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잔소리 베이비’로 기업 이미지 업그레이드

채널별 광고대상 3관왕 도전한다<br>포춘코리아·인터브랜드 선정 Best Korea Brand ⑮ 한화생명

한화생명이 새로운 브랜딩 전략으로 영양가 만점의 대형 홈런을 잇달아 터뜨리고 있다. 웹툰, 유튜브 동영상, TV 등 다양한 채널에서 동시에 진행 중인 세 광고가 모두 크게 히트하면서 연말 채널별 광고 대상에서 최대 3관왕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채널 고유의 특징을 살린 재치 있고 기발한 이들 광고는 한화생명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지난해 11월 황당한 광고 하나가 전파를 탔다. 이 광고는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의 예고편을 보는 듯했다. 같은 해 나온 할리우드 영화 ‘Man of steel’을 패러디한 ‘Man of zansori’가 그 주인공.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중저음으로 이어지는 영어 내레이션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했다. 한 아이의 탄생으로 전 세계에 불어닥칠 변화를 예고한 한화생명의 TV 광고였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킨 한화생명은 같은 달 방영된 바로 다음 광고에서 반전된 분위기와 의외의 내용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허를 찔렀다. 이 광고에선 한화생명을 상징하는 주황색 옷을 입은 잔소리 베이비가 등장해, 밝고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이지적인 성인 남성의 목소리로 보험사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광고 내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잔소리 베이비는 영상 후반부에서 보험사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한다. 먼 미래의 막연한 약속이 아니라 바로 지금 도움을 줄 수 있는 잔소리꾼의 역할이 그것이다. 잔소리꾼을 표방하는 한화생명의 새로운 브랜딩 전략은 그렇게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2013년의 브랜딩 전략 혁신

한화생명의 새로운 브랜딩 전략은 위기의식 속에서 나왔다. 한화생명의 이전 브랜딩 전략은 한화생명이 가지고 있는 보험사로서의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물론 이런 전략은 특정 시점 이전까지는 유효한 효과를 냈다.

이 말이 한화생명의 역량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도 보험사로서 한화생명의 역량은 탁월하다. 한화생명에 붙어 있는 기록들만 봐도 면면이 모두 화려하다. 1946년 창업한 한화생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국내 최초의 보험사다. 보험금 지급 능력 평가 최고등급인 AAA도 7년 연속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 81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초우량 금융기업이기도 하다.

한화생명을 설명하는 이들 내용은 2010년대 초반까지 한화생명의 브랜딩 활동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오래된 역사와 높은 자산 가치는 한화생명이 손쉽게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일종의 보증수표 역할을 한 셈이었다.

때문에 한화생명은 그동안 이들 내용에 ‘미래를 준비하는 보험’ ‘앞서 나가는 보험’ 등의 문구를 적절히 섞어 보험사 마케팅의 정석에 충실한 행보를 보여 왔다. 이런 종류의 마케팅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간단하다. ‘파산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보험사에서 당신의 미래를 준비하세요’가 바로 그것이다. 얼마나 차별화된 표현으로 겉치장하느냐가 문제였을 뿐, 안에 담긴 내용은 어느 보험사나 크게 다르지 않았고 한화생명도 이 같은 업계의 트렌드를 충실히 따라갔다.

2013년 상반기까지 계속된 이 같은 상투적이고 고루한 마케팅의 연속은 한화생명의 이미지를 낡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활동적이고 스마트해졌지만, 한화생명의 변화는 더디기만 했다. 뿌리 깊은 거목의 안쪽 깊숙한 곳에서부터 위기론이 울려 퍼진 이유였다.

극약 처방을 내리다

처음에는 변화의 바람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2012년 12월 김태희를 모델로 선보인 ‘새 출발 한화생명’ 광고는 이름과는 달리 전혀 새롭지 못했다. 내용도 내일을 준비한다는 진부한 내용으로 일관됐다. 이 광고는 마케팅 업계에서 아무런 이슈도 던지지 못했다. 오히려 비싼 모델을 쓰고도 좋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시장의 비판만 뒤따랐다. 이 시기는 기업 브랜딩 활동 측면에서 한화생명의 위기라 칭할 만했다. 경쟁사들이 앞다퉈 차별화된 이미지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을 때 한화생명은 한참 뒤처져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이에 한화생명이 극약 처방 식으로 내놓은 것이 2013년 11월 론칭한 잔소리 베이비 광고였다. 2013년 한화생명은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금융사, 그중에서도 보험사 특유의 고루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기존의 브랜딩 전략을 전면 백지화하고, 전혀 다른 업종의 마케팅 전문 인력들을 영입해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비하기를 근 1년. 잔소리 베이비 광고는 현재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 ‘Man of zansori’라는 일종의 트레일러 형식의 광고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후, 대중의 관심이 떨어지기 전에 빠르게 본편을 올림으로써 효과를 배가시켰다. 동시 진행이 아닌 선후 관계가 분명한 광고가 이렇게 빨리 올라간 예는 마케팅 업계 전체에서도 아주 찾아보기 드문 일이었다.

올드한 이미지는 ‘안녕’

잔소리 베이비 광고는 특히 한화생명 이미지 반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까지 한화생명의 이미지는 무척이나 낡은 것이었다. 특히나 젊은 층 사이에선 한화생명의 연관 이미지가 고작 63빌딩일 정도일 정도로 올드한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이번 광고에서 앙증맞은 잔소리 베이비를 전면에 내세워 젊고 생기 있는 이미지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한화생명이 가지고 있던 낡은 이미지를 잔소리 베이비라는 상징적 존재로 대체하면서 새로운 것, 신선한 것이란 이미지를 쉽게 부각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한화생명은 이 광고를 통해 이미지 쇄신만을 꾀한 것일까. 대답은 ‘No’이다. 보험사 일반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는 부수적인 효과를 올리는 데에도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광고에서 그동안 강조해왔던 ‘보험사로서의 탁월한 역량’을 조금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따뜻한 잔소리’라는 일종의 감성 마케팅을 활용했다. 이들 광고는 사실상 보험사 광고라기보단 공익광고에 가까웠다. 이를 통해 한화생명은 ‘진정 고객의 안위를 걱정하고 고객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는 보험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한화생명 TV 광고의 성공스토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운동하세요’ ‘바른 자세를 유지하세요’ 같은 소소한 잔소리에 이어 최근에는 ‘당신답게 오늘을 사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중심으로 ‘미치지 마세요’ ‘아프지 마세요’ 같은 광고를 잇달아 히트시키며 트레일러 포함 총 9편의 광고가 연타석 홈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황인정 한화생명 브랜드전략팀장은 말한다. “2014년에는 개인적인 잔소리를 사회적인 쓴소리로 확장했습니다. 일에 지쳐 아프고 힘든 현대인들에게 그동안 잊고 살던 진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인생의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를 상기시키는 내용이죠. 그리고 ‘당신답게 오늘을 사세요’라는 해법을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어요. 젊은 층으로부터 광고 주목성과 메시지 공감도 측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새로운 미디어콘텐츠의 활용

젊은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한화생명은 그 기세를 몰아 최근 새로운 채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온라인 보험 온슈어는 지난 7월부터 웹툰과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형식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웹툰과 유튜브는 최근 젊은 층이 가장 주목하는 미디어콘텐츠 채널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됐던 웹툰과 브랜드 마케팅의 결합은 물리적 결합의 성격이 강했다. 최근 웹툰의 인기와 맞물려 여러 기업이 웹툰 광고에 진출했지만 중간중간 간접 광고의 형식을 빌리거나 아니면 아예 대놓고 광고를 진행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최근엔 웹툰 말미에 배너 광고를 올리는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한화생명의 웹툰 마케팅은 온슈어(보험사가 아닌 미지의 존재)가 스토리를 진행하는 하나의 요소로 기능하면서 진정한 화합적 결합을 만들어내고 있다. ‘2024(이종규·서재일 作)’ 웹툰에서 온슈어는 단순한 보험상품이 아닌 재난상황에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의문의 존재로 등장한다. 보험이 지닌 기본 가치와 성격을 절묘하게 온슈어에 이입해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바이럴 마케팅의 일종으로 유튜브를 통해 확산시키고 있는 ‘잭슨 박의 부활’ ‘잭슨 박의 그녀’ 동영상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왕년의 춤꾼 잭슨 박(박재범 분)이 겉멋만 든 손자와 친구들에게 놀라운 춤사위를 선보이는 1편과 클럽에서 그녀(김윤지 분)와 함께 부비부비 춤꾼들을 몰아내고 화려한 커플댄스로 무대를 장악하는 2편을 통해 ‘인생은 놀라움의 연속’이라는 온슈어의 캐치프레이즈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들 새로운 형식의 광고는 온라인 보험의 주요 고객층인 20·30대의 주목을 끌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화생명은 이들 연령대의 특성을 고려해 직접적인 홍보 대신 재미와 호기심에 방점을 찍은 광고를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2024 웹툰은 9.95점 평점을 기록하며 네이버 인기 월요 웹툰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유튜브 동영상은 9월 현재 100만 뷰를 기록하며 화제의 온라인 영상 순위권에 올라 있다. 이들 새로운 미디어콘텐츠 채널의 성공적인 활용과 기존 TV 광고에서 보인 극적인 이미지 대변신으로 한화생명의 브랜드 가치는 한동안 고공비행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