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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그룹은 지금] 미래에셋자산운용

그레이트 컨슈머 테마로<br>성장·안정 두 토끼 잡는다

미래에셋이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로 또 한번 해외투자 붐을 일으키고 있다. 미래에셋은 진정한 글로벌 투자자로 도약할 수 있을까?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3년 수익률 65.54%, 1년 수익률 18.68%에 위치한, 순자산 규모 약 9,000억 원( 제로인(funddoctor.co.kr) 2014년 8월 29일 기준). 뛰어난 성과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펀드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이하 글로벌컨슈머펀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에 묶여 있던 걸 감안하면, 상당히 두드러지는 퍼포먼스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국내 공모펀드 중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던 글로벌컨슈머펀드는 올 상반기에는 다소 주춤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자금도 조금 빠져나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부진을 털어내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펀드의 테마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는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1초에 127잔의 커피를 판매하고, 아마존은 306개의 아이템을 팔고 있죠. 비자카드는 지금까지 지구 4바퀴 반 길이와 맞먹는 카드를 발급했고, 전 세계 인구 10명 중 9명은 구글에서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박원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 상무는 말한다.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이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최근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트렌드는 신흥국 소비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같은 신흥국의 GDP가 전 세계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 성장에 힘입어 중산층의 구매력도 급격히 높아져, 이들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먹고 마시고 여행하고 문화 생활을 즐기는 곳에 돈이 모이고 있다. 바로 ‘컨슈머’ 테마다.

이전이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였다면 이제는 메이드 포 차이나 시대로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신흥국가 생산에 힘입어 선진국에서 소비가 이뤄졌다면, 이제는 반대로 신흥국가 소비에 힘입어 선진국에서 생산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나온 상품이 바로 글로벌 컨슈머펀드다. “우리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 브랜드를 찾아봤어요. 네슬레, 마스터카드, 폭스바겐 같은 브랜드가 대표적이죠. 중국 시장이 커질수록, 중산층 구매력이 높아질수록, 관련 브랜드 파워와 기업 실적이 성장하고 있어요.”

박원진 상무는 덧붙인다 “게다가 대부분 미국·유럽 기업이라 투자에 제한도 없고 안정적이기도 하죠. 상대적으로 경기에 민감하지 않아요.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종목들이란 얘기죠.”

이 펀드에는 두 가지가 없다. 성공하는 펀드라면 으레 갖고 있는 두 가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는 스타 매니저다. 대박 펀드라면 언제나 펀드 매니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지만,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에는 그런 일이 없다. 이종길 미래에셋자산운용 홍보실장은 말한다. “굳이 꼽으라면 미래에셋 글로벌 네트워크 전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매일 미국과 홍콩 등 12개 해외 법인과 사무소 담당자들이 화상회의를 하며 종목을 발굴하고 펀드를 운용하고 있어요. 미래에셋 글로벌 네트워크 자체가 펀드 매니저인 셈이죠.”

또 한 가지 이 펀드에 없는 것은 유사상품이다. 경쟁이 치열한 자본주의 시장에선, 무언가 성공하면 늘 유사품이 쏟아져 나온다. 펀드시장이라고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상품에는 유사품이 없다. 그 이유 역시 ‘해외 네트워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이종길 실장은 말한다. “국내 경쟁사 중에는 관련 테마에 맞는 종목을 발굴하고 운용할만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곳이 없어요. 꾸준하게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진출한 미래에셋만이 가진 저력입니다.”

그의 말처럼 미래에셋은 늘 해외 진출에 앞장서 왔다. 2003년부터 홍콩·인도·영국·미국·브라질 법인을 잇달아 세우고 2005년에 첫 상품을 내놓았다.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 스타 주식형 펀드’가 그 주인공. 국내자산운용사가 현지에서 운용하는 최초의 해외펀드였다. 국내 인력이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해외 기업에 투자해 직접 운용한 첫 펀드였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판매되던 해외펀드가 해외 운용사가 운용하던 펀드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미래에셋 펀드는 국내 투자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구성한 해외 펀드였다.

미래에셋은 그 외에도 중국과 인도에 투자하는 친디아 펀드를 출시했으며, BRICs 펀드 등 이머징마켓 펀드와 해외부동산펀드, 해외섹터펀드(컨슈머, 인프라 펀드) 등 다양한 해외투자 상품도 내놓았다. 2007년엔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를 내놓아 펀드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외에 분산투자하는 이 펀드는 출시 보름 만에 4조 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 모으는 저력을 보였다.

2008년부터는 한 계단 더 올라갔다. 미래에셋은 해외에 펀드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4월 인도에 출시한 ‘미래에셋 인디아 오퍼튜니티 펀드’를 시작으로, 7월엔 국내 운용사 최초로 글로벌 역외펀드(SICAV)인 ‘미래에셋 글로벌 디스커버리 펀드’를 룩셈부르크에 설정해 2009년부터 유럽과 홍콩 등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침 없던 질주도 2008년 금융위기로 발목이 붙잡혔다.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주요 펀드가 반토막이 났다. 미래에셋도 이런 상황을 비껴갈 순 없었다. 쓴맛을 제대로 봐야 했다. 그렇다고 해외 시장을 포기할 순 없었다. 포기하기엔 시장이 너무 컸다. 이종길 실장은 말한다. “코스피는 전 세계 시가총액의 1.3%밖에 안 돼요. 99% 시장이 해외에 있다는 거죠. 아픈 기억이 있었지만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진 않았다. 진출 방법을 좀 더 정교하게 마련했다. 최근에는 현지법인을 직접 세우는 대신 해외 운용사를 인수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2011년 대만 현지 운용사인 ‘타이완라이프자산 운용’과 캐나다의 ‘호라이즌ETFs’를 인수했다. 이 실장은 말한다. “해외법인을 새로 설립해서 클라이언트와 네트워크를 만들고 레코드를 쌓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듭니다. 기존 운용사를 인수하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어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 전략에도 변화를 주었다. 한 국가에 올인하는 대신 다양한 국가,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했다.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것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펀드 시장에선 주식형 펀드가 줄고 안정적인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초고령 사회로 향하고 있는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도 투자 방식의 변화를 촉진시켰다. 청장년기의 투자는 ‘자산 모으기’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중년을 지나 노년이 되면 자산을 인출하는 시기에 이르게 된다. 이때는 꾸준하게 배당을 주거나 캐시플로가 발생하는 자산의 가치가 더욱 소중해진다.

이런 변화에 주목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산을 재조정했다. 기대수익률이 다소 적더라도 변동성이 적고 매년 꾸준하게 리턴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찾았다. 배당이 높은 주식, 매달 임대료가 나오는 오피스 부동산, 정부 보조금이 나오는 SOC 사회간접시설 등을 키워 나가고 있다. 글로벌컨슈머펀드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상품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컨슈머펀드는 히트를 쳤다. 지난 연말 기준 1년 수익률은 35.89%였다. 공모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 순자산규모도 8,138억 원을 넘어섰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며 기대 이상의 특수를 누렸다. 펀드가 투자한 종목 중 60~70%가 미국 기업이다 보니 그 수혜가 배가됐다. 하지만 잘나가던 글로벌컨슈머펀드도 올 상반기에 부침을 겪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연초 대비 -2.57%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주식이 조정을 받으며 펀드 수익률도 영향을 받았다. 투자자금도 일부 빠져나갔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선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익률 곡선이 반등하며 연초대비 손실을 거의 복구했다. 하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털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장기적 관점에서 펀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종길 홍보실장은 말한다. “글로벌 컨슈머펀드는 장기 투자 테마 상품입니다. 우리도 길게 보고 운용을 하고 있어요. 매매회전율, 즉 펀드 안에서 종목을 사고파는 일이 거의 없죠. 애플 주식을 줄일 순 있어도 뺄 수는 없습니다. 미국 경기가 펀드 성과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순 있지만 대세에는 영향이 없어요.” 그렇다면 그의 말은 또 다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는 없단 뜻일까? “사실 이 펀드는 목표수익률이 30~4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상품이 아니에요. 그동안 이례적으로 높았던 측면이 있었다는 거죠. 그렇다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성장과 안정을 모두 추구하는 펀드니까요.” 이 실장은 강조한다. “단기적으로는 특정 국가에 투자하는 게 일시적으로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올해 인도는 400%, 지난해 일본은 50%가 올랐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한개 국가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꾸준한 일드(수익률)를 추구하는 데 주된 목표가 있기 때문이죠.”

미래에셋은 국내 투자 시장에서 한 획을 그었다. 해외 투자의 역사도 새로 쓴 바 있다. 과거 상처는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투자자들은 지금 그 결실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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