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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중심축 이동은 성공적 결단 이젠 성과 내는 일만 남았다”

INTERVIEW / 우에노 야스아키 한국후지제록스 대표<br>BUSINESS SHIFT

2007년은 한국후지제록스가 일대 변혁을 꾀한 해였다. 복합기 제조·판매업체에서 문서관리 컨설팅 및 아웃소싱 서비스 기업으로 비즈니스 중심 축을 과감하게 옮겼다.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은 올해는 사업영역을 중소기업으로 넓혀 비즈니스 외연과 매출을 동시에 확대하려 하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서울 중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한국후지제록스 본사에서 우에노 야스아키 대표를 만나 사업 포부를 들어봤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Q: 한국에 진출한 지 40년이 됐다. 의미와 성과를 설명해 달라.
A: 최초의 컬러화, 최초의 디지털화 등 기술혁신을 통해 한국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우선 의미를 찾고 싶다. 한국후지제록스는 1974년 한국에 진출해 최초의 건식 보통용지 복사기를 출시했고, 1988년에는 국내 최초의 컬러 복사기를 내놓았다. 산업 전반에 디지털화가 이뤄지기 시작한 1996년에는 최초의 컬러 디지털 복합기도 선보였다. 2007년에는 하드웨어 기업에서 솔루션 기업으로 기업의 면모를 일신하기도 했다.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목표가 우리 회사에는 분명히 있었다.


Q: 후지제록스가 복사기 회사에서 문서관리 컨설팅 및 아웃소싱 기업으로 비즈니스 축을 옮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IBM이 하드웨어 기업에서 IT 서비스 공급자로 전환한 시기와 비슷하게 후지제록스그룹 역시 복합기 회사에서 문서관리 아웃소싱 서비스 회사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후지제록스그룹은 세계경제 위기를 통해 하드웨어 판매량에 집중하는 비즈니스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깨달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객 환경이 바뀌었음을 알게 됐다. 장기적 불황에 저성장 기조까지 더해져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기업 커뮤니케이션 환경까지 변하고 있었다. 고객사들은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매출 성장, 정보보안, 지속가능경영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리 그룹 전체는 이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기업 경영환경을 본질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우린 2002년 미국에서, 2007년 한국에서 비즈니스 영역을 옮겼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적절한 전환이었다고 생각한다.


Q: 2000년대 초부터 사업전환을 시작했다면 그전부터 내부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 예전부터 차세대 성장을 위한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IBM은 하드웨어 사업을 접고 모든 자원을 서비스로 이동시켜 완전히 변신했다. 그러나 후지제록스는 연구개발 투자를 병행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의 균형을 맞추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해왔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선 서비스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제품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Q: 하드웨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비즈니스 축을 옮길 때 필요한 역량과 전문성은 어떻게 확보했나?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크게 다른 것 같지만, 고객의 업무생산성 향상이란 점에선 목표와 방향이 다르지 않다. 복사기에 집중했던 시기에도 기업 문서 컨설턴트 업무는 하고 있었다. 1983년에 ‘7인의 제록스맨’을 콘셉트로 한 광고 이미지를 내놓은 적이 있었다. 약 30년 전이었지만 이 광고는 제품을 전혀 부각하지 않았다. 우리 사업의 핵심을 보여주었다. 기계만 판매해 온 것이 아니라 고객의 문서 환경에 대한 토털 서비스도 고민하고 준비해 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문서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는 여느 기업보다 높다고 자부한다. 전 세계의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하며 전문성과 노하우를 끌어올려 왔다.


Q: 문서 관리 아웃소싱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세탁기를 예로 들어보자. 예전에는 싸고 좋은 세탁기를 많이 파는 데에 집중했다. 세제도 따로 팔았다. 하지만 문서관리 아웃소싱 서비스는 지금의 세탁서비스와 같다.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토털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때문에 고객은 세탁기나 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성과물 자체에 관심을 가지면 그만이다. 우리는 세탁기, 세탁, 다림질 같은 비핵심 업무에 더 이상 고객사가 신경 쓰지 않도록 관리를 해주는 역할을 한다. 고객사는 세탁할 시간에 훨씬 가치 있는 핵심업무만 수행하면 된다.


Q: 세계적으로 사례를 공유한다고 했는데, 그 사례를 소개해 달라.
한국 기업은 다른 아시아권 기업에 비해 IT인프라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스마트 워크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근에는 문서 보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이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지로그’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복합기 사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서버 스토리지에 저장해 기밀 정보의 유출 여부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솔루션에는 ‘대외비’, ‘고객정보’, ‘기밀’ 같은 보안 관련 단어를 포함한 문서를 출력·복사·스캔하거나 팩스를 보낼 때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알리는 기능도 있다. 이 기술은 싱가포르·홍콩·중국 등 아태지역 6개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Q: 문서 관리 아웃소싱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업 문화를 파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무환경은 우리 후지제록스의 중요한 분석 업무 중 하나다. 한국은 역시 IT 관련 인프라 보급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유럽, 미국과 비교했을 때 사무실에 모바일 워커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여전히 근로시간이 길어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개선이 덜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태블릿이나 모바일을 제공한다고 해서 사무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모바일 워커를 통한 업무 생산성 향상은 고객사와 후지제록스 모두가 가지고 있는 동일한 숙제이다.
한국과 일본의 사무실 풍경을 비교해 봐도 좋을 것 같다. 한국인들은 대개 스피디하게 일을 처리한다. 하지만 일본인에겐 하나의 이슈를 굉장히 철저하게 분석하고 연구하는 문화가 있다. 한국은 신속한 처리가 강점이지만 끝까지 철저하게 분석하는 부분에선 조금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일단 결론부터 내리자는 문화 때문인 듯하다. 한국과 일본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한다면 아주 좋은 기업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Q: 문서관리 아웃소싱은 고객사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예민한 부분인 듯하다. 윤리성 높은 기업에만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정확한 지적이다. 우리의 목표 역시 ‘프리미엄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고객이 경영 난관이나 과제에 부딪혔을 때 제일 먼저 찾는 파트너가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는 3가지 기업 이념을 내세우고 있다. 고객에 대한 가치 제안과 직원의 능력 성장을 먼저 생각하는 ‘강한 회사’,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이를 통해 고객의 생산성 향상과 만족에 기여하는 ‘즐거운 회사’, 높은 윤리 의식으로 이웃과 환경을 함께 지켜나가는 ‘정다운 회사’가 그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웃소싱 사업을 할 때 고객의 정보 보안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지만, 고객이 원할 경우에는 NDA(Non-Disclosure Agreement·기밀유지협약)도 체결하고 있다.


Q: 한국후지제록스가 진행한 문서관리 아웃소싱 사례를 소개해 달라.
서울시청의 경우, 문서 프로세스와 출력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무기기 배치를 최적화하고 통폐합시키는 일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에 사용하던 532대의 프린터, 복사기, 팩스, 스캐너를 4분의 1수준인 139대로 줄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서울시 스마트워크 환경 구축을 지원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프린트 솔루션, 전자팩스 솔루션, 문서보안 솔루션, 사무기기 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제공해 182억 원의 비용 절감 및 30% 이상의 종이 사용량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공간 효율성과 사용 편의성이 높아져 직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다른 예로는 동양생명을 들 수 있다. 동양생명은 생명보험사 최초로 본사 내부에 통합문서센터를 구축했다. 133종의 인쇄물에 대한 제작 운영 절차를 개선하고 개인 정보를 포함한 증권 및 주요 안내장 DM을 직접 제작하는 등 고객 정보의 외부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그 결과 문서 보안이 대폭 강화됐다. 동양생명은 이를 통해 약 16.5%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후지제록스가 하는 일은 경영자와 직원들을 동시에 만족 시킬 수 있는 것인가?
동시에 (다른 집단을) 만족시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통계를 활용해 업무의 효율성과 업무 만족도의 적합도를 측정한다. 우선 직원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도록 합의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고객의 문서 환경에 대한 컨설팅 과정에서 VOC( Voice of Customer), VOE(Voice of Environment), VOP(Voice of Process)를 참고한다. VOC는 문서 프로세스에 대한 실사용자, 관리자, 경영진의 의견을 듣는 것이고, VOE는 현재의 기업 문서환경을 조사하는 것이다. VOP는 실사용자가 출력 작업을 할 때 어떤 단계들이 요구 되는지 그 프로세스를 조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기업 사무실에 놀랄 만큼 비효율적인 측면이 많다는 점을 발견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직장인들은 문서 작업 및 커뮤니케이션에 하루 업무 시간의 70%를 소요하고 있고, 출력 기기 관련 서비스와 소모품을 기다리는 데 연간 488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Q: 지금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소호 사업자나 신규 사업자들도 모바일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중소기업에 대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
지금까지 문서 관리 아웃소싱은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 표준화도 어느 정도 진행됐다. 우리 회사는 이를 활용해 중소기업에도 똑같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XPS(Xerox Print Services)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미국 제록스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인구는 2015년까지 약 13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8%의 직장인은 집에서 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 느끼고, 66%의 직장인은 어떤 기기로든 기업 네트워크와 정보에 24시간 접속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의 75%는 모바일 프린트 이용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상품이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워킹폴더’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관련자들에게 권한을 부여해 문서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이 서비스는 접근 편의성이 매우 높다. 우리는 앞으로도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를 통한 업무 효율성 개선에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다.


Q: 한국후지제록스의 중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매출 성장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 중심의 고객사를 중소기업으로 확대해 고객 층을 두텁게 늘리려고 한다. 또 한국후지제록스가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인 ‘디지털 인쇄 서비스’ 부문을 강화할 생각이다. 아직 인쇄 시장은 디지털 인쇄가 10% 정도이고, 나머지 90%는 전통인쇄방식이다. 우리에겐 아직 90%의 기회가 남아 있다. 시장의 디지털화를 통해 얼마든지 시장을 넓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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