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다가올 신기술 혁명에 대비하라

WORLD ECONOMY

인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존 전통산업의 패러다임을 깨는 새로운 산업 혁명이 필연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앞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혁명은 사물 인터넷 기술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글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경제위기 뒤에는 늘 신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드는 혁명이 등장했다. 세계경제는 이를 통해 한 단계 발전했다. 역사적 경험으로 미뤄 볼 때, 1929년 대공황 이후 80여 년 만에 나타난 대불황 다음에도 신기술 혁명은 등장할 것이다.

석탄을 사용한 증기기관 등장이 제1차 산업혁명을, 석유와 내연기관이 제2차 산업혁명을 가져왔다. 이제는 수소 연료전지와 태양광, 풍력 등을 포함하는 녹색에너지가 제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1차 산업혁명의 주축인 증기기관과 2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컨베이어 시스템이 제조업의 혁신을 이뤘다면, 빅데이터, 3D프린터, 지능형 로봇 같은 IT서비스와 첨단 로봇 기술이 신에너지와 맞물려 3차 산업혁명을 만들 공산이 높다.

인류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신재생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산업 혁명이 필연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이러한 3차 산업혁명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변화를 동시에 일으킬 뿐만 아니라 세계의 패권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나 황금과 같은 ‘땅에서 나는 것들’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은 인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졌다.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꿔 온 반도체,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 등도 원래는 모두 군사기술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바다와 하늘에서 자원을 얻는 시대가 오면 첨단기술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 될 것이다. 그러면 패권의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람 살리는 기술의 시대’가 오면 세계의 패권 향방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지금 미국과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 지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이 19세기 대영제국을 건설했을 때 통치한 인구는 불과 4억5,000만 명이었지만, 1970년대 이후 미국은 인구 70억 명의 세계를 통치하는 세계 최고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경제성장 추세라면 중국은 (치명적인 재난이나 전쟁만 없다면) 짧으면 10년, 길면 20년 이내에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다. 그러면 개도국이 세계최대 경제대국이 되는 패러독스가 생긴다.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자원과 에너지 전쟁이 필연적으로 나타나고 미국과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식 리더십과 미국식 리더십 가운데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면 전쟁 없는 대국의 부상은 가능할까? 그리고 주변국가를 괴롭히지 않는 대국의 굴기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인류 역사상 모든 제국의 전쟁은 땅 위의 자원전쟁이었다.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황금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인간이 발명한 첨단기술은 원하든, 원치 않든 자원을 뺏기 위한 전쟁도구로 사용되었다. 철과 구리는 창과 칼을 만드는 데, 바퀴는 전차를 만드는 데 이용되었다. 화약, 나침반은 대포와 전함에 사용되었다. 21세기 첨단기술인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인터넷 등도 모두 미국이 소련과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술이다. 전쟁이 끝났거나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지면 이것은 민수용으로 전환되어 첨단기술이란 이름으로 돈 버는 데에 이용되었다. 결국 전쟁기술에 강한 나라가 떼돈을 버는 구조였다. 역대 세계 초강대국은 모두 같은 방식의 움직임을 보였다.

지금 미국이 첨단기술의 나라고 이를 통해 떼돈 버는 나라인 이유는 최근까지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전쟁을 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 패전 후 전쟁을 할 수 없었던 일본의 전자산업은 몰락했다. 휴대폰의 전설 노키아가 쓰러지고 한국의 휴대폰이 선전한 이유는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전쟁의 위협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의 최강자가 된 이유는 남북대치, 분단의 비극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이 디지털 휴대폰 사업에서 모토롤라를 제친 건 CDMA 이동통신기술 개발 때문이다. 소련과의 대치로 도청이 안 되는 CDMA 기술을 개발한 미국 퀄컴사는 소련붕괴로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미 국방성이 지원을 끊자 바로 곤경에 빠졌다. 군사정부 시절 한국은 퀄컴의 CDMA 기술을 성공시켰고 이를 삼성이 활용해 모토롤라를 제치고 CDMA 디지털 휴대폰에서 세계 최강자가 되었다. 그 여세를 몰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위협하는 세계 최강의 스마트폰 회사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전쟁 없는 첨단기술은 가능할까? 인류가 에너지와 자원을 하늘과 바다에서 찾으면 전쟁의 양상이 달라진다. 사람 죽이는 기술이 필요없어지게 된다. 무한대의 태양과 공기, 강과 바다, 그리고 우주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첨단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전쟁은 피할 수 있다.

21세기 들어 세상을 변화시킨 것은 첫 번째가 인터넷 혁명, 두 번째가 스마트폰 혁명이었지만 이제 다가올 세 번째 혁명은 사물 인터넷(IOT) 혁명이다. 지금 빅데이터는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은 고객관리를 새로이 정립시키고 있다. 이동통신을 통한 SNS는 기업문화까지 바꿔놓고 있다. 사물 인터넷은 기업을 물건 파는 회사가 아니라 부가가치를 파는 회사로 변신시키고 있다. 기계와 사물이 말을 하고 소통하는 시대, 365일 24시간 일을 시켜도 불만이 없는 로봇을 휴대폰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농장이 아니라 농업공장에서 컴퓨터와 로봇이 기르는 유기농 채소와 질 좋은 한우고기가 나오는 것도 현실이 되고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석유를 지배하는 자’, ‘화폐를 지배하는 자’가 최근 500년간 세상의 지배자였지만 이젠 ‘세상 모든 사물의 두뇌를 지배하는 자’가 진정한 지배자로 등장하는 시대가 온다.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로봇 회사를 사고 인공위성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오지까지 인터넷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회사가 무인비행기회사를 사고 인터넷 공룡들이 IPO와 증자를 통해 조달한 돈으로 인공지능, 바이오 회사에 돈을 퍼붓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기존 전통산업의 패러다임을 깨는 혁명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로봇을 비롯해, 인공지능을 가진 모든 사물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깔 수 있다면 ‘21세기의 하느님’은 바로 ‘구글느님’이 된다. 세상 모든 인간의 두뇌를 지배하는 신과 같은 존재로 부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신기술의 시대에 여전히 휴대폰과 자동차에 목숨 걸고 있는 한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전병서 소장은…
대우증권 리서치본부장과 IB본부장을 역임했다.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을 거쳐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석사), 푸단대 관리학원(석사·박사)에서 공부한 그는 현재 중국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 중국 성장산업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저서로는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5년 후 중국’ 등이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