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n Primack
14년 전 필자는 사모펀드 열풍을 취재했던 신참 기자였다. 신임 편집장과 TGI Friday’s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그로부터 사모펀드 업계의 기본 구조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사모펀드는 대형 기관 투자자(소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그 자금으로 서서히 기업을 인수한다. 소수 투자자들은 사모펀드에 자신이 맡긴 자금의 일정 비율을 매해 ‘관리 수수료 (Management Fee)’로 지급한다. 이 수수료로 월급과 사무실 임대료 등 간접비를 충당한다.
투자자들은 공정한 이익 배분 차원(better align interests)에서 사모펀드에 최종 수익금의 일정 비율도 성공보수로 제공한다. *역주: 사모펀드의 성공 보수는 일반적으로 전체 수익금의 20% 정도이다.
사모펀드 산업의 규모와 대중 인지도가 크게 성장했음에도, 이러한 수수료 관행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사모펀드가 투자자들과 인수기업에 청구하는 추가 수수료 및 비용에 대한 세부 계약 내용(Fine Print)을 얼버무리는 관행도 바뀌지 않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재 이 부분을 조사하고 있다(2010년 발효된 도드-프랭크 Dodd-Frank 금융 개혁법 덕분에 가능해졌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준다.
앤드루 보든 Andrew Bowden SEC 감사국장은 최근 연설에서 “사모펀드에 조언을 해주는 회계법인들이 수수료 및 비용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전체 투자 건수 가운데 50% 이상에서 관리 규정 위반이나 중대한 취약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뉴욕 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부의 경우 투자자들의 지갑이 털리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탐욕스러운 월가(Wall Street)와 순진한 미국 중산층(Main Street)의 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는 것은 분명 아니다. 소수 투자자들-연기금도 예외는 아니다-은 자체적으로 고액 연봉의 변호사와 회계사를 고용하고 빈틈없는 투자를 해야만 한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모펀드와 소수 투자자들 모두 자신의 이익에만 치중한다는 사실이다. 사모펀드는 과거에는 입만 벌리면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듯 손쉽게 돈을 벌었다. 하지만 지금은 10년 전과 비교할 때 투자 수익을 거두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 부족한 수익을 만회하려다 보니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한다. 그래서 때때로 모호하기 짝이 없는 투자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이런 계약서들은 사모펀드가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물론 자기들에게 유리한 내용은 상세히 열거한다). 예컨대 계약서에 따라 소수 투자자가 사모펀드 인수 기업에 부과되는 9가지의 특정 수수료 중 80%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사모펀드가 얼렁뚱땅 10번째 수수료를 추가한다고 해도 알아차릴 수 있을까?
반대로 소수 투자자들 역시 가능한 한 최고의 계약 조건을 얻어내려고 한다. 영향력 있는 대형 기관 투자자 대부분이 유리한 조건이나 조항을 포함한 각각의 ‘부가 협약(Side Letter)’을 고집하는 이유다. 토니 제임스 Tony James 블랙스톤 그룹 Blackstone Group 사장이 최근 “법률 준수(Legal and Compliance) 부문이 회사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사모펀드와 투자자 간의 갈등이 많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가장 크게 간과하고 있는 점은 투자자와 사모펀드 관계를 돈독하게 할 동반자 정신이다. 물론, 양측 모두 입으로는 동반자 정신을 수도 없이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 스스로도 동반자 정신은 관계의 기본이라고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립적인 계약 협상과정을 거친 후 공평한 이익 배분을 기대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엄밀히 말하면 투자자들이 속고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는 계약대로 정확히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SEC의 발언으로 사모펀드를 가장 신뢰했던 소수 투자자들조차 자신들이 속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많은 사례들처럼, 이번 경우에도 최선책은 단순함이다. 사모펀드 계약서가 특정인의 소유물이 되거나, 150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책이 될 필요는 없다. 이렇게 복잡한 이유는 누락한 내용을 숨기려는 의도로 보인다. 계약서는 간결하게 표준화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특정 수수료와 비용 적용 측면에서,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다. 부가 협약이 필요한 것은 사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외의 목적으로 만든 부가 협약은 전부 폐기되어야 한다.
간단히 말하면, 필자가 TGI Friday에서 배운 대로 사모펀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 편법의 시작이 아니라 상호 이익을 향상시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SEC가 몇 가지 질문만 던지고 조사를 마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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