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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한 시각 갖춘 특급 엔지니어를 키워라”

노벨리스의 특별한 교육프로그램 ‘EDP’<br>INTERVIEW | 에밀리오 브라기 노벨리스 아시아 부사장

알루미늄 압연·재활용 분야 글로벌 1위 기업 노벨리스가 최근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졸 신입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 EDP(Engineer Development Program)의 2기 수료식을 부산에서 개최한 것이다. 67명의 노벨리스 신입 엔지니어들은 전 세계를 누비며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실무 교육을 받았다. 사실 대다수 기업들의 신입사원 대상 교육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기업들은 6개월 남짓 교육을 진행한 뒤, 사원들을 현장에 투입한다. 하지만 노벨리스의 EDP는 무려 2년간이나 진행된다. 노벨리스가 2년이라는 긴 시간을 신입 엔지니어 교육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밀리오 브라기(48) 노벨리스 아시아 부사장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지난 6월 말, 서울 노벨리스 아시아 본사에서 만난 브라기 부사장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노벨리스의 가장 큰 자산 역시 젊은 엔지니어라고 말했다. “젊은 엔지니어는 노벨리스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아무리 최첨단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해도, 능력 있는 엔지니어가 없다면 첨단 설비는 그저 쇳덩어리에 불과하죠. 저희가 인재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노벨리스 엔지니어 성장의 핵심은 바로 인재육성프로그램(EDP)이다. 브라기 부사장은 EDP를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EDP는 글로벌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노벨리스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EDP)은 엔지니어로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성장 가능성이 큰 대졸 신입사원을 위한 교육과정이다. 교육은 기술, 전문지식, 리더십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EDP는 노벨리스의 전 세계 25개 생산 공장에서 강의, 코칭, 현장 실습, 기타 경력개발 기회의 형태로 진행된다. 신입 엔지니어들은 교육 과정에서 리더십과 직무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게 고안된 과제를 수행한다.

브라기 부사장은 “EDP는 노벨리스의 생산 부문에서 빠르게 경력개발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교육과정을 수료한 신입 엔지니어들은 자동화 ·전기·기계·프로세스 엔지니어링, 공급망 관리, 환경안전보건 같은 분야에서 본인의 경력개발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DP 과정은 총 2년 동안 진행된다. 일반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과 비교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다. 브라기 부사장은 2년이라는 시간을 ‘포괄적 지식을 얻기 위한 투자의 시간’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노벨리스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일맥상통한다.

“노벨리스에서 엔지니어는 생산의 중추적인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술 전문성은 물론, 회사의 제조공정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를 지녀야 합니다. 2년이란 시간은 저희가 원하는 인재를 얻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죠.”

최근 노벨리스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노벨리스는 지난 3년간 글로벌시장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설비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노벨리스 아시아 본부가 위치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지난해 10월 4,000억 원을 투자해 영주·울산 공장 생산설비 증설을 완료했다.

시설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엔지니어 양성이다. 노벨리스는 본사 차원에서 향후 10년간 상당수의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DP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추적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노벨리스는 부산에서 EDP 2기 수료식을 진행했다. 전 세계를 돌며 EDP 교육과정에 참여한 신입 엔지니어 67명이 이 행사에서 교육 소감을 발표하고 한국 문화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또 노벨리스 아시아 사업성장의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울산공장을 견학하며 실무 경험도 쌓았다.

이번 EDP 수료식을 부산에서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브라기 부사장은 이에 대해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아시아는 글로벌 압연 알루미늄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아시아 지역 본사가 위치해 있는 한국이 아시아 시장 공략의 본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근데 왜 하필 부산이냐고요? 한국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기 때문입니다.(웃음)”

노벨리스의 아시아 시장 공략의 중추는 한국 엔지니어들이다. 주요 공장이 한국에 위치한 만큼 국내 엔지니어들의 역량은 노벨리스 성장의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브라기 부사장이 바라보는 한국 엔지니어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는 한국 직원을 설명하는 한 단어로 ‘헌신’을 언급했다.

“한국 직원들은 제가 여태껏 보아온 직원들 가운데 가장 헌신적입니다. 한국 직원들의 배우려는 열망, 절제력, 타인에 대한 존중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그는 한국 직원들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바로 ‘수동적인 태도’였다. 상하관계가 철저한 국내 기업 문화에서 구성원들은 상명하복이라는 원칙을 암묵적으로 고수한다. 하지만 브라기 부사장은 이 같은 한국인들의 모습이 성장을 가로막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단 훌륭한 배움의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브라기 부사장은 “한국직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조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주도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보다 적극적이고 야심 찬 직원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브라기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원하는 노벨리스의 인재상으로 ‘스피드’를 가진 직원을 강조했다. 브라기 부사장은 말한다. “신입 직원 채용 면접에 참석하면 항상 물어보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을 결정할 때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확인하죠. 저는 누구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중요시합니다. 인생도 그렇잖아요. 계산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니까 말이죠.”

마지막으로 글로벌 기업 수장으로서 글로벌 취업을 목표로 삼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이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브라기 부사장은 ‘글로벌 경험’과 ‘목표의식’을 강조했다. “한국을 벗어나 다른 언어와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가져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환경과 도전에 직면하면 보다 넓은 시야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브라기 부사장은 취업을 준비했던 20대 시절을 회상하며 직업선택에 대한 확고한 목표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대를 돌이켜보면, 엔지니어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술 선도 기업, 다시 말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다”며 “직업을 선택할 땐 가장 먼저 분명한 커리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벨리스 EDP 수료식 현장 스케치
“기술·글로벌인맥 쌓은 잊지못할 2년간의 경험”
노벨리스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 ‘EDP’는 신입 엔지니어들의 실무 경험 획득과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도움을 주는 소중한 교육 과정이다. 노벨리스 글로벌 리더 육성의 장인 노벨리스 EDP 제2기 수료식 현장을 다녀왔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지난 6월 27일 오후, 부산 해운대 노보텔 5층 그랜드볼룸의 분위기는 마치 클럽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들썩이고 있었다. 과연 이 곳이 글로벌 기업의 교육 수료식 현장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이날 개최된 노벨리스 제2기 글로벌 수료식에는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 대륙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67명의 엔지니어와 노벨리스 글로벌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들 수료생들은 지난 2년간의 기억을 잊지 않으려는 듯, 동기들과 연신 수다를 떨었다.

임원진의 격려사로 시작된 제2기 수료식의 백미는 지난 2년간 경험한 EDP에 대한 느낌과 소회를 밝히는 시간이었다.

브라질 출신 엔지니어 마우로 트리스차오는 지난 2년간의 잊지 못할 4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마우로는 동기들과 함께한 생일파티, 동료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슬픔, 노벨리스 어워드 수상, 다양한 문화를 체험한 ‘리빙위크’를 꼽았다. 마우로는 “2년간의 경험은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 출신의 여성 엔지니어 마리아 스코비는 현장 실습 과정에서 겪었던 실수의 순간을 떠올리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자동차 공정 부문에서 근무했던 마리아는 직접 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 공장에서 실습을 진행하며 경험을 쌓았다. 마리아는 “늦은 나이에 취업을 한 탓에 나이가 같은 선배 기술자를 만나 곤혹스러운 적도 있었다”면서도 “EDP를 통해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쌓은 것에 매우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발표에 나선 유일한 아시아 여성 수료생인 타이완 출신 엘리시에 리도 “EDP를 통해 내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획득했다”며 “직접적인 업무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어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엔지니어 인재 양성을 목표로 2011년 시작된 노벨리스의 EDP 프로그램은 그 동안 아시아 수료생 53명을 배출해왔다. 현재는 2013년 가을에 시작된 제3기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교육을 수료한 직원들은 자동화, 전기, 기계, 프로세스 엔지니어링 및 환경보건안전 분야에서 근무하게 된다.

에밀리오 브라기 노벨리스 아시아 생산·영업총괄 부사장은 “수십 년간 축적된 엔지니어링 전문성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는 노벨리스 EDP는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전문성, 현장경험, 리더십을 겸비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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