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보고 배우고 체험하라!

SEE. LEARN. DO.<br>최고의 교육은 종종 교실 밖에서 이뤄진다.

흔히 과학·기술·공학·수학(STEM)은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과거 어떤 시절보다 다양하게 직접 만들고, 탐험하고, 도전하며 STEM 교육을 체험할 기회를 갖고 있다. 집안에서 수천 개의 강의를 수강할 수도, 우주에서 실험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체험의 시대’를 맞아 교육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실험실 속 지구
● 캘리포니아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 대기 공정 연구실


실내에서 구름을 만든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학생들에게 이는 일상적 풍격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모그 체임버를 보유한 대기 공정 연구실에서 구름의 형성과정을 정밀 시뮬레이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쿠아 아사-아우쿠 교수의 지도하에 학생들은 테프론 수지로 내부를 둘러싼 2층 높이의 체임버 속에 에어로졸 생성 혼합물과 수증기를 주입한다. 그러면 블랙라이트와 200㎾ 아르곤 아크등이 태양의 역할을 맡아 구름을 형성시키는데 온도, 압력, 열, 습도 등의 변수를 제어해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실험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체임버 곳곳에 설치된 30여종의 계측장비가 에어로졸이 수증기를 끌어들여 물방울이 형성되는 과정의 화학적·물리학적 특성을 측정하게 된다. 에어로졸은 기후모델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최대 요인인 만큼 이 실험에서 밝혀진 사실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도 제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스모그 체임버의 효용성을 인정한 다른 대학 학생들도 이 연구소를 찾아와 대기의 질을 연구, 미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유해물질 배출기준 설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38% 2010년 입학한 미국 4년제 대학 신입생 중 이공계 전공자 비중.



[THAT’S A CLASS]
외계 생명체 탐사 서포터즈


캘리포니아주 래슨 화산 국립공원. 레드 블러프 고등학교의 졸업반인 메이슨 트루히요가 냇물 언저리의 바위로 손을 뻗쳤다. 그리고 조심스레 유황냄새가 배어 있는 열수(熱水)의 표본을 채취했다. 이를 분석해 열수의 특성 데이터를 작성함으로써 지구 초기 생명체의 단서를 찾을 계획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녀가 13명의 친구들과 1.5㎞의 눈길을 헤치고 과거 화산의 중심부였던 이 냇가로 온 이유다.

물론 래슨 화산 국립공원의 진흙 온천과 분기공의 주변 온도는 115℃를 웃돈다. 대다수 생물들의 생존이 불가능한 고온이다. 하지만 35억년 전 살았던 몇몇 생물들에게는 평범한 환경이었을지 모른다.

천체 생물학자들은 이런 환경에서의 연구가 외계행성의 생명체 탐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큐리오시티 같은 화성 탐사 로버들이 화성의 토양샘플에서 생명체의 징후를 찾는데 결정적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화성탐사 임무에 참여해온 미항공우주국(NASA)의 지구화학자 데이브 데마레 박사가 6년전 레드 블러프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이 연구는 대학 3~4학년 수준의 고등 연구예요. 아마도 저희 학생들은 NASA 유일의 고교생 천체물리학 인턴직원일 겁니다. 제가 은퇴한 후에도 지구에서 외계 생명체 탐사를 지속할 천체생물학자 꿈나무들의 육성이 지속됐으면 합니다.”

그에 따르면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은 손쉽게 A학점을 받지 못한다. 심지어 학교로부터 방과 후 활동으로 인정받지 조차 못한다. 그런데 왜 이토록 열심인 걸까. 멸균 튜브에 열수샘플을 넣어 밀봉하던 트루히요는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 연구 덕분에 화성에서 실제로 생명체가 발견됐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이 설령 미생물일지라도 정말 가슴 떨리는 일이에요. 게다가 이 프로그램이 아니면 어떻게 저희가 NASA 과학자들과 눈싸움을 해보겠어요.”



[DISRUPTOR]
컴퓨터 업계의 십자군

● 레쉬마 사우자니 ● 걸스 후 코드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정치가이자 법률가인 레쉬마 사우자니는 2010년 미 국회의원 선거유세 기간 동안 뉴욕시의 학교들을 방문하면서 큰 놀라움을 느꼈다. 컴퓨터공학 관련 교실의 남녀 성비 차이가 너무나 뚜렷했던 것.
“한 로봇공학 연구실에는 남학생만 100여명이 있었고, 또 다른 컴퓨터공학 교실에는 여학생이 1명뿐이더군요. 거의 모든 직업군에서 컴퓨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여성들의 사회적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죠.”

실제로 1980년대 중반 이래 컴퓨터공학 분야의 여성 학사 학위 취득자 수가 3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사우자니는 여성들에 대한 조기 컴퓨터 교육만이 이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선거에는 낙선했지만 2년 뒤 그녀는 ‘걸스 후 코드(GWC)’를 설립, 매 여름마다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등의 기술기업에 여고생들을 보내는 인턴프로그램을 런칭했다. 현재 실리콘밸리 및 4개 도시에 위치한 19개 기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지난 6월 구글이 여학생 대상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프로그램 ‘메이드 위드 코드’에 5,000만 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등 유사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사우자니에 따르면 GWC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학생의 95%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분야를 전공할 계획이다. 미전역 평균은 단 1%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여성은 물론 산업체들에게도 좋은 소식이에요. 미 노동부 전망에 따르면 2020년까지 컴퓨터 공학자 수요가 100만명 이상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죠.”

20.6% 2008년 이후 10년간 이공계 분야 일자리 증가율 예상치. 전 직종 일자리 증가율의 2배다.



발명 = 교육
물리학과 수학, 발명의 기쁨을 버무린 교육프로그램


스파크 트럭
‘스파크 트럭(SparkTruck)’은 체험 교육의 퇴조에 개탄한 미국 스탠퍼드대학 학생들이 만든 이동식 실험실이다. 밴 트럭에 레이저 절단기와 소형 모터, 수백 달러 어치의 아이스크림 막대기 등을 싣고 전국 학교를 순회 중이다. 2012년부터 미 전역을 2바퀴나 돌면서 5,000여명의 아이들을 만났고, ‘스파크 트럭 제작법’이라는 가이드북도 냈다.

메이커 스테이트
‘메이커 스테이트(Maker State)’는 미국 뉴올리언스와 뉴욕 허드슨밸리 인근의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과학체험교육으로 시작됐다. 이제는 매년 미 전역의 여름캠프에 ‘메이커 펠로우’라 불리는 강사들을 파견하고 있다. 이렇게 1년에만 6,000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STEM 기반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생일파티 프로그램도 운용하는데 학생들은 로봇 모양의 컵케이크를 먹으며 슈퍼히어로 팔찌, 더비카 등 90분짜리 과학키트를 만들 수 있다.

더 메이커리
‘더 메이커리(The Makery)’의 모토는 누구나 슈퍼마켓에 들르듯 손쉽게 창의공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도시인 뉴욕 한복판에서 ‘나만의 사이먼 가라사대 게임 만들기’와 같은 간판을 내걸고 간이공방을 설치·운용한다. 올해 봄 이들은 록펠러대학의 메인홀에서 공기추진식 로켓 제작 대회를 열기도 했다.

메이커 캠프
‘메이커 캠프’는 13~18세 대상의 온라인 여름캠프다. 6주일간 매일 종이회로, DIY 패션 등 여러 주제에 맞춰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학생들은 구글 플러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협력하거나 공공도서관 등 인근 제휴기관의 조력자들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종종 레고, 디즈니랜드, 짐 핸슨의 크리처숍처럼 메이커 세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곳으로 온라인 답사를 떠나기도 한다.



[THAT’S A CLASS]
해저 보물지도 제작자


지금껏 하와이 제도 주변에서 확인된 난파선의 잔해는 150개가 넘는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해양보호구역 사무국의 해양고고학자 한스 반 틸뷔르흐 박사는 1996년부터 대학원생들과 함께 이런 잔해의 위치를 기록해오고 있다.
“바다 속에 가라앉은 유물들을 조사해 역사의 한 단편을 밝혀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어요.”

지난 수년 동안 그는 하와이 대학 학생들과 제2차 세계대전 중 추락 또는 침몰한 전투기와 폭격기, 상륙정의 잔해를 찾고 있다. 올 여름에는 2주일간 진주만 근해에서 상륙정의 잔해를 탐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영구적 기준선망 없이 지도를 제작할 때 쓰이는 ‘기준선 삼변측량(baseline trilateration)’ 기법으로 잔해와 해저를 측량하는 방식을 배운다. 수중의 그림과 사진, 영상도 촬영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만든 지도 덕분에 정부는 유물들을 보호·관찰하여 역사에 남길 수 있습니다.”

26% 2009년 미국 고3(12학년) 대상 수학 성취도 평가에서 ‘우수(proficient)’ 이상의 성적을 낸 학생의 비율.

놀이 = 교육
아이들의 과학적·공학적 자질을 일깨워줄 5가지 신문물.


엑소 랩스 모델2 카메라
모든 종류의 표준형 현미경에 부착 가능한 고해상도 카메라. 촬영된 이미지 또는 영상을 iOS 기기로 실시간 확인하며 크기를 측정할 수도, 주석을 달수도 있다.
495달러; exolabs.com



심시티 에듀 폴루션 챌린지
심시티 에듀 시리즈의 첫 번째 중학생용 교육 게임. 학생들은 도시기획자가 되어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조화를 꾀할 6가지 미션을 수행하고, 교사들은 이에 맞춰 학습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200달러(유저 30명); simcityedu.org

레고 마인드스톰 에듀케이션 EV3
전기공학 및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기본 원리를 교육할 수 있는 로봇공학 키트. 디자인 엔지니어링, 과학 활동, 우주 활동 등 다양한 커리큘럼의 수행이 가능하다.
324달러(코어 세트); education.lego.com

메이키 메이키 발명 키트
이 키트만 있으면 과일과 점토찰흙 같은 물건들이 게임용 정전식 터치패드 컨트롤러로 변신한다. 회로기판이 물건에 손가락이 접촉할 때 전달되는 미세한 전기신호를 감지하는 메커니즘이다.
50달러; makeymakey.com

리틀비트 파퓰러사이언스 슈퍼 번들
자석 결착식 모듈형 부품들로 회로를 구성, 다양한 제작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키트. 파퓰러사이언스 번들에는 최신 클라우드 모듈이 포함돼 있으며, 온라인은 물론 아두이노 컨트롤러에도 연결된다.
가격미정(출시 예정); littlebits.cc



[DISRUPTOR]
교육 이퀄라이저

● 아난트 아가르왈 ● edX 최고경영자


컴퓨터공학자 아난트 아가르왈은 1970년대 후반 인도 마드라스 공대에 입학한 신입생 중 유일하게 물리학 중간고사에 낙제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자신이 자라난 인도 남부 망갈로르 지역의 고교 교육과정이 대학교육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음을 깨달았다.
“국가마다, 지역마다 교육이 천차만별이더군요. 우수한 교육을 받는 학생들도 있지만 가난하거나 단순히 그 국가, 그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로부터 약 25년이 흘러 MIT 교수가 된 아가르왈은 뜻을 함께 한 동료 교수들과 함께 온라인 강의와 토론을 수업에 접목했다. 이후 실험실을 온라인 공간에 구현한 웹사이트를 제작, 전자·회로학 개론 수업을 진행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성공을 지켜본 MIT는 2011년 온라인 강의 사이트인 MITx를 런칭했고, 지금은 5개 단과대학의 30개 교육과정 강의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또한 MIT는 아가르왈 교수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비영리기구 edX에 MITx의 플랫폼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 edX에서는 MIT와 하버드대학, UC버클리 등 전 세계 53개 대학·기관의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 중이다.
“자기계발에 목마른 직장인, 대학교육을 선행 학습하는 고교생, 학업의 꿈을 이어가려는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196개국 260만 명이 수강생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얼마 전 edX는 웹사이트의 코딩을 오픈하는 결단도 내렸다. 덕분에 모든 교육기관들은 자신의 실정에 맞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배움의 기회는 만인에게 공평해야 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처럼 말이죠.”



[DISRUPTOR]
꿈 투자자

● 피터 시엘 ● 페이팔 공동설립자, 시엘 재단 설립자


간편 전자결제시스템 ‘페이팔’의 공동설립자이자 억만장자인 피터 시엘은 4년 전 시엘 재단을 통해 젊은 과학·공학 영재의 창업을 독려하고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시엘 펠로우십’을 발표했다. 선정된 20명의 학생들에게 2년간 각각 1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독특한 조건이 있었다. 창업자금을 지원받으려면 반드시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이 조건 때문에 시엘 펠로우십은 폭넓은 환영을 받지 못했다. 미 재무장관과 하버드대학 총장을 역임한 로렌스 서머스는 작년 10월 한 강연에서 이렇게 비꼬기도 했다.
“최근 10년간 발표된 장학사업 중 가장 방향을 잘못 잡은 사례에요. 사회에 미치는 효과나 메시지는 겉치레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시엘은 지금껏 관습에 얽매인 적이 없는 인물이다. 페이팔 설립 후 2004년 페이스북의 첫 외부투자자가 되더니 민간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비즈니스 인맥 SNS ‘링크드인’, 생활정보 SNS ‘옐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등 틀을 깨는 신생 벤처에 투자자로 나섰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이 큰 성공을 거뒀다.

즉 시엘은 성공하는 사업을 감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 감각을 이제 학생들의 잠재력에 쏟고자 하는 것. 이를 알았던지 어른들의 비아냥거림에도 불구하고 매년 500여명의 10대들이 시엘 펠로우십에 신청하고 있다.
“놀라운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에요. 수년 혹은 수십년 뒤에 이 학생들이 혁신을 주도할 겁니다.”

시엘은 대학교육의 비용 대비 효용성이 낮다고 본다. 학교를 관두라는 조건도 그래서 내걸었다. 교육제도를 고칠 수 없는 만큼 대학만 이 성공의 유일한 길이라는 통념만이라도 깨고 싶었다고 한다. 실제로 80여명의 시엘 펠로우십 수혜자 중 일부는 이미 학교를 다닐 때보다 월등히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고교 2학년이던 17세 때 학교를 자퇴한 매사추세츠주 출신의 토머스 소머즈도 그중 한명이다. 그는 중학교 2학년 시절 MIT 산하 군인 나노기술 연구소의 인턴으로 들어간 이래 대다수 시간을 연구에 할애하면서 학교수업을 도외시했다.

이렇게 교사의 골칫덩이였던 그는 펠로우십 기간 동안 MIT의 멘토와 함께 신생기업 REX 컴퓨팅을 설립, 서버 및 슈퍼컴퓨터용 고효율·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60여명이 자신의 연구를 토대로 합성생물학, 우주항공, 신경 인공기관 등의 분야에서 기업과 비영리기구를 설립했다. 이들이 펀딩으로 모은 자금을 합치면 1억 달러가 넘는다.

시엘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재능을 갖춘 아이들에게 꿈을 이룰 기회를 더 많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왕이면 시엘 펠로우십, Y-콤비네이터(Y Combinator), 테크스타스(Techstars)처럼 종잣돈과 멘토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 유용하다고 말한다. 물론 아직 시엘의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MIT 기업가정신 센터의 빌 올레트 박사도 회의적 태도를 취한다.
“자퇴를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시엘과 Y 콤비네이터가 우수한 인재들의 대학 진학을 막고 있어요.”

이에 대응해 하버드, 스탠퍼드, 예일 등 미국 유수의 대학들은 학생창업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MIT 역시 여름방학 동안 전 세계 학생 연구팀을 대상으로 최대 2만 달러를 지원하는 ‘글로벌 파운더스 스킬 액셀러레이터(GFSA)’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같은 대학들의 노력이 학생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음은 시엘도 인정한다. 그래서 시엘 펠로우십을 마친 학생들의 일부는 학업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22세가 된 이든 풀도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태양전지 패널을 이동시키는 ‘선살루터(SunSaluter)’를 개발한 뒤 프린스턴대학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시엘 펠로우십은 제 인생을 바꿔 놓았지만 프린스턴대학도 마찬가지예요. 두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겁니다.”



[THAT’S A CLASS]
우주여행 개척자


미국 스탠퍼드 대학생 3명이 멕시코만 상공 9,000m 고도에서 온 힘을 다해 구토를 참아내며 실험용 더미의 목구멍에 탐침을 밀어 넣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휴대형 초음파 기기가 무중력 환경에서 심장을 제대로 촬영해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 이를 위해 더미의 몸속에는 2만6,000달러짜리 모의 심장이 들어있으며, 보잉 727 항공기가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자유낙하 상태를 모사해 무중력을 구현한다.

이 연구는 대학생들에게 우주비행의 미래를 결정할 실험기회를 제공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 ‘미세중력 대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현재 미세중력 대학에서는 우주 유인탐사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들을 하나씩 공략하고 있는데, 폴 워렌 학생이 리더를 맡고 있는 스탠퍼드대학 팀의 경우 더미와 초음파기기를 기증 받아 이번 실험에 나섰다.
“장기 우주비행을 실현하려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의료 장비가 우주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야만 합니다.”

항공기가 하강을 마치고 재상승하자 무중력 상태가 해제됐다. 학생들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초음파기기가 심장의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해 성공한 것이다. 실험을 마치고 워렌은 지상에서만 운용됐던 초음파기기와 이번 실험에 쓰인 기기를 심장마취과 의사에게 보냈다. 무중력 환경이 기기의 이상을 초래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의사는 두 기기의 차이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실험결과는 금명간 다른 의사들의 추가검증을 거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ROLE MODEL]
어머니가 아인슈타인에게 배운 것


저희 어머니 마이판위 윌리엄스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학교를 다니던 1946년 16세의 나이에 아인슈타인에게 편지를 쓰셨어요. 그 편지가 어머니의 인생을 영원히 바꿔놓았죠. 어머니는 과학자가 되기를 소망한다면서 끝까지 별을 연구하고 싶다고 적었는데 아인슈타인이 직접 격려의 글을 보내주었답니다. 이후 어머니는 두 번째 편지에서 자신이 여성임을 밝혔고, 아인슈타인은 다시 답장을 보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어머니 역시 그래야한다고 했죠.

1940년대는 남녀 불평등 시대였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아인슈타인의 조언을 따랐고, 1948년 당시 여성으로는 흔치 않게 대학에 입학했답니다. 그녀는 유전학과 동기생 중 유일한 여자였고, 졸업식 때 상을 받은 유일한 학생이 됐습니다. 졸업 후에는 저명한 생물학자를 도와 남아프리카 일대의 초원을 복구하는 일을 하셨죠.

어머니는 제게 정말 큰 영향을 끼친 분이에요. 어머니 덕분에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가능함을 깨달았거든요. 결국 저는 어머니를 동경하며 대학에서 식물학과 동물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케이프타운에서 환경보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분기공 (fumarole, 噴氣孔) 화산가스가 분출돼 나오는 구멍.
GWC Girls Who Code.
메이드 위드 코드 Made with Code.
짐 핸슨의 크리처숍 creatureshop.com
GFSA Global Founders’ Skills Accelerato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