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의 완벽한 수분 균형은 인체가 제 기능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 일은 수행하는 것은 ‘아쿠아포린(Aquaporin)’이라는 작은 단백질로 세포막을 통해 물을 통과시키는 통로 역할을 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암 세포에도 아쿠아포린이 존재하며, 이들로 인해 암의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자가 면역 질환이자 불치병인 데빅병의 원인이 아쿠아포린을 공격하는 항체에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THE BIG IDEA
현재 많은 연구소들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아쿠아포린에 주목하고 있다. 암의 경우 암세포의 아쿠아포린 활성화를 막는 분자를 찾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캠퍼스의 알란 버크먼 교수는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한다.
“물은 항상 어떻게든 파고들 틈을 찾아내고야 맙니다.”
지금껏 파악된 물의 유입을 차단해줄 최적 후보자는 수은(Hg) 등의 중금속이다. 독성이 강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관련 연구에 유용한 재료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향후 우리가 아쿠아포린의 실체에 다가설수록 신체 마비, 시력상실 등을 유발하는 데빅병을 치료할 길더 빨리 열릴 수 있다. 이미 버크먼 교수팀은 항체가 아쿠아포린을 공격하지 못하게 할 분자를 발견했고, 전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물은 곧 생명이라는 말이 있다. 물이 세포 내로 유입되는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21세기 의학은 새 시대를 맞을 것이다.
ONE 아쿠아포린 하나가 한 번에 통과시킬 수 있는 물 분자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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