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민권을 팝니다

CITIZENSHIP for SALE

유능한 기술자든, 가난한 일용직 노동자든 미국시민권 획득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50만 달러를 지불할 여력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By PETER ELKIND With MARTY JONES


2012년 11월 15일 약 100명의 사람들이 시카고 오헤어 공항(O’Hare Airport) 인근에 모였다. 세계적인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낡은 호텔을 철거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곳에는 상업적·환경적으로 탄성을 자아내는 ‘세계 최초의 LEED 플래티넘 인증 무탄소·무알레르겐 컨벤션 센터 겸 호텔 복합단지’ *역주: LEED는 친환경건물 인증 프로그램으로 플래티넘이 최상위 등급이다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케네디 고속도로(Kennedy Expressway)와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후터스 Hooters가 바로 옆에 있다. 복합단지의 환경적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개발업자들은 이를 ‘교토 프로토콜 센터 Kyoto Protocol Center’라고 홍보했다. 프로젝트의 총경비는 9억 1,300만 달러로 14층, 17층, 19층 높이의 고층 빌딩 3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는 스위트룸을 비롯한 955개 룸, 4단계의 컨벤션 공간, 스파와 요가시설을 구비한 옥상 정원, 미니 골프장, 1,72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자동화 주차장까지 갖춘 호텔 5개도 포함되어 있다. 이 프로젝트는 ‘EB-5’라 불리는 미 정부 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EB-5는 고용 창출 벤처회사에 50만 달러를 투자한 부자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시민권뿐만 아니라 쏠쏠한 투자수익도 ‘보장’ 받는다는 말로 300명가량의 열성 중국 투자자들을 유치해 약 1억 4,700만 달러를 조성한 바 있다.

안수 세티 Anshoo Sethi는 투자자들에게 공사가 드디어 시작되려 한다고 공표했다. 프로젝트 총괄책임자인 안수는 날렵한 몸매와 부드러운 말투와는 대조적으로 야심 찬 비전을 가진 젊은이다. 그는 크림색 정장 차림에 라벤더 색 타이와 포켓스퀘어를 한 말끔한 모습으로 풍선으로 장식된 흰색 천막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샴페인과 함께 간단한 요리, 컵 케이크가 제공됐다. 미신을 믿는 그는 사업 운을 잘 보는 점성가의 지시를 따른 듯 연단 옆에 (인도에서 부와 번영을 상징하는) ‘돈 나무’를 세웠다.

행사에서 연설을 한 12명 중에는 ‘프로젝트가 8,495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 찬사를 보낸 2명의 시카고 노동조합장들, 장차 들어설 호텔의 장밋빛 미래를 설계한 안수의 자문가들, 주 상원의원, 중국인 투자자 유치를 도왔던 케빈 라이트 Kevin Wright 등이 있었다.

지난 1977년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안수의 아버지 라빈더 Ravinder 세티도 연단에 섰다. 투자 제안서를 보니 세티 부자는 모두 경험이 많고, 존경 받는 부동산·호텔 개발 전문가이자 프로젝트 최고 책임자로 묘사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라빈더는 약사였으며 마약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 받기도 했다. 이후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 South Side에서 다시 약국을 운영했지만 미등록 의약품 200병 이상을 보유한 것이 적발돼 약국 매각 명령을 받았다.

투자 제안서에 따르면, 안수는 부동산 개발 및 경영, 그리고 임대 부문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실제 그의 경력은 가족과 함께 호텔-이제 곧 철거될 바로 그 호텔이다-을 운영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안수의 나이는 29세에 불과했기 때문에 사업소개서가 맞다면 그는 14세부터 사업에 뛰어든 셈이 된다.

그러나 축하 행사에서 이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연설이 끝난 후에는 모두 흰색 안전모를 쓰고, 안수가 미리 준비한 크롬 삽을 든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안수는 굴착기에 탑승했다. 굴착기 기사의 지시에 따라 호텔의 일부를 허무는 기념행사도 진행됐다.그리고 곧 들어설 호화 복합단지를 위한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독자들은 EB-5에 대해 처음 들어봤겠지만 세티 부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1억 4,7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문제가 많은 미국 이민제도의 어두운 면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민관련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민 문제는 미 정계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주요 현안 중 하나다. 정치권 무능의 대가는 컸다. 국경관리소에 억류돼 수만 명의 가난한 아이들?관련 시설이 마비될 지경이다-은 물론, 기술업계에서 꼭 필요로 하는 과학자 및 엔지니어들도 미국을 떠나야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과학자, 엔지니어, 가난한 아이들은 모두 불행한 상황에 처해 있지만 돈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부유한 외국인들은 50만 달러만 투자하면 (정부 5순위 취업비자의 약자인) EB-5를 취득할 수 있다.

EB-5는 1990년 처음 시행됐다. 잠재적인 시민권을 부자들에게 판다는 건 미국적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텍사스 하원의원 존 브라이언트 John Bryant는 당시 “도대체 미국의 국격은 어디로 갔나? 시민권을 팔 정도로 절박한 상황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력한 반대 목소리는 훨씬 더 큰 찬성 주장에 압도됐다. ‘EB-5를 통해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한 지역에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찬성론자들의 주장이 세를 얻었다. EB-5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선 시골이나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 있는 신생기업에 50만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또 투자 받는 기업은 10개 이상의 정규직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이론상으로는, 100만 달러를 투자하면 이러한 고용창출 관련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않고도 EB-5를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이 조항에 따라 비자를 신청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EB-5는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EB-5가 이민자와 노동자들에게 이로울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투자유치를 돕는 ‘윈-윈-윈(win-win-win)’ 전략이라 극찬한다. 억만장자 트리오 워런 버핏 Warren Buffet, 빌 게이츠 Bill Gates, 셸던 아델슨 Sheldon Adelson *역주: 미국 최대 카지노업체인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 회장도 최근 뉴욕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EB-5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EB-5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비 전문가, 허황된 사업가, 심지어 사기꾼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EB-5를 이용하면 (은행권에서는 절대 대출 받을 수 없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한 몫 챙기는 데 혈안이 된 중개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를 더 조장한다. 부자 외국인들이 잠재적 피해자여서인지 당국은 비자 프로그램의 오용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왔다.

물론 훌륭한 성공사례도 있다(‘EB-5 프로젝트 5선’ 기사 참고). 각종 모델 및 경제 효과 승수들을 활용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EB-5 투자와 연관된 지출은 34억 달러의 경제효과, 4만 2,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EB-5를 연구한 이들의 견해는 이와는 전혀 다르다. 그들은 과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한 지역에서 충분한 일자리가 생겼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2013년 12월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감찰관은 “EB-5 덕분에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국민들을 위한 일자리가 창출됐다곤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국가 및 도시 혁신을 위한 브루킹스-록펠러 프로젝트(Brookings-Rockefeller Project on State and Metropolitan Innovation)’가 발표한 보고서도 ‘EB-5의 경제적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한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정부는 고용통계에 지나칠 정도로 관대하다. EB-5 투자가 단순한 재정 지원적 성격인 경우에도, 이론상 창출 가능한 최대 일자리 수를 고용효과에 반영하고 있다. 둘째, 대형 벤처사업의 경우 EB-5 투자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투자금이 개발업자들에게 가기는 하지만 이들은 EB-5가 아니더라도 자금을 마련했을 것이다. EB-5 투자를 연구하는 금융 자문가 마이클 깁슨 Michael Gibson은 “오히려 대기업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서 꼭 필요한 소규모 투자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수의 법적 문제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가 작년 법정 진술에서도 밝힌 것처럼 수사관들이 계속 주위를 맴돌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수 부자는 모두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법무법인 퍼킨 스 코이 Perkins Coie 시카고 지사의 안수 담당 변호사도 수사가 계속 진행되는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변호인 측 공식입장은 ‘안수의 항변’ 기사를 참조하라).

안수 세티 사건과 그의 대담한 컨벤션 센터 프로젝트는 EB-5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욕심의 고삐가 풀렸고, 희망과 약속이 혼탁하게 뒤섞인 모습이다. 지지자들은 안수 사건은 예외적인 경우라고 반박한다. 사실, EB-5는 법률을 그대로 적용했을 때도 이해갈등과 (별다른 제약 없이 막대한 금액을 얻게 되기 때문에) 부정부패가 발생할 여지가 컸다. 이를 감안하면 실상은 훨씬 더 심각했다.

시행 후 18년간 EB-5 프로그램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매년 4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예상에 크게 못 미쳤고, 연간 발급 상한(1만 건)에 도달한 적도 없었다. 2003년 EB-5 비자 발급은 65건에 불과했다.

EB-5를 통한 재원조달은 매우 복잡했고, 다른 자금유치 방법도 많았다. 이민자들은 EB-5가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캐나다 유사 프로그램의 경우 지원자들은 단순히 정부에 돈을 빌려 주기만 하면 된다. 원금도 보장된다. 반면 미국의 경우 50만 달러를 투자한 이민자들은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우선 임시 영주권을 얻지만 영구 비자를 얻기 위해선 2년 내에 자신의 투자가 10개 이상의 일자리로 이어졌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당사자와 그의 가족은 모두 강제 추방된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고 모든 것이 변했다.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EB-5는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됐을 뿐만 아니라, 이자율도 매우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미국은 EB-5를 통해 매년 18억 달러를 유치한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EB-5 비자 발급 건수는 더 증가해 1만 건에 달할 전망이다. 첫 도입 후 17년간의 발급 건수를 모두 더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EB-5의 핵심은 비정상적인 거래에 있다. 이민자들의 관심사는 오직 영주권(가족들도 포함)을 획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수익이 어떻든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행정수수료 5만 달러까지 모두 지불하면 향후 5~7년간 미국 벤처기업에 50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특권’을 얻는다. 하지만 투자금 회수는 보장되지 않는다. 물리적, 언어적 장벽 때문에 EB-5 홍보 때 투자 리스크까지 분석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또 그럴 의지도 없어 보인다).

비자발급을 하는 건 정부지만 이득을 취하는 건 민간 개발업자다. 중개인 수수료가 더해져 EB-5 펀딩의 연간 금리는 4~6% 정도다. 개발업자들이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메자닌 Mezzanine 금융 *역주: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중간층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금융에선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모두 지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을 말한다이나 지분투자와 비교해 절반도 안 되는 낮은 이자율이다. 때문에 EB-5로 1억 달러를 조달하면 2,000만 달러의 이익을 볼 수 있다.

EB-5 금융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더 자유롭고 깨끗한 환경을 열망하는, 혹은 자녀를 미국 대학에 진학시키려는 중국인 백만장자들이 주인공이다. EB-5 신청 이민자의 80%는 중국인으로, EB-5에 대한 밝은 전망도 모두 이들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브라이언 수 Brian Su가 주최하는 연례 ‘미국 투자 박람회(Invest in America Summit)’를 보면 이런 상황이 더욱 명료해진다. 지난 3월 상하이에서 열린 투자박람회는 EB-5 홍보 일정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였다. 올해는 중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60명 이상의 미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박람회의 플래티넘 스폰서십 패키지 가격은 4만 6,000달러였다.

수(48)는 1989년 중국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다.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 Springfield에서 20년간 공무원으로 일한 뒤 이제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EB-5 이민 홍보대사 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안수 세티도 그의 고객 중 한 명이었다.

수의 웹사이트 따르면, ‘브라이언 수의 이너 서클 Brian Su’s Inner Circle’에 가입(연 회비 1만 5,000달러)하면 중국과 미국을 아우르는 폭넓고 두터운 인맥을 쌓을 수 있다. 또 1만 달러를 내면 30일간 그로부터 EB-5 펀딩 관련 개인 코칭을 받을 수 있다. 그는 정기적으로 미국인 사업가들을 중국으로 데려와 주요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참가비는 여행 경비 외에 1인당 1만 1,000달러다. 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개발업자 및 컨설턴트를 (업계의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자신의 블로그 및 박람회 VIP 패널에서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올해 상하이 투자박람회 전시관에는 다소 따분한 사업(월드 오브 비어 World of Beer 레스토랑 체인의 신규 부지 4곳)부터 현실성 없어 보이는 사업(루이지애나 해안에 건설하는 10억 달러 규모 화물항)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선을 보였다.

다른 곳에서 투자자를 찾지 못한 이들만이 EB-5를 바라보는 건 아니다. 뉴욕 최대의 개발업체들도 투자박람회에 참여했다. 일례로, 스티븐 로스 Stephen Ross가 운영하는 릴레이티드사 Related Cos.는 허드슨 야드 Hudson Yards 개발비 중 8억 달러를 EB-5 펀드로 조달하려 하고 있다. 허드슨 야드는 맨해튼 웨스트 사이드 West Side에서 진행 중인 총 개발비 200억 달러의 초대형 개발사업이다.

EB-5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도 엉망진창이다. 금융상품 판매보단 오히려 콘도 사용권 판매에 더 가까워 보인다. 개발업자들은 중국 전역의 큰 도시들을 돌며 지역 이민 법무사들의 도움을 받아 투자세미나를 개최한다. 스팸 메시지, 그럴듯한 웹사이트, 텔레마케팅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세미나에 참석할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다. ‘무료만찬 제공’과 ‘아이폰 경품지급’을 미끼로 한 세미나가 열리면 개발업자들이 거창한 약속과 장밋빛 전망을 쏟아낸다.

기대 수익이 상당하기 때문에-릴레이티드사의 경우 EB-5로 2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추산한다-이 회사는 중국에 8명의 직원을 상주시켜 상하이 투자박람회에서 자사 프로젝트를 홍보하게 했다. 회사 부스는 전시관 내에서 가장 화려했다. 수하물 꼬리표, 휴대폰 충전기, 입체 조감도를 볼 수 있는 입체안경, 헤드라이트와 경적소리까지 재연한 노란색 장난감 뉴욕택시까지 모든 것에는 ‘허드슨 야드’ 로고가 찍혀 있었다. 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파란 실크 치파오를 입은 모델 2명을 배치했는데, 치파오에도 어김없이 ‘허드슨 야드’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릴레이티드 같은 대기업들이 동참했지만 EB-5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불분명한 영역이다. 우선, 수백만 달러의 투자금을 보호할 장치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EB-5 투자는 일반적으로 ‘무기명 증권거래(unregistered securities offerings)’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증권 중개인이 개입하지 않는다. 때문에 거래문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의 감독 밖에 있고, 실사를 받는 경우도 거의 없다. EB-5 변호사나 전문가에 따르면, 투자 제안서를 작성하는 기업 변호사조차도 고객의 재산과 배경에 대해 확인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EB-5 변호사들은 개발업자와 투자자 양측 모두를 대변하는데, 이 경우 이해관계의 대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변호사들은 개발업자들로부터 비밀스러운 수수료(최고 건당 6만 달러)를 받고 투자자들을 특정 개발사업으로 유도한다.

EB-5 프로그램은 금융당국이 아닌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 USCIS)의 감독을 받는다. USCIS는 비자발급, 이민자 신원조회 등의 업무에 익숙하지만 사업계획, 일자리 창출효과 연구, 증권매입 같은 것을 검토하는 역량은 부족하다. 사기를 단속할 힘을 가진 기관은 SEC다. USCIS에는 문제를 사전에 감지할 장치가 없다. 문제가 터진 후 수습하는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인도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세티 일가는 소규모 가족 비즈니스를 하며 그들만의 아메리칸 드림을 좇았다. 1977년 라빈더 세티가 먼저 미국으로 왔고, 아내 란즈나 Ranjna도 곧 그를 뒤따라왔다. 안수는 1983년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인도 판잡 대학교(Panjab University)에서 약학을 전공한 라빈더는 미국 약사 자격증을 취득한 직후 시카고에서 약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는 법률 및 규정 위반으로 얼룩져 있다. 복지 수급대상자에게 마약류를 판매하는 병원을 찾기 위해 벌인 함정 수사 과정에서 라빈더의 규제약물 소지가 적발됐다. 결국 라빈더는 1985년 5월 판매목적으로 규제약물을 소지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고 보호감찰에 처해졌다. 이에 따라 주 규제당국은 1986년 라빈더의 약사면허를 30개월간 정지시켰다.

1987년 라빈더는 부인의 처녀 때 이름으로 새로운 법인을 설립했다.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에 있는 약국 겸 워크인 클리닉 walk-in clinic *역주: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진료소 이스트 캘류멧 헬스 서비스 East Calumet Health Services를 인수한 것이었다(바로 옆에는 중고 가전제품 판매업체 랏츠 포 레스 Lots for Less가 있었다). 시카고 건물 규제 당국은 마루 밑 바닥 부패, 오수 노출, 지하실 내 쥐 배설물 등의 이유를 들어 약국 건물이 복수의 건물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2011년 주 정부 검사에서 금지약물 소홀관리가 적발된 후에는 엄중한 질책은 물론, 1만 달러의 벌금, 약국 매각 등에 동의해야 했다.

1990년대 세티 부부는 해피 데이즈 어린이 개발 센터(Happy Days Children Development Center) 세 곳을 열면서 어린이집 사업에 뛰어들었다. 어린이집 운영은 라빈더의 부인이 담당했다. 현재 이 사업은 주 육아지원 펀드로부터 연간 1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2003년 세티 일가는 사업성공으로 일리노이 주 디어본 파크 Dearborn Park에 위치한 침실 4개 딸린 근사한 벽돌집을 140만 달러에 매입할 수 있었다.

바로 그 해 세티 일가는 호텔사업으로도 진출했다. 차압 후 경매로 나온 방 122개짜리 하워드 존슨 호텔 건물을 1,000만 달러에 매입해 시카고 오헤어 가든 호텔 Chicago O’Hare Garden Hotel이라는 이름으로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호텔 부지는 2.8에이커(약 3,428평)였고, 오헤어 공항과 4마일(7km)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라빈더는 이 호텔의 운영을 안수에게 맡겼다. 당시 안수는 약사 자격증을 취득한 대학생이었다(그는 2004년 10월 21세가 됐다).

2006년 재무관리 전공으로 일리노이 대학교 시카고 캠퍼스(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를 졸업한 안수는 호텔사업에 야심을 보이는 듯했다. 윈덤 가든 호텔 Wyndham Garden Hotel과 프랜차이즈 계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윈덤 측에서 ‘재정상태 및 품질 보증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파기했다. 이와 관련한 소송의 법정 문서를 보면 안수는 약속했던 (품질) 향상을 이행하지 않았고, 프랜차이즈 로열티도 지불하지 않았다. 윈덤은 29만 2,000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안수 측은 결국 보상금을 지불했다.

사실 안수는 한 번도 호텔운영에 큰 관심이나 재능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의 호텔에서 오래 근무한 한 직원은 “안수가 호텔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또 빠르게 직원 수와 급여를 줄여 나갔다”고 증언했다. 17명의 호텔 직원들이 노동부(Labor Department)에 고발한 내용에 따르면, 안수는 객실 청소부들에게 최저임금 이하의 보수를 지급했다. 방 하나 청소당 2달러를 지불했고, 시간외 근무수당도 주지 않았다. 결국 안수는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들였다. 정부가 판단한 미지불 임금 4만 2,000달러를 전액 지급했지만, 자신의 혐의는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안수는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전 직원에 따르면, 안수는 돈을 아끼기 위해 절반 남은 샴푸 통에 물을 채워 넣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결국 호텔 내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주류판매 허가도 취소했다. 야외 수영장은 물 대신 쓰레기와 잡초로 가득 차게 되었다.

부도어음에 대한 객실 판매업체들의 불평도 이어졌다. 2010년 2월 발행한 332달러짜리 수표가 부도처리 됐다. 안수는 마지막으로 청소부 직원 월급 2,232달러를 송금한 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제 끝났다. 계좌에 더 이상 돈이 없다.” 2011년 시 당국은 세티 일가에 5,54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연기탐지기 미설치, 벽과 천장 곳곳의 균열, 부서진 계단 등 ‘시설 내 청결·위생…안전 규정’ 관련 11개 항목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안수가 호텔을 관리하던 시절, 하루 방값은 2006년 109달러에서 2009년 37달러로 폭락했다. 단골 중 한 명은 호텔방 금고에 코카인을 보관하다 적발돼 판매목적 마약 소지로 유죄를 선고 받기도 했다. 또 두 차례의 자살 사건도 발생했다. 세티가 호텔을 홍보하기 위해 의사 커뮤니티에 ‘우리 의사들이 머물기 좋은 호텔’을 발견했다는 글까지 올렸지만 아무런 효과도 보지 못했다. 방문객 중 절반은 호텔 리뷰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or에 세티 일가의 호텔을 ‘끔찍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댓글에 ‘역겹다!!’, ‘지옥 같은 호텔이다’, ‘이런, 세상에!’ 같은 반응들이 즐비했다.

안수는 호텔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 때도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 *역주: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의 아들이나 된 것 마냥 허세와 겉멋을 부렸다. 움푹한 눈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호남형의 안수는 화려한 디자이너 슈트를 입고 악어가죽 구두를 신고 다녔다. 루이뷔통 서류가방을 들고 흰색 벤츠를 몰았다. 안수는 2007년부터 현재 부지에 두 번째 호텔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한발 더 나아가 지하 컨벤션 센터와 연결된 세 번째 호텔건설 계획도 구상했다. 이런 계획들을 실현하기 위해 EB-5에 눈독을 들이게 된 것이었다.

안수는 잘나가는 변호사, 로비스트,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안수의 계획에서 주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안수는 일리노이 주 하원의장 마이클 매디건 Michael Madigan을 변호사-하원의장은 일종의 비상근직으로 정계활동과 변호사 활동을 병행할 수 있다-로 고용했다. 매디건은 당국을 설득해 안수의 호텔에 부과된 세금을 절반으로 줄여 주었다. 다른 한 변호사도 염원하던 토지 용도 변경을 실현시켰다. 안수는 스타우드 Starwood, 인터컨티넨털 InterContinental 호텔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가맹비도 지불했다. 신규 브랜드 호텔을 지을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한 것이었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일은 호텔 건설 비용을 조달하는 것이었다.

안수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공개석상에선 소심해 보이지만, 자신의 젊음과 힘에 부쳐 보이는 듯한 인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를 이용해 많은 유력인사들의 마음을 샀다. 안수는 2009년 1월 시카고 부동산 데일리(Chicago Real Estate Daily)와의 인터뷰에서 1단계 공사 자금조달을 위한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며칠 후 안수는 인터넷 게시판에 ‘1,500만~2,000만 달러 규모의 신용 보증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초대형 호텔 컨벤션 센터 개발’ 치고는 적은 액수라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었다.

물론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안수는 고작 스물다섯 살이었고 그의 비즈니스 경험은 낡아빠진 호텔을 엉망으로 경영한 것이 전부였다. 그의 프로젝트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이었다. 시카고 호텔 업계는 상황이 아주 나빴고, 그중 오헤어 지역이 특히 더 심각했다. 하지만 6,000마일만 벗어나면 열성적인 투자자 무리를 찾을 수 있었다.

안수 세티는 EB-5 프로그램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다. 그는 중국인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던 바를 꼭 집어 이야기했다. 자신의 말이 사실에 근거하는 것인지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2010년 컨설턴트 케빈 라이트는 EB-5라는 특이한 자금조달 방식을 안수에게 소개했다. 라이트(34)는 미술품 및 유명인 수집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마케팅 중역 출신이었다. 이후 EB-5 전문가로 변신했다. 그의 회사 팜 비치 Palm Beach의 웹사이트는 해당분야 학위도 없는 라이트를 ‘계량경제분석 전문가’로 묘사했다.

라이트의 회사는 ‘지역센터’까지 지으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EB-5 시스템 하의 특이점 중 하나가 바로 지역센터다. 지역센터 설립은 법적 요구사항이며 USCIS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곳을 정부기구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대부분 민간 영리기구로 EB-5 투자자들과 개발프로젝트를 연계하는 일을 한다. 또 다른 특이점은 지역센터들이 독립 기구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자금을 조달하는 개발업체들이 대부분 직접 설립·운영한다는 사실이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지역센터들도 수익성은 매우 좋은 편이다. 얼마가 됐든 이민자들이 투자를 하면 개발업자들은 투자금액의 2%를 최소 5년간 지역센터에 지급해야 한다. 6,000만 달러 투자를 받으면 6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다. 파트너들과의 소송 때문에 제출된 거래정산표에 따르면, 주요 지역센터 중 한 곳인 뉴욕 지역센터는 4건의 대형 투자를 통해 총 5,018만 7,5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은행이나 월 스트리트처럼 지역센터 모두 증권을 판매하고 수백만 달러를 움직인다. 하지만 누가 지역센터를 소유·운영·감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규정이 없다. 지역센터는 실적을 공개하거나, 자체 규정을 공시할 필요가 없다. 재정·법률·규제관련 문제들을 공개해야 할 의무도 없다.

지역센터를 설립하려면 USCIS에 경제 연구자료를 포함해 다양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바로 그 부분에서 라이트 존슨의 도움이 필요했다. 2012년 포춘이 확보한 비밀 마케팅 서류에 따르면, 존슨의 회사는 ‘완벽한 EB-5 신청 및 마케팅 솔루션’을 자랑하고 있었다. 변호사, 경제학자, 사업계획 전문가까지 모두 갖춘 이 솔루션의 사용료는 9만 5,000달러였다. 26페이지짜리 마케팅 문서에는 ‘우리처럼 50%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EB-5 컨설팅 그룹은 없다’고 쓰여 있었다.

안수는 바로 이 존슨의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리고 2010년 10월 존슨 팀의 도움을 받아 USCIS에 자신만의 지역센터-인터컨티넨털 시카고 지역센터(Intercontinental Regional Center Trust for Chicago)-개설을 신청했다. 정부는 안수를 CEO로, 그의 아버지를 주요 주주(Principal shareholder)로 한 이 개설을 승인했다. 해당 지역센터가 담당하는 유일한 프로젝트는 세티 일가의 호텔 컨벤션 센터였다.

USCIS 승인을 받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고용촉진지구(Targeted employment area, TEA)’를 잘 설정하는 것이다. EB-5 법률에 따르면, 투자는 시골이나 실업률이 전국 평균보다 1.5배 높은 지역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몇 년간 업계의 압력에 못 이겨 USCIS는 주 정부 지정 TEA를 무조건 승인하는 것으로 법을 수정했다. 그런데 대다수의 경우 각 주는 선거에 유리한 방향으로 TEA를 지정한다. 부유한 지역에 EB-5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실업률이 높은 먼 지역들을 같이 포함시키는 식이다.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휴양지 마리나 델 레이 Marina del Rey도 TEA다(LA 비즈니스 저널 Los Angeles Business Journal에 따르면, TEA 지정을 위해 15마일 떨어진 빈곤 지역들을 포함시켰다). 할리우드 W 호텔의 2,000만 달러짜리 별관이 지어진 지역도 TEA에 지정됐다. 뉴욕 개발업체 실버스테인 프로퍼티스 Silverstein Properties는 EB-5 펀딩을 이용해 트라이베카 Tribeca에 포시즌호텔을 지으려 하고 있다(홍보영상은 트라이베카를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자동네’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 표준 지역 기준으로 봤을 때, 안수가 개발하려는 지역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오히려 낮다. 법적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안수와 컨설턴트들은 8마일(13km) 밖의 가난한 지역들을 포함시켰다. C자 형태의 21개 지역을 한데 묶는 방식으로 TEA를 조작한 것이었다.

안수의 지역센터 신청서에는 라이트의 컨설팅 팀을 곤란하게 만든 내용도 들어 있었다. 수잔느 라지키 Suzanne Lazicki는 2010년 10월 안수의 사업계획서를 교정하던 중, 안수가 ‘15년의 부동산 개발 및 관리 경력’을 갖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전에 안수를 만났을 때 그가 너무 젊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사실 당시 안수는 27세에 불과했다(물론, 사업계획서에 나이는 표시돼 있지 않았다). 라지키는 “처음에는 오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라이트에게 이 문제를 얘기했고, 그는 안수를 만났다. 라지키는 “안수 측이 수정은 불가하다며, (경력 부분을) 무조건 넣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안수 측의 설명은 “부동산 사업을 하는 집안에서 자랐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15년 경력부분은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남았다.

라지키는 안수의 ‘매우 공격적인’ 재정계획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녀는 (호텔 컨벤션 센터) 복합단지의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활용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 라지키는 “라이트는 자신의 역할이 안수에게 무엇을 하라고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안수가 계획한 바를 파악하고 필요한 행정절차를 밟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라이트는 전화인터뷰에서 안수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속임수가 대단히 뛰어난 친구였다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속았다. 그저 열심히 일하는 보통 사업가나 개발업자라고 생각했다.” 라이트는 더 이상의 인터뷰를 거절했지만 이메일로 많은 질문에 답했다. 안수의 불법행위를 방조한 혐의에 대해선 부정했다.

2011년 안수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 종전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호텔 3곳과 연결된 컨벤션 센터에 아름다운 친환경적 요소와 호텔 2곳을 더 추가했다. 복합단지의 일상적인 부분도 ‘생체인증 셀프서비스 체크인’ 같은 혁신적 요소로 가득 채웠다.

안수가 2011년 말 투자자들에게 돌린 77페이지 분량의 투자제안서 및 모집계획서에 따르면, 그는 9억 1,300만 달러라는 막대한 개발 비용-객실 하나당 91만 7,099달러 꼴로 최고급 호텔보다도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이 드는 이 컨벤션 센터가 ‘시너지 효과’를 통해 번창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최신 기술 애호가’들과 ‘친환경주의자’들을 모두 끌어올 수 있으며, 높은 에너지 효율 덕분에 객실 이용률이 42%만 되도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 고 주장했다(훗날 안수의 주장을 검토한 재정 전문가는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선 1년 내내 5개 호텔의 객실 이용률을 (하루 289달러 가격에) 100%로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투자제안서에는 안수의 글로벌 파이낸스 역량을 극찬하는 내용도 장황하게 쓰여 있다. 수차례 기업 인수 및 사업분할을 주도했고, 가족 사업을 ‘급속도로’ 키워낸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제안서에 따르면, 안수는 모든 호텔 브랜드 부유층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미국 전역에 250채 이상의 호텔을 건설했다.

안수가 이런 내용들을 EB-5 투자자들에게 설명할 때만 해도 2012년 여름이면 공사가 시작되고, 2014년 초에는 첫 번째 호텔이 문을 열 것처럼 보였다. 안수는 이미 건축 허가를 획득했고, 5개 호텔(엘리먼트 바이 웨스틴 Element by Westin, 호텔 인디고 Hotel Indigo, 스테이브리지 스위트 Staybridge Suites, 하얏트 플레이스 Hyatt Place, 하얏트 서머필드 Hyatt Summerfield )에 대한 프랜차이즈 계약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수가 유지한 프랜차이즈 계약은 하나도 없었다. 웨스틴, 인디고, 스테이브리지 스위트는 2010년 안수와 맺었던 계약을 해지했다. 하얏트는 애초에 계약을 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자사 브랜드를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안수는 최종 건설 계획안은 물론 LEED 플래티넘 인증 디자인까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실제로 투자제안서 아무데서도 건물 조감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안수는 애초에 건축 허가도 받지 않았다.

투자제안서에는 9억 1,300만 달러 규모의 굉장한 조달 계획이 기술돼 있었다. 우선, 자신의 보유 자산-그의 가족이 7년 전 1,000만 달러에 매입한 낡아 빠진 호텔 부지를 말한다-을 직접 투자할 것이라며, 이를 1억 7,750만 달러로 책정했다. 다음으로 정부 융자를 4억 8,545만 5,171달러로 예상했다. 안수는 자신의 사업은 일리노이 금융청(Illinois Finance Authority, IFA) 발행 ‘에너지 효율 친환경 채권’ 적격심사를 통과했으며 이를 통해 3억 3,980만 달러를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 및 주 세액 공제를 이용한 융자’로 4,850만 달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정부 보조금으로 9,710만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모두 말뿐이었다. IFA는 아무것도 승인하지 않았다.

마지막 재원마련 방법은 당연히 EB-5였다. 안수의 계획은 499명의 투자자로부터 2억 4,950만 달러를 유치하는 것이었다. 이는 무기명 유가증권 거래로 얻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었다. 이 부분에서 컨벤션 센터의 엄청난 규모가 안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 규모 덕분에 8,495개의 일자리 창출 전망이 정당화 될 수 있었다.

안수는 그럴싸한 사업계획을 만든 뒤 잽싸게 중국으로 건너가 EB-5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지역 중개인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약속하며 자신의 프로젝트를 홍보해 줄 것을 부탁했다. EB-5 자금조달 전문가들은 “중개인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 투자자들은 중개인들이 1인당 적정 수준(아마도 5,000달러일 것이다) 이상의 수수료를 번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고 말했다. 중개인들의 실제 수입은 투자자당 10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서 5,000달러를 뺀 나머지는 개발업자들로부터 나온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중개인들도 대부분 실사를 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들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 프로젝트로 고객을 유도한다. 시카고에 위치한 이민법 로펌 프라고멘 Fragomen의 EB-5 변호사 안나 모지 Anna Morzy-안수 사건의 담당변호사는 아니다-는 “중개인들이 묻는 질문은 ‘내가 받을 수수료가 얼마인가’ 뿐이다”라고 말했다.

안수가 흔히 사용한 또 다른 전략은 자신의 프로젝트가 미국 정부의 공식 지원을 받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었다. 정부 통제가 익숙한 중국 투자자들에게 정부지원은 엄청난 매력요소다. 이를 위해 안수는 일리노이 주지사 팻 퀸 Pat Quinn를 이용했다. 주지사는 2011년 가을 무역사절단으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안수는 마이클 매클레인 Michael McClain과 함께 중국에서 주지사를 만날 계획을 세웠다(매클레인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안수는 주지사의 스태프에게 이메일을 보내 “일리노이가 훌륭한 투자처라는 점을 보여줄 기회다”라고 수차례 강조하며 “이 기회를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안수의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영상을 촬영한) 일리노이 상무장관의 도움으로 안수는 더욱 당당해졌다.

9월 18일 주지사는 기업 대표, 주 상원의원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함께 만리장성 투어를 마치고, 안수가 베이징 웨스틴 차오양 호텔 Westin Chaoyang Hotel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많은 사진과 동영상이 촬영됐다. 세티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레드 카펫을 걸어오는 주지사의 모습, 둘이 건배를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있었다.

만찬 소식은 중국 전역의 마케팅 사이트로 전해졌는데, 안수는 이를 통해 더할 나위 없는 홍보 효과를 얻었다. 뒤늦게 이용당한 사실을 안 주지사 측-한 측근은 이메일로 ‘그들은 우리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은 주지사 사진과 일리노이 주 휘장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안수는 이를 무시해 버렸다.

안수는 중국 투자자들을 만날 때 더욱 뻔뻔해졌다. 2011년 10월 29일 베이징 소피텔 Sofitel 호텔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의 41분짜리 동영상을 보면 ‘투자자들에게 영주권을 보장할 수 있나?’같은 질문에 안수가 어떻게 답하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안수는 뻔뻔하고 말도 안 되는 약속을 해댔다. 그는 높은 객실이용률과 수익률은 당연한 것이며, 세금면제 혜택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안수는 “일리노이 주와 시카고 시 등 정부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이 사업은 정부가 보증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투자원금 전부를 보호받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2012년 가을이 되자, 안수를 짓누르는 압력이 점점 커져갔다. EB-5를 제외하곤 자금 조달에 실패했고, 여름으로 약속했던 공사 시작일은 언제가 될지 요원했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1년 만에 1억 4,7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안수는 그 돈을 사용할 수 없었다. 다른 EB-5 개발업자과 마찬가지로 안수도 투자자들이 영주권을 획득할 때까지 50만 달러 원금을 에스크로 계정에 넣어두는 데 동의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안수가 부동산개발과 관련된 필요 서류들을 제출하기 전까지는 USCIS가 비자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안수는 프랜차이즈 관련 서류로 몇 년 전 3개 호텔로부터 받은 계약 확약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계약은 이미 파기된 지 오래였다. 나머지 두 호텔과의 프랜차이즈 계약을 입증하기 위해 그는 하얏트 호텔의 서신을 변조해 제출했다(호텔 측은 제출된 서신이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USCIS는 안수에게 EB-5 외의 펀딩에 대한 증거 제출을 요구했다. 안수의 변호사 데이비드 데리코 David Derrico는 USCIS에 서한을 보내 IFA 채권 3억 4,000만 달러를 기다리고 있으며, IFA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해도 카타르 Qatar에서 자금을 조달할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리코는 국부펀드 카타르 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이 3억 4,000만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는 내용의 서한을 USCIS에 제출했다. 서한에는 ‘우리는 위의 명시된 거래를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적혀 있었고, ‘(북미) 기업금융 책임자 스콧 H. 브렛 Scott H. Brett’의 서명도 들어 있었다.

하지만 SEC의 문의를 받은 카타르 펀드의 변호사는 편지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스콧 H. 브렛이라는 인물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데리코는 안수가 마지막 순간에 느닷없이 카타르 서신을 보내왔지만, 자신이 이에 대해 의심할 필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데리코는 “독립적으로 모든 문서를 검증하지는 않는다. 해당 비용을 지불할 고객이 없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무렵 안수는 고문을 한 명 더 두고 있었다. 자칭 기업전문 점성술사 히라브 샤 Hirav Shah였다. 그는 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성술, 숫자점, 바수트 vaastu *역주: 인도식 풍수지리, 필적학 등을 이용한다(그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최소 서비스 비용은 7,000달러다). 안수는 샤-연예인, 정치가, 주유소 사장들도 그를 찾는다가 1년간 무료로 호텔에서 지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한 변이 1인치짜리 정사각형 거울을 호텔의 모든 문에 걸고, EB-5 팀에 특정한 날 특정한 색의 옷을 입게 하는 등 샤의 말을 따랐다.

1억 4,700만 달러의 투자금은 여전히 버지니아 은행에 묶여 있었지만 행정수수료 1,072만 6,466 달러(투자자 당 4만 1,500달러)는 안수의 손에 들어왔다(그리고 곧 사라졌다). 그 돈 중 일부는 프로젝트와 관련이 없거나 투자제안서상 사용할 수 없는 곳에 쓰였다. SEC에 따르면, 2012년 2월 라빈더 세티는 3만 5,000 달러를 인출해 윈덤을 수취인으로 하는 자기앞수표를 발행했다. 프랜차이즈 위반 배상금 중 일부를 그렇게 충당한 것이었다.

안수는 행정수수료 중 250만 달러를 이상을 자신의 홍콩 계좌로 보내 중국 출장 중 마사지를 받거나 속옷 선물을 사는 데 사용했다. 연말이 되자 계좌에는 100만 달러도 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 투자제안서에는 분명 투자자가 영주권을 획득하지 못하면-USCIS는 여전히 영주권을 발급하지 않은 상태였다-안수가 수수료 전액을 환불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2012년 12월 투자자들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 안수는 무언가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헤어 가든 호텔 철거 및 신규 복합단지 착공식을 발표했다. 건축허가, 프랜차이즈 계약, 건설 계획 등의 부재로 실제 건설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안수는 더 많은 인맥을 동원해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마이클 액설라드 Michael Axelrod-오바마 대통령의 전 전략책임자이자 남미 사업 전문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액설라드 David Axelrod의 아들이다-와의 친분을 이용해 멕시코에서 EB-5 자금조달을 꾀했다. 액설라드는 USCIS의 연줄을 활용해 비자승인을 재촉했다. 비자승인이 나면 에스크로 계정에 묶인 중국 펀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을 받았다. 두 번째 로비스트는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리처드 더빈 Richard Durbin의 부하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수는 2월 중순쯤 IFA와 자리를 마련해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주정부 자금지원을 얻어보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그는 클린턴 재단(Clinton Foundation) 직원을 설득해 고위 인사들에 대한 정보조회를 부탁하기도 했다.

안수는 실패한 호텔 소유주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막강한 유력 인사들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아무도 안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갑자기 연방정부가 개입해 안수의 프로젝트를 완전히 중단시켰기 때문이었다.

2013년 2월 6일 SEC 변호사들이 시카고 연방 법원으로 몰려 갔다. 이들은 비밀 청문회를 거쳐 안수 세티의 자산을 모두 동결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리고 이틀 후 SEC가 사기죄로 안수를 고발한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안수의 아버지를 상대로는 아무런 법적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안수의 원대한 꿈은 한 명의 정보 제공자에 의해 물거품이 되었다. 그는 시카고에서 착공식이 열리고 있을 때 SEC에 연락을 취했고, 그 후 곧바로 신속한 조사가 이뤄졌다. 1년 넘게 민사 소송이 이어졌고 지난 3월에 합의에 도달했다.

판결에 따라 (안수의 유죄 인정여부와 상관없이) 묶여 있던 1억 4,700만 달러가 다시 중국인 투자들에게 돌아갔다. 안수는 벌금 390만 달러를 부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행정수수료 명목으로 받았던 1,150만 달러도 모두 상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향후 20년간 유가증권 거래도 금지 당했다.

안수(30)는 여전히 법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 팔려고 내놓은 텅빈 컨벤션 센터 부지를 대상으로 압류소송도 진행 중이다.

2013년 10월 안수 사건의 정보 제공자는 SEC로부터 역대 최대 내부고발자 상금(1,470만 달러)을 받았다(2010년 재정된 도드 프랭크 Dodd-Frank 법에 따라 회수 자금의 10%를 받았다. 정보 제공자의 요청에 따라 신원은 익명에 부쳐졌다. 하지만 6월 말 그의 사업파트너가 상금의 일부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해 내부 고발자의 신원이 밝혀졌다(포춘 홈페이지 참고).

내부 고발자는 글로벌 캐피털 마켓 어드바이저 Global Capital Markets Advisor라는 소규모 부동산 파이낸싱 회사의 대표 마이클 시어스 Michael Sear(62)였다. 그의 회사도 EB-5 지역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막대한 보상금을 받게 해 준 행위 자체에 대해선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분명하고도 인상적인 사실은 시어스가 프로젝트에 대해 의심하게 된 이유가 내부자 정보나 안수와의 개인적 인맥 때문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안수와 거래했던 수십 명보다 적은 정보를 갖고도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시어스는 안수를 만난 적 조차 없었다. 자사 EB-5 투자를 홍보하러 중국 출장을 다니는 동안-업계 소문과 컨벤션 센터의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종합해 본 결과-시카고 컨벤션 센터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30분 동안 SEC 홈페이지에서 내부고발자 신고를 접수했고, 머지않아 SEC 조사가 시작됐다. 그렇게 손쉽게 1,470만 달러를 번 것이었다.

(EB-5 프로그램에 피해를 입힌 최악의 사건이었던) 컨벤션 센터 사건 후에도 SEC는 두 번째 사기 소송을 제기했다. 공식 ‘투자자 경보’를 발령하고, 해당 기업에 대한 대규모 조사에 착수했다. 12개 이상의 지역센터에 소환장이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USCIS는 사업제안서를 면밀히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팀을 구성하고,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는 발표도 뒤따랐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EB-5관련 규정을 강화하지 않고 있다.

라이트와 같은 업계 종사자들은 지금의 EB-5 제도 그대로를 선호하고 있다. 그는 이메일로 “안수 사건은 미국의 시스템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준 사례다. 적기에 SEC와 FBI, USCIS가 개입해 사건을 조사했고, 투자자들은 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촉진 연합(Association to Invest in the USA) 같은 무역기구가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신규 입법조치센터를 발족시켰다. EB-5 이해당사자들이 자본 구성 및 일자리 창출 등에 더 많은 발언권을 갖고, 자신들의 의견을 의회에 전달하기 위한 기구다. 이들의 목표는 비자 발급 상한을 높이고 EB-5를 전폭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투자촉진 연합의 슬로건은 ‘EB-5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이다.


EB-5 프로젝트 5선
이 비자로 자금을 조달한 주요 프로젝트들

제이 파크는 대표적인 EB-5 성공사례다. 버몬트 Vermont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 제이 피크는 외딴 시골에서 화려한 숙박시설, 골프 코스, 실내 워터파크(사진)를 갖춘, 연중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초기 투자자들은 영주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투자금 50만 달러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제이 피크의 소유주 빌 스텐저 Bill Stenger는 “5년 후면 투자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튼 공군기지(Norton AFB) 기업가 팻 호건 Pat Hogan이 구상한 캘리포니아 군사기지를 개조하는 훌륭한 EB-5 사업이었다. 호건의 노력 덕분에 노튼은 물류 센터로 변신했다. 올해 호건의 지역센터는 2012년 SEC 소환 영장을 받았던 사실을 공개했다. 업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사의 일환이었다.

NYLO 댈러스 11명의 투자자로부터 550만 달러를 조성해 전통적으로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던 댈러스 남부의 관(棺) 제조 공장을 세련된 고급 호텔로 변모시켰다.

그린테크 오토모티브 전직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 테리 매컬리프 Terry McAuliffe-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고 현재는 버지니아 주지사로 일한다-와 힐러리 클린턴의 남동생 앤서니 로담 Anthony Rodham 등 유력인사들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미시시피에 미니 전기자동차 공장을 짓는 이 프로젝트는 오랫동안 지연됐다. 4,600만 달러가 투자됐으나 전기차는 아직 한 대도 생산되지 못했다. 일자리 창출도 미미한 수준이다.

노던 비프 패커스 2006년 진행된 사우스 다코타 South Dakota에 육가공 공장을 건설한다는 프로젝트로, 아시아 투자자들로부터 6,000만 달러를 유치했지만 대실패로 막을 내렸다. 공장은 급속히 부도위기에 빠졌고, 사업에 참여했던 전직 주 공무원은 미스터리한 상황에서 자살했다. 이를 둘러 싼 조사와 소송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안수의 항변
안수 세티의 변호사는 아래와 같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SEC가 제기한 소송의 법원기록이 증명하듯, 투자원금 1억 4,700만 달러는 에스크로 계좌에 보관돼 있었고 전액 투자자에게 반환됐다. 세티 자신도 프로젝트가 SEC에 의해 중단될 경우, 투자자들이 원금을 상환 받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SEC와의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안수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다.

아직 반환되지 않은 유일한 돈은 투자자들이 낸 행정수수료다. 수수료 중 절반 이상은 ‘비자신청이 거부될 경우 전액 환불해준다’는 조건으로 중국 브로커들에게 선불로 지급했다. 안수는 최근 중국에서 적극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중이다. 위의 브로커들로부터 새로운 EB-5 프로젝트에 동참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수수료를 회수하기 위해서다.

안수는 호텔 컨벤션 센터 프로젝트에 수년간 돈과 땀을 쏟아 부었다. 또 그 과정에서 수십 명의 전문가 및 중개인들을 만났고, 그들로부터 자문을 구했다. 이 중에는 변호사는 물론 자칭 EB-5 산업 전문가들도 포함돼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