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해 처음으로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 올스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가 속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선 인재 선발, 장기 투자, 혁신성, 글로벌 비즈니스 수행력 등 거의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신입생이 돌풍을 일으킨 셈이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네이버 처럼 독점에 가까운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존경받는 기업이 된다는 건 쉽지 않다. 네이버는 올해 처음으로 존경받는 기업 올스타 50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64위에서 6위로 급등했다. 원동력은 네이버가 가진 다양한 분야의 힘 또는 능력을 고루 나누고자 노력한 데 대한 평가로 풀이된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네이버는 가장 호감도 높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또 재무 건전성, 인재, 장기 투자, 혁신성, 글로벌 부문에선 다른 기업들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1위에 랭크됐다. 네이버가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해 기업을 경영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네이버가 존경받는 기업에 오른 데는 구성원이 느끼는 행복감을 들 수 있다. 미 포춘지 선정 가장 존경받는 기업은 대부분 사회 공헌활동의 기본 방침으로 내부 구성원의 행복감 그리고 만족감에 바탕한다.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다. 그 예로 정규직 비율을 들 수 있다. 네이버가 공시한 정규직 비율은 98.1%이다. 전체 직원 1,721명 중 비정규직 근로자가 4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 뿐 아니라 관계사인 그린웹, 인컴즈, 컴파트너스 등도 평균 99.3%의 높은 정규직 비율로 운영된다.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인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네이버는 ‘해당 없음’의 답을 내놓은 것이다. 전체 직원의 40%가 여성 인력인 네이버는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는 일·가정 양립 사회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2월부터 여가부와 함께 경력 단절 여성들의 재취업을 돕는 ‘워킹 비긴즈’ 캠페인을 지원하고 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사내 구성원들에게 안정적인 근무 환경과 조건을 제공하고 사회적으로도 옳은 일에 동참함으로써 직원과 기업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포털기업이다. 따라서 관련 비즈니스는 산업을 총망라한다. 그중 최근 IT 트렌드이자 청년 벤처창업 아이템 1순위인 모바일 앱은 네이버와 상생하는 대표적인 비즈니스이다. 앱이 증가하고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네이버의 주요 수익원인 검색 광고 유입 인원과 매출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표면적으로 보면 일단 네이버는 상생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이버 모바일 메인 페이지에 앱·게임판을 신설해 이용자와 중소 앱 개발사 간 접점을 확대했다. 또 일반 앱과 달리 채널링 수수료가 부과되던 모바일 게임의 경우에도 중소 개발사의 초기 부담을 최소화하고 개발사에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또 누적 매출이 5억 원 미만의 기업들에겐 아예 채널링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창조경제 시대에 걸맞은 사회적 기업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형 창조경제 설계자로 불리는 미래부 윤종록 차관은 창조경제 핵심 원동력 중 하나로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꼽았다. 네이버 역시 작년부터 ‘아이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시행하는 NHN NEXT는 학년별, 수준별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소프트웨어 사용을 위한 논리적 사고력 학습까지 IT 기업이 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이를 방과 후 프로그램, 온라인 강좌,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하고 추후 인프라와 교육 대상,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네이버가 기업 호감도에서 1위를 차지한 데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란 기업 역할도 한몫했다. 대중들은 무수히 쏟아지는 다양한 콘텐츠를 네이버를 통해 접한다. 올해 네이버와 함께 신규 진입한 CJ E&M 역시 마찬가지이다. 친숙하니 호감도가 높아진 것이다.
반면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 지위를 이용해 중소 콘텐츠 기업들의 먹이사슬을 파괴했다는 질타를 받아왔다. 심지어 지난해 네이버에 대한 규제 방안 마련을 놓고 사회적 논란도 있었다. 이후 네이버는 동반성장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아직 진정성을 평가 받기엔 이르지만 다양한 실천 방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중에는 ▲한국 만화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지원사업 추진 ▲‘중소상공인 희망재단’ 설립으로 이들의 온라인 마케팅 지원 및 전통산업과 인터넷 산업의 상생협력 비즈니스 발굴 ▲문체부와 공동으로 콘텐츠 제작, 마케팅 지원 등 문화콘텐츠 생태계 활성화 지원 ▲전국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네이버 검색 및 지도 서비스 노출 ▲공인중개사를 위한 매물광고비 50% 인하 및 무료 홍보 배너 제공 ▲마을변호사제도 도입으로 손쉬운 법률 상담 서비스도입 등이 있다.
네이버는 이번 존경받는 한국 기업 올스타 50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제 네이버가 할 일은 진정성 있는 지속적인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