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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30대 그룹은 지금’] CJ E&M

신기록 행진 ‘명량’, 이젠 북미에서 승부 건다

“명량은 CJ그룹이 그동안 뿌려 놓은 씨앗 중 하나일 뿐이다.” 지난 7월 30일 개봉해 아직도 상영 중인 영화 ‘명량’을 두고 한 업계관계자가 한 말이다. 항간에는 한국영화 기록을 매일 경신하고 있는 이 영화를 두고 ‘CJ그룹의 뚝심 있는 투자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호평부터 ‘축하할 일이긴 하지만 스크린 독과점으로 이룬 거대 자본의 성과일 뿐’이라는 혹평까지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CJ 관계자는 “모두 맞는 말이다. 따끔한 지적은 CJ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하고 무겁게 듣겠다”고 말했다.

9월 20일 현재 ‘명량’은 여전히 상영 중이다. 누적 관객은 1,755만 명을 넘었다. 신기록이란 말이 지겨울 정도로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개봉 18일 만에 종전 최다 관객 영화인 아바타(1,362만 명)를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신기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명량의 제작 기간은 3년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연원을 따라 올라가면 이 같은 기록을 수립하는 데에는 20년 이상이 걸렸다. CJ가 할리우드 영화제작 시스템 도입,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 기술축적, 멀티플렉스 극장을 통한 영화 수요층 개발 등에 20년 넘게 투자해 온 1조 5,000억 원이 초대형 빅히트작의 자양분이 되었다. 삼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퇴각한 콘텐츠 미디어 시장에서 CJ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투자를 해온 것이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명량’은 개봉 첫날 전국 1,159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첫날 상영 횟수는 6,147회, 상영점유율은 42.3%였다. 이후 흥행 돌풍을 타고 상영점유율이 52.3%까지 치솟기도 했다. 재관람률 또한 역대 최고인 7.5%를 기록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영화산업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는 수많은 다양성 중 하나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 독립영화, 단편영화, 예술영화에게도 고른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국내 최다 멀티 스크린을 보유한 회사의 영화가 배급망을 활용해 시장을 독점해선 안 된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이에 대해 CJ 관계자는 “스크린 독점을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생할 수 있는 대안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CJ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2007년부터 다양한 영화 장르를 활성화하는 CJ무비꼴라쥬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의견을 반영해 영화 소재를 개발하고, 청소년들에게 영화 제작 지원을 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명량의 기록도 곧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영화소비자들이 영화를 더 자주 많이 보고 있어요. 게다가 흥행하는 영화에 대한 쏠림도 심화 되고 있죠. 관객들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더라도 좋은 영화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명량’은 이제 해외 시장, 특히 세계 최대 시장 규모를 가진 북미 시장에 도전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편이다. 그동안 미국시장에서 한국영화가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 편당 제작비가 1,000억 원을 웃돌고 있어 ‘명량’도 미국에선 저예산 영화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CJ는 스크린 확보부터 마케팅까지 한국과는 다른 환경을 경험해야 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CJ는 상당 기간 한국 영화를 미국시장에 배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명량’의 개봉이 그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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