2를 적용했다. 이전 세대와 길이는 같지만 휠베이스를 110mm가량 늘려 실내 공간을 더 여유롭게 만들었다. 7명이 차량 안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장치를 더했고 내부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했다.

시트는 탑승객 편의를 극대화했다. 라운지 팩 Lounge Pack 옵션을 선택하면 1열 조수석에 비행기 1등석 좌석처럼 다리를 곧게 펼 수 있는 풋레스트와 손으로 끝부분을 구부려 각도를 맞출 수 있는 헤드레스트를 달 수 있다. 마사지 기능도 추가된다.

2열에 설치된 좌석 3개는 각각 개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탑승자의 편의와 신체 사이즈에 맞게 좌석의 위치를 앞뒤로 이동 조절(150mm 이내)할 수 있고, 허리 각도도 조절 가능하다. 1열 좌석 뒤에는 접이식 선반도 탑재해 2열 승객들을 배려했다.

3열은 필요에 따라 원터치로 시트를 접어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뒷문의 크기와 열리는 각도도 최적화해 3열 좌석으로 쉽게 승·하차 할 수 있게 설계했다. 트렁크 공간은 645리터가 넘는다. 2열을 최대한 앞쪽으로 당기면 공간은 700리터 이상으로 늘어난다. 2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1,843리터까지 적재할 수 있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과하지 않은 크기의 차체에 시트로엥의 이전 모델에서 보여줬던 뛰어난 개방감을 더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인텐시브 Intensive와 인텐시브 플러스 Intensive Plus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각각 4,290만 원과 4,690만 원이다(모두 VAT 포함). 360 비전 시스템, 제논 라이트, 라운지 팩은 딜러를 통해 개별 오더로 탑재할 수 있다.


더 뉴 미니

BMW 미니 MINI가 7년 만에 새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1년 BMW그룹에 인수된 이후 나온 1세대 미니를 거쳐, 2007년 2세대를 이은 3세대 모델이다. 3세대 미니는 개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신형 엔진을 장착해 주행성능과 효율을 향상시키고 운전자 편의성을 높였다. 차체도 키웠다.

경기도 파주시 출판단지에서 3세대 미니를 만났다. 디자인은 미니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디자인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여기에 미니 최초로 풀 LED 헤드라이트와 리어램프를 적용해 세련미와 강렬함을 더했다.

차체는 커졌다. 기존보다 길이는 98mm 길어졌고, 폭은 44mm, 높이는 7mm 더 키웠다. 휠베이스는 28mm가 늘어난 2,495mm로 실내 공간도 여유로워졌다. 뒷좌석 무릎 공간도 19mm 길어졌고, 트렁크 공간은 기존 모델에 비해 30% 이상 넓어졌다.

미니 쿠퍼S 모델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기본 장착했다. 프리미엄 모델임을 한층 강조한 것이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컬러 디스플레이도 돋보인다. 8.8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주변을 동그랗게 감싼 LED링은 운전 모드, 엔진 스타트·스톱, 주차, 내비게이션, 에어컨 등 다양한 기능 조작에 따라 컬러 조명 색깔을 바꾸며 다양한 시각효과를 보여준다.

자유로와 파주 출판단지 사이에서 시승한 차량은 쿠퍼S 모델이다. 2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에 6단 변속기를 달아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kg·m를 발휘한다. 리터당 복합연비는 13.7km다.

함께 나온 쿠퍼 모델은 1.5리터 3기통 가솔린 엔진을 달았다. 2세대 미니보다 엔진 실린더 수는 줄었지만 출력은 122마력에서 136마력으로 14마력 더 늘었다. 최대토크는 22.4kg·m를 자랑한다. 리터당 복합연비는 14.6km다.

쿠퍼S의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앞으로 튕겨져 나갔다. 변속도 매끄러워 순식간에 속도가 붙었다. 미니는 변속기 아래 부분에 위치한 버튼으로 드라이빙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자유로에 올라 운전모드를 ‘미드 MID’에서 ‘스포트 SPORT’로 바꾸고 달렸다. 가속 페달을 꾹 밟자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돌파했다. 고속 주행을 해도 소형차답지 않은 안정감을 보여줬다. 쿠퍼S의 제로백은 6.7초다.

사실 미니는 남자 차다. 예쁘장한 외모에 반해 운전대를 잡았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꽤나 거친 엔진음과 노면이 그대로 전달되는 승차감은 미니가 숨겨놓은 다른 얼굴이다. 3세대 미니는 조금 달라졌다. 승차감 개선을 위해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세팅했다. 소음과 진동도 훨씬 덜하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워졌지만 코너링은 여전했다. 쏠림 없이 휙 돌아나간다.

뉴 미니는 미니 쿠퍼와 쿠퍼 하이트림, 쿠퍼S 등 3개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뉴 미니 쿠퍼가 2,990만 원, 쿠퍼 하이트림 3,720만 원, 쿠퍼S 4,24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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