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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항공 370편에 걸린 놀라운 금액

[Closer Look] The Big Money Surprise about MH370

사라진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를 찾는 과정에서 여객산업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 유족이 보상금을 수령하는 데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지만 항공사는 보상금을 즉시 받는다.
BY PETER GREENBERG
GRAPHIC BY NICOLAS RAPP


재난 보험 보상금
표시된 수치 기준
-2014년 달러 가치로 환산한 금액
-사고 당시 금액

① 아메리칸 항공 191편
1979년 5월 25일, 시카고 오헤어 O’Hare에서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DC-10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다. 273명이 사망한 사고로,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로 기록되어 있다.
보상금: 8,460만 달러
1979년 당시 2,600만 달러

② LZ 129 힌덴부르크
1937년 5월 6일, 이 독일 여객비행선은 뉴저지 레이크허스트 Lakehurst 해군항공기지에 착륙하던 중 불길에 휩싸였다. 36명이 사망했다.
보상금: 8,100만 달러
1937년 당시 50만 파운드

③ 팬암 103편
1988년 12월 21일, 이 보잉 747기는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테러공격으로 폭발했다. 탑승 중이던 259명을 비롯해 지상에 있던 11명까지 사망했다.
보상금: 1,840만 달러
1988년 당시 920만 달러

④ 말레이시아 항공 370편
2014년 3월 8일, 239명의 승객을 싣고 비행하던 이 항공기는 타이만 상공에서 관제탑과의 교신이 끊어졌다.
보상금: 2억 달러(추정치)

⑤ 유에스 항공 1549편
2009년 1월 15일, 이 에어버스 A320기는 이륙 직후 거위 떼와 얽히면서 엔진이 멈췄으나, 체슬리 ‘쉴리’ 슐렌버거 Chesley ‘Sully’ Sullenberger 기장이 뉴욕시의 허드슨 강에 비상착륙시켰다. 사망자는 없었다.
보상금: 2,420만 달러
2009년 당시 2,200만 달러

⑥ RMS 타이타닉
1912년 4월 15일, 이 영국 여객선은 대서양에서 빙하와 충돌한 후 침몰했다. 1,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보상금: 1억 1,930만 달러
1912년 당시 500만 달러

⑦ 벨루제트 ValuJet 592편
1996년 5월 11일, 마이애미에서 애틀랜타로 향하던 이 DC-9기는 에버글레이즈 Everglades 습지에 추락했고, 탑승객 110명 전원이 사망했다.
보상금: 420만 달러
1996년 당시 280만 달러

⑧ 페덱스 87편
1999년 10월 17일, 회사의 화물수송기 중 하나였던 이 항공기는 필리핀에 착륙하면서 콘크리트 기둥에 부딪힌 후, 만으로 빠지기 전 펜스와 충돌했다. 사망자는 없었다.
보상금: 1,700만 달러
1999년 당시 1,200만 달러

⑨ 콘티넨털 Continental 603편
1978년 3월 1일,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이륙 중이던 이 DC-10기는 랜딩기어가 부러지면서 불길에 휩싸였다. 4명이 사망했다.
보상금: 7,140만 달러
1978년 당시 1,970만 달러

출처: 연간 보고서 및 기타 기업 문서, 언론 기사, 노동통계국 (Bureau of Labor Statistics) 및 영국 통계청 (U.K.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참고: 보험사로부터 지급 받는 수입이 인정되는 방식은 회사마다, 사안마다 각기 다르다. 여기에서 소개한 금액은 각 사건에 대해 설명하는 각 기업의 재무제표상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RMS 타이타닉 관련 금액은 1913년 달러의 가치(확인 가능한 가장 오래된 자료)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LZ 129 힌덴부르크 관련 금액은 1937년 당시 파운드 가치를 2013년 가치로 조정한 후 2013년 12월 환율을 적용해 미국달러로 환산한 것이다.


미국 현충일 주간 금요일이었던 1979년 5월 25일, 대형 여객기 아메리칸 항공 American Airline 191편은 시카고를 떠나 로스앤젤레스를 향해 막 출발했다. 271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채 이륙한 이 여객기의 왼쪽 엔진이 갑자기 분리되면서 기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졌다. 이내 기체가 뒤집어지며 땅으로 곤두박질쳤고, 폭발하면서 커다란 화염구로 변해버렸다.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몇 분 후, 당시 로이드 Lloyd의 미국 지부가 위치한 뉴욕과 런던 사무실의 전화벨이 울렸다. 아메리칸 항공 기업회계 부국장이던 존 셀바지오 John Selvaggio의 사무실 전화벨도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아메리칸 항공 최고재무책임자(CFO) 토머스 플라스켓 Thomas Plaskett이었다. 그는 셀바지오에게 나쁜 소식을 전했다. 플라스켓은 “우리가 방금 DC-10기 한 대를 잃었어요”라며 셀바지오에게 비행기의 등록번호 (tail number)를 불러주고는 “가서 해당 비행기의 장부를 확인해주세요. 보험가격 위험액 (exposure)을 지금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셀바지오는 퀸스에 위치한 창고로 향했고 장부를 확인했다. 그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계산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셀바지오는 플라스켓에게 전화를 걸어 “아마 믿을 수 없으시겠지만, 우리는 방금 역사상 최대 분기수익을 달성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이었다. 아메리칸 항공이 해당 여객기를 구입한 것은 1972년이었다. 감가상각을 거쳐 그 가치는 1,000만 달러로 떨어졌지만 보험에 든 액수는 2,600만 달러였다. 아메리칸 항공이 해당 여객기를 72시간 넘게 사용하지 못하거나 인양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사는 수표를 발행해야 했다. 3일 후 이는 현실이 됐다. 1979년 아메리칸 항공의 기업실적보고서(10-K)에는 ‘여객기 유실로 인한 보상금 수령’이라는 항목과 함께 2,600만 달러가 기재됐다. 셀바지오는 후에 주주들에게 이 항목을 “비자발적인 여객기 현금화”라고 설명했다.

6년 후인 1985년 8월 2일에는 델타 항공 (Delta Air Lines)이 유사한 상황에 직면했다. 포트 로더데일 Fort Lauderdale에서 댈러스 Dallas로 향하던 자사의 록히드 Lockheed L-1011기 한 대가 뇌우 속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심한 돌풍에 휩쓸렸다. 두 개의 물탱크와 충돌하며 기체가 절단됐고 활주로 북쪽 약 1.9km 지점에 추락했다. 탑승객 163명 중 134명이 사망했다. 이상하게도 이 여객기의 항공편 번호도 191편으로, 과거 추락한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의 항공편 번호와 일치했다. 그리고 금전적인 면에서 결과도 유사했다. 델타 항공은 이 사고로 막대한 보상금을 수령했다.

이와 별도로 매우 흥미로운 보상금 지급 사례가 하나 있는데 항공기가 추락한 것은 아니다. 영국 항공 (British Airways) 149편의 이야기다. 1990년 8월 1일 밤, 런던 히스로 Heathrow 공항에서 쿠웨이트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8월 2일 이른 아침 쿠웨이트에 착륙했다. 그런데 같은 시각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고 여객기는 전쟁 중 공항에 발에 묶이게 된다(후에 쿠웨이트가 독립하면서 이라크인들이 여객기를 불태웠다). 이 747 항공기는 영국 항공 여객기 중 가장 노후했지만, 완전 교체 가능 보험에 가입한 상태였다. 쿠웨이트 침공 72시간 후 영국 항공은 수표를 받았다. 당시 CEO 콜린 마셜 Colin Marshall은 후에 이 수표가 “단일 금액으로는 우리가 받았던 역대 최고액”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항공 370편(MH370, 보잉 777-200기, 등록번호 9M-MRO)이 실종된 후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여객기에 발생한 일은 끝내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험에 관련된 상황은 분명하다. 이 대형 여객기는 보잉이 2002년 4월 완성했고, 같은 해 5월 말레이시아 항공으로 배송됐다. 가격은 2억 6,100만 달러이며 12년 째 운행 중이었다. 2,000만 달러에 달하는 롤스로이스 트렌트 875 Rolls-Royce Trent 875 엔진 2개를 탑재했다. 이 여객기가 공중에서 (혹은 깊은 바다 속으로) 사라지면서 낯설고 잘 알려지지 않은 항공사 관련 보험의 세계가 드러난 것이다.

지난 10년간 항공기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항공사의 보험 관련 소식은 거의 들을 수 없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에서는 2013년 3,640만 건의 비행 중 81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사망자 수는 210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2009년 발생한 90건의 사고와 그에 따른 685명의 사망자 수에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것이다. 통계적으로 매우 놀랍고 대단한 수치다.

하지만 항공기가 추락 혹은 파괴되거나 MH370의 경우처럼 단순히 실종되면 오래된 절차가 시작된다. 기체보험 (hull insurance)이라 불리는 항공기 보험 덕에 선취득권자 (lienholder), 임대인 및 채권자에게 거대한 보상금이 지급된다(몇몇 항공사의 경우에는 항공기를 담보로 보증기관이 선순위채에 보증을 제공하는 EETC(Enhanced Equipment Trust Certificates)라는 채권을 팔아 항공기 구입자금을 마련한다. 항공기가 유실되면 채권자는 원금뿐만 아니라 그 때까지 쌓인 이자도 받는다).

그 누구도 항공사 대표가 이처럼 끔찍한 사고로 인한 횡재를 바란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순수경제학적 측면에서도 항공사 대표가 거액의 보상금을 이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항공 컨설턴트 업체 보이드 그룹 인터내셔널 Boyd Group International의 대표 마이클 보이드 Michael Boyd는 “항공사가 선호하는 것은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으면서 매출을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보이드는 월가의 그 누구도 이러한 일회성 보상금-항공업계에서는 회계 전문용어로 종종 ‘비자발적 현금화’라고 부른다-을 “더 칭찬하거나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말 그대로 일회성 수익이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항공사가 보유한 자금을 들여 새 항공기를 구입하거나 대여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반해 보상금은 거액이지만 곧 지급 받을 예정 수입이다. 따라서 이를 보고하는 항공사의 입장이 애매해진다. 보이드는 “설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묘사한다.

이러한 보상금은 여객산업의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함께해 온 요소다. 타이타닉 호가 침몰한 주 주말에 관련 보험 약관 내용이 모두 충족됐고, 뉴욕 타임스는 타이타닉에 대한 보상금이 5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비행선 힌덴부르크 Hindenburg의 보상금 50만 파운드보다도 훨씬 더 큰 금액이었다). 로이드 본사의 언더라이팅 룸 Underwriting Room에는 루틴 벨 Lutine Bell이란 종이 있다. 1799년에 침몰한 한 프랑스 배에서 이 종을 가져온 후 수년간, 배가 침몰하여 로이드가 거액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할 때마다 종이 울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항공사와 선취득권자에게 즉시 지급되는 막대한 보상금은 점점 더 부각됐다. 피해자 유족은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기다리고 나서야 더 적은 보상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보험 처리 절차상 손해배상에 해당하는 과실치사 부분의 경우, 피해자 유족이 합의에 이르는 데 수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아메리칸 항공 191편의 경우 몇몇 유가족은 사고 후 거의 8년이 지날 때까지 보상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델타 항공기 사고의 경우 거의 6년을 기다려야 했다. 한 항공업계 손해배상 전문 변호사는 “법에 판결 전 보상금 지급 관련 조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즉, 사건 발생 후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그 어떤 법적 보상금도 지급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 변호사는 “따라서 보험사 측이 서둘러 보상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항상 지급을 서두르지 않는다.

항공기 자체에 대한 보험일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MH370 기체보험의 주요 보험사는 독일계 알리안츠 Allianz다. 항공기에 대한 전쟁 및 테러행위 관련 보험은 로이드가 맡았다. 알리안츠는 손해배상부분 주요 보험사이기도 하다. 이 사건의 금전관계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이번 사고에서 기체보험 쪽 선취득권자와 임대인은 이미 모든 보상금을 받았을 것”이라 강조한다.

금액은 얼마나 될까? 해당 항공기의 가격은 감가상각을 거쳐 2억 6,1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 항공기 역시 완전 교체 보장 보험에 들었다(에이온 Aon의 글로벌 항공산업부문 CEO인 피터 슈미츠 Peter Schmitz는 “내가 아는 한 자사 항공기에 완전 교체 보장 보험을 들지 않은 항공사는 없다”고 말한다). 요즈음에는 모두 그렇듯이 공제금액도 낮은 수준이다. 예를 들어, 2012년 이탈리아에서 침몰한 코스타 콩코르디아 Costa Concordia호의 공제금액은 선박 가격의 10%였다. 말레이시아 항공이 항공기 가격의 10% 내외인 2,600만 달러를 공제금액으로 부담했다면 2억 달러가 넘는 보상금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금액은 장부에 수입으로 기록된다(알리안츠, 로이드, 보잉 및 말레이시아 항공 모두 이 기사에 관련된 인터뷰를 거절했다).

전체 보상금 모두를 알리안츠가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항공 보험은 결국 수직배치 (vertical placement) *역주: 선두 보험사가 책정한 보상금을 알지 못한 채로 후발 보험사들이 보상금을 책정하는 방식의 시장으로, 보험사와 재보험사 등 다양한 보험사 및 컨소시엄이 연관돼 있다. 알리안츠는 주요 보험사일 뿐이며 기체 및 손해배상 보험 리스크의 15%만 책임진다.

물론 보험은 공짜가 아니다. 항공사가 기체 및 손해배상 보험에 지출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관련 약관에 정통한 항공업계 보험 전문가는 “대략적인 추측이지만 아메리칸 항공의 경우 전체 항공기에 대한 기체보험으로 연간 3,000만~4,000만 달러를, 손해배상 보험으로 연간 4,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900기가 넘는 항공기 전체에 대한 금액임을 고려하면, 감당 못할 비용은 아니다. 윌리스 에어라인 인사이트 Willis Aireline Insight에 따르면 수십 년간 안정성 향상과 함께 보험료 또한 실제로 하락했다. 올 한 해 동안에만 보험료는 5% 하락했으며, 승객 한 명에 드는 전체 보험비용은 12% 줄었다.

에이온의 2012년 말 보험시장보고서에 따르면, MH370편이 실종되기 전까지 기체손실비용은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 직전이었다. 2012년에는 소규모 손실을 제외하면 3,160만 달러에 그쳤다. 2011년 동기간에 기록한 5억 3,090만 달러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든 규모다. MH370편 사고가 나기 전까지 항공 보험은 구매자 중심 시장이었다.

이 기사가 작성되던 때에 알리안츠는 이미 예치계정에 1억 1,000만 달러를 입금했고, 실종자 유족에게 위로금을 지급해 수색 기간 동안 기초비용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동의했다.

로이드는 부분적으로 테러행위나 자살 등의 항공기 위협 행위에 대해 보장하며 아직은 이 실종 사고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대부분의 경우 항공기 추락 지점에 따라 보상금이 결정된다. 이와 관련된 아주 전형적인 사례가 있다. 1949년 워싱턴 국립 공항 (Washington National Airport)으로 향하던 이스턴 항공 (Eastern Airlines)의 DC-4기는 볼리비아 정부에서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P-38기와 충돌했다. 현재 레이건 국립 공항 (Reagan National Airport)으로 이름을 바꾼 워싱턴 국립 공항은 사실 워싱턴 DC와 포토맥 강을 경계로 둔 버지니아에 있다. 두 항공기가 충돌했을 때 DC-4기는 기체가 둘로 갈라졌다. 항공기의 앞쪽 부분은 워싱턴 DC에 포함되는 포토맥 강에 떨어졌다. 나머지 승객은 버지니아 쪽 강변 여러 곳에 흩어졌다.

변호사들이 보상금 격차를 발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버지니아는 과실치사에 대한 보상금이 한 사람당 1만 5,000달러로 제한돼 있었고, 워싱턴 DC에는 이런 제한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배심원단은 워싱턴 DC 상공에서 ‘치명적인 현상’이 발생했다고 평결을 내렸고 모든 피해자 유족은 더 많은 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이스턴 항공 여객기와 볼리비아 항공기가 충돌한 후 6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항공기의 추락 지점이 보상금을 결정한다. 그리고 변호사들은 보통 보상금이 많은 송장을 접수한다. 국가 또한 중요하다. 에이온의 슈미츠는 “변호사가 소송을 미국 내에서 진행하면 항공기 사고 과실치사에 대한 보상금은 평균적으로 300만~500만 달러다”라고 지적한다. 미국 외의 국가에서는 몬트리올 조약 (Montreal Convention)-지지부진한 법정다툼을 줄이기 위해 1999년 채택된 국제 협약-에 따라 보상금이 최고 17만 5,000 달러로 제한된다.

따라서 보잉과 말레이시아 항공을 상대로 한 증거개시 신청서가 지난 3월 말 보잉 본사가 위치한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Cook County로 신속하게 접수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피해자의 한 아버지를 대신해 이뤄진 이 청원 내용에서 원고 측은 ‘언급된 두 피고 모두 MH370편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청원서는 결국 기각됐지만, 제대로 된 MH370 관련 소송이라면 해결까지 최소한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큰 규모의 손해배상금은 항공사의 과실이 분명하다는 증거가 있을 때만 지급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종사의 실수를 증명해야 할 수도 있고 테러행위가 있었다면 항공사가 보안상의 결점에 책임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증거가 없다면 입증은 불가능하다. 한 변호사는 “복잡한 것 같으면서도 단순하다”며 “블랙박스나 다른 증거를 찾지 못한다면, 원고 측 변호사는 과실치사 자체 외에는 아무것도 입증할 수 없다. 그러면 피해자 유족은 몬트리올 조약의 제한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애틀랜타 지역의 로펌 모리스 매닝앤마틴 Morris Manning & Martin의 수석 고문이자 위기관리 실천단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로버트 앨퍼트 시니어 Robert Alpert Sr.는 “규칙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앨퍼트는 몬트리올 조약이 두 단계로 나누어져 있음을 지적한다. 일단 분명한 피해에 대해서는 과실증명에 상관없이 자동으로 최고 17만 5,000달러까지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항공사의 과실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그 제한선 이상의 보상금을 허용한다. 과실여부가 증명된 예전 사고의 보상금 액수는 막대했다. 팬암 Pan Am 103편이 스코틀랜드 로커비 Lockerbie 지역 상공에서 폭발했을 때 보상금은 총 5억 달러 이상이었다(원고 측은 항공사가 허술한 보안체계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증명했다). 콤에어 ComAir 5191편은 2006년 켄터키 주 렉싱턴 Lexington에서 조종사가 이륙 시 잘못된 활주로를 이용한 직후 추락했다. 콤에어는 이 사고로 2억 6,4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했다. 하지만 MH370편의 사고에 있어 동체 또는 조종석 음성 녹음장치, 비행 정보 기록장치 등-확실하게 테러 행위나 여타 형태의 과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장치-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유가족들이 17만 5,000달러 이상의 보상금을 받기 힘들 것이다. 앨퍼트는 이 사고에 대해 “아마 거액의 보상금을 기록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변호사들은 MH370편 관련 소송이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몇몇 유가족의 경우 더 오래 보상금 지급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항공사 손해배상 소송 전문 변호사이자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침몰 피해 가족 과실치사 소송을 담당했던 마크 베른 Marc Bern은 “이들 중 최소 10년간 보상금을 받지 못할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한다. 베른은 “법체계에 정말 큰 허점이 있는 것”이라며 “피해자에게는 불리하고 항공사에는 유리한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항공기를 소유한 사람도 큰 액수의 수표를 받고, 항공기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한 사람도 큰 액수의 수표를 받는다. 그러나 유가족은 피고에게 발목을 잡힌다”고 덧붙인다. 그는 또 “사람 목숨보다 물질을 더 값어치 있다고 본다. 물질을 소유한 자는 어찌됐든 빠른 판결과 함께 큰돈을 보장받지만 피해자는 그 반대”라고 말한다.

베른은 유가족 대부분이 결국 더 적은 액수의 보상금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는 “이 항공기의 탑승객 대부분은 효과적인 사법체계가 존재하지 않는 국가의 국민이다”라고 지적하며 “보상금 수령 여부를 협상하게 될 것이며 유가족들은 결국 적은 보상금에 동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로이드와 알리안츠는 일정 기간 동안 더 큰 보상금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다. 테러행위나 범죄자의 과실이 아님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나 정보도 없지만 테러 또는 범죄행위가 있었다는 정보도 없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측면에서 보면 가장 큰 리스크에 직면한 이해관계자 몇몇은 비행기 선체가 영원히 발견되지 않는 게 최선일 수 있다.


피터 그린버그 Peter Greenburg는 에미상을 수상한 CBS 뉴스의 여행 담당 편집자이자 공영 TV 프로그램 트래블 디텍티브 Travel Detective의 진행자이다.

실종된 항공기 이면의 막대한 보상금에 관한 피터 그린버그의 동영상을 확인하려면 포춘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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