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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략 수립이 기업 미래 좌우한다”

INTERVIEW / 존 로버츠 가트너 부사장

IT전략 수립은 기업의 비용 절감에만 도움이 될까?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존 로버츠 부사장은 포춘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기획부터 매출증대까지 아우르는 IT전략이 비즈니스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많은 기업들이 간과하고 있다”면서 “조직에 최적화된 IT전략 수립으로 비즈니스의 성공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사진 김태환 circus-studio.net


지금까지 기업 생존전략은 비용 절감, 신기술 개발, 가격 경쟁력 등에서 해답을 찾아왔다. 최근에는 조직 혁신과 변화, 소통 등 기업 내부적 변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인 사례들이 자주 소개되고 있다. 이른바 IT전략 수립을 통해서이다.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기업의 경영전략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영 컨설턴트나 리서치 회사 관계자들은 “IT전략이 기업 내부와 시장 환경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바일이나 SNS,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변혁을 주도하는 요소들을 결합해 기업 안팎으로 활용하고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누가 해야 할까? 존 로버츠 부사장은 오래전부터 CIO (chief information officer·최고 정보관리책임자)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그리고 CIO 역시 역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트너 한국 사무소를 방문한 존 로버츠 John P. Roberts 가트너 부사장을 만나 CIO가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CIO는 국내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C 레벨인가?
A: 기업의 미래 성공은 CIO의 역할에 달려 있다. CIO가 기업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참여해야 한다. CIO는 기업과 제품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CIO라는 보직이 한국 기업들에겐 낯설어 보인다.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CIO를 단순한 IT 매니저 정도로 인식한다. 비용 관리, 시스템 관리 등을 그 역할로 한정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지출을 줄여야 할 상황이 생기면 기업은 어김없이 IT관련 예산을 줄여왔다. 여전히 IT예산을 필요가 아닌 투자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초 닷컴 붕괴 후 지금까지 CIO에 할당된 IT예산은 삭감 또는 유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10년 전 CEO를 상대로 여론 조사를 했는데 IT전략은 이들이 생각하는 우선순위 10개 중 6위였다. 작년은 2위였고 올해는 1위다. 기업과 고객들이 쏟아내는 수많은 정보와 기술을 분석하고 컨트롤해 시장에 적용하고 대응하기 위해선 무언가 해야 한다고 느낀 것이다. 다만 업계에 따라 중요성과 관심, 실행력에 차이가 있긴 하다.
분명한 건 디지털 시대라는 얘기를 귀가 따갑게 듣고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점은 IT강국인 한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실제 한국은 IT기술과 디바이스 선진국이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8곳은 빅데이터를 이용하거나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는 IT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최근 금융이나 유통업계 등에선 IT전략 수립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그 밖에 CIO 도입을 통해 IT전략 수립이나 실행을 서둘러야 하는 분야는 어떤 곳이 있나?
A: 금융업계가 CIO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고객이 은행이나 투자운용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IT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금융업계에는 부서 전반 시스템에 IT 전략을 수립해야만 하는 환경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유통이나 항공 운수업계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산업 역시 CIO의 역할과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엔진만큼이나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정보의 취합과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도의 타타모터스는 CIO가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 디자인과 서비스 담당 등 여러 부서와 공유함으로써 시스템 전반을 개선한 바 있다. 특히 CIO가 텔레메틱스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은 시설·장비 투자에 비해 IT 투자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제조업 분야에는 IT 투자를 통해 운영기술이나 프로세스 혁신을 꾀할 여지가 많다. 디지털 시대가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을 바꿔 놓고 있는 만큼 제조업에서도 CIO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제조업 역시 수 많은 정보를 얻고 이용할 수 있다.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들이 상기해야 한다.


Q: 디지털 변혁의 시대를 이끌고 있는 빅데이터, 모빌리티, 클라우딩, 사물인터넷 등에 CIO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 엄청난 정보를 단순히 관리·분석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객 개개인에게 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정보의 개인화 같은 비즈니스 전략 수립의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CIO 역할이 기업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매출 증대의 핵심임을 증명해야 한다.
기업이 좋아하는 말인 ‘속도 혁신’을 포함해 IT인력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CIO가 담당할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CIO는 질문에서 열거한 빅데이터, 클라우딩 기술 등을 활용해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하고 기업 매출 증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구글의 검색 연관 광고가 가장 좋은 예이다. 구글은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딩 기술을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와 광고주 모두의 만족도를 높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매출은 증가한다. 이를 위해 무제한의 데이터를 관리·운영·활용하는 IT 전략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다.
다른 측면에선 애플리케이션을 예로 들 수 있다. 정통적인 앱은 빅데이터, 모빌리티 전략, 클라우딩을 결합해 기업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들을 열거한다. 하지만 CIO는 새로운 전략 수립으로 앱의 이런 기능들을 단순화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항공사 앱을 예로 들어보자. 정통적인 앱은 로그인을 하면 예약과 취소, 좌석 정보와 날씨, 이용 가능한 서비스 같은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항공권을 예매한 고객들은 자신이 탈 비행기에 대한 간략한 정보만 알길 원한다. 여기서 단순한 앱의 필요성이 나타난다. 이런 인사이트를 찾고 실행하는 역할을 CIO가 수행해야 한다. CIO는 앱 개발 인력을 앱 사이즈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치해 조직 구성과 인건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또 이런 간략한 앱들은 마케팅, 고객 서비스 부서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각광 받는 앱은 통합적인 기능과 정보를 제공하기보단 단순하고 분명한 기능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Q: 귀하는 최근 기업들에게 ‘ITO360’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A: 앞서 밝힌 대로 IT비용 절감에 국한된 CIO의 역할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온 세상이 디지털화 되면서 IT분야에 대한 기업의 투자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용절감 이상의 새로운 가치창출을 하는 조직도 요구되고 있다. IT투자에 대한 ROI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선 CIO를 주축으로 최적화된 IT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ITO360은 조직 내에서 IT 역할을 전략적으로 재정비하는 프레임워크라 할 수 있다. CIO뿐만 아니라 디지털 정보를 다루는 임원들을 위해 내가 제안하는 행동강령 같은 것이다. 정보기술을 이용하는 조직을 최적화 하기 위해선 360°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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