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포드의 담대한 도박: 그 숨겨진 이야기

FORD’S EPIC GAMBLE: THE INSIDE STORY

포드는 어떻게 회사의 보물인 ‘F 시리즈 트럭’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게 됐을까?
BY ALEX TAYLOR III

바자 1,000 Baja 1,000은 세계에서 가장 험한 오프로드 경기로 알려져 있다. 포드 엔지니어들은 2013년 바자 경기를 자사의 알루미늄 F 시리즈 픽업트럭을 꼼꼼히 검사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로 판단했다. 대회 준비는 단지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는 것 이상이었다. 포드는 63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을 구성했다. 여기에는 의사 두 명과 응급구조사(Emergency Medical Team, EMT) 두 명, 지원 차량 17대, 9명으로 구성된 카메라 팀과 공중 촬영을 위한 헬리콥터와 무인기까지 동원됐다. 창의적인 위장술까지 필요했다. 2015년 출시 예정인 포드 트럭의 디자인을 경쟁사들이 미리 보지 못하도록, 이들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알루미늄 트럭을 새로 제작했다.


지난해 레이스는 최근 몇 년 들어 가장 어려운 대회였다. 경쟁자들은 바위로 뒤덮인 사막과 험난한 산길, 그리고 가끔은 멕시코 바자 반도 주위의 포장도로 등 총 882마일을 달려야 했다. 약 300여 개 참가팀 가운데 거의 반 정도가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중에는 특별제작된 경주 트럭도 몇몇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위장한 F-150 포드 트럭은 단 36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코스를 완주했다. 팀원이 밟아서 망가뜨린 컴퓨터 모듈이 유일하게 고장 난 부분이었다. 경주가 끝난 후 트럭은 미시간 주 디어본 Dearborn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이는 포드가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 픽업트럭에 많은 노력을 들인 결과였다. 픽업트럭은 주로 공사 현장이나 농장에서 쓰인다. 포드의 스포츠카 머스탱 Mustang이나 심지어 중형 승용차 퓨전 Fusion보다도 매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건 아니었다. 그동안 전임 CEO 앨런 멀럴리 Alan Mulally가 전 세계 포드 제조업체 통합을 목표로 추진한 포드 원 Ford One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사실 포드의 수익은 거의 모두 대형 트럭에 의존하고 있다. 이 트럭들은 현재 북미에서만 판매된다. 앞으로도 아시아나 유럽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꼭 그럴 필요가 있지도 않다). F 시리즈는 30년 넘게 미국에서 여느 승용차나 트럭보다 더 많이 팔렸다. 코카콜라나 말보로 같은 최상위 브랜드에 버금가는 기록을 냈다. F-150는 1950년 출시 이후 약 3,300만 대가 팔렸다. 승용차인 모델 T의 거의 두 배나 되는 판매량이다. F 시리즈의 2013년 76만 5,000대가 팔려 31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판매 기록을 단일 회사 매출로 간주하면, 포춘 500대 기업 중 약 100위에 해당한다. 이익 측면에서 따지면 순위는 더 높아진다.

F 시리즈는 픽업트럭 혁명의 가장 큰 수혜자다. 개인용 트럭이 점차 인기를 끌면서 평균 거래가가 4만 달러로 올랐다. 가죽 시트와 냉열 시트, 그리고 LED 조명 같은 편의 사양이 들어간 일부 고급 모델은 5만 달러를 호가한다. 픽업트럭처럼 기술적으로 단순하고 거의 재설계 될 일이 없으며 대량 판매되는 차종은 훌륭한 돈벌이가 된다. 애널리스트들은 킹 랜치 King Ranch나 플래티넘 Platinum 같은 F 시리즈의 고급 라인의 경우 대당 이익률이 40%, 즉 1만 2,000달러나 된다고 추정한다. 포드가 승용차 사업에서 파산하고, 해외 사업에서도 손실을 보았던 지난 몇 년 동안 F 시리즈의 당기순이익은 포드 자동차의 순이익을 능가해 왔다. 때문에 신임 CEO 마크 필즈 Mark Fields가 F 시리즈를 포드의 ‘보물(crown jewel)’이라고 칭한 것도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리서치 업체 번스타인 리서치 Bernstein Research의 런던 애널리스트 맥스 와버튼Max Warburton은 “작은 투자 규모와 대량 판매라는 점에서 자동차 산업 역사상 F 시리즈만큼 큰 이익을 거둔 차는 없었다”고 평가했다(F 시리즈에는 F-250과 F-350 처럼 엔진과 내부 구성이 다양한 중·경량 트럭도 있다. F-150은 4도어 경량 트럭으로, 현재까지 F 시리즈 중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모델은 F 시리즈 판매의 69%를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2009년 포드가 F 시리즈-‘강한 포드(Built Ford tough)’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차체를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제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로 했을 때, 독특한 가치를 지닌 F 시리즈 사업에 상당한 혼란을 주었다. 포드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F 시리즈의 무게를 700파운드가량 줄여 연비를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철보다 더 비싸고, 조립하기도 복잡할 뿐만 아니라 수리도 더 까다롭다. 또 알루미늄으로 트럭을 만들 경우, 이마로 알루미늄 맥주 캔을 쉽게 찌그러뜨리는 데 익숙했던 소비자들이 기존의 철보다 내구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철에서 알루미늄으로 자재를 교체한다는 건 트럭 사업의 매 단계가 거의 모두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루미늄은 용접이 잘되지 않아 반드시 리벳으로 연결하고 접착제로 접합해야 한다.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아 검증해야 하고, 공장 개조도 필요하고, 생산 기술도 바꿔야 한다. 수리공들을 새로 채용하고 교육도 해야 한다. 무엇보다 2015년 모델로 전환되면 생산이 줄고 수익 구조도 타격을 입을 우려가 컸다. 지난 몇 년간 신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었던 포드가 역대 최대 물량의 가장 복잡한 신제품 출시를 앞두게 된 것이었다.

다른 경쟁업체들도 공격의 기회를 노릴 것이다. 사자들이 아프리카 세렝게티 Serengeti 초원에서 영양을 나눠 갖듯, 디트로이트의 3대 자동차 업체들은 픽업트럭 사업 판에서 신나게 잔치를 벌이고 있다. 자동차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닷컴 Edmunds.com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자동차 업계의 평균 차 값은 13% 올랐지만, 트럭은 고급 모델 거래가에 힘입어 같은 기간 29%나 올랐다. GM은 2014년형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의 재디자인이 너무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자 올해 초 대당 무려 8,000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했다. 포드가 2014년 구형 모델의 재고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는 동안, 피아트 크라이슬러 Fiat Chrysler는 램 Ram 픽업트럭에 마케팅을 집중해 출시 첫 6개월 동안 매출을 20%나 끌어 올렸다.

업계에서는 포드의 알루미늄 트럭-올 4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며, 출고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에 대한 소문이 이례적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 포드가 알루미늄이라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물질을 ‘강화 철(high-strength steel)’이나 ‘군용 등급(military grade)’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홍보하자 업계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자동차 판매업체 오토네이션 AutoNation의 CEO 마이크 잭슨 Mike Jackson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포드의 변화는 마법 아니면 비극이 될 것”이라며 “포드는 자동차산업 역사상 가장 많은 알루미늄 차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업체를 비방하지 않는다는 디트로이트의 불문율에 따라, 포드의 알루미늄 차에 대한 뒷말은 대부분 비밀스럽게 오고 가고 있다. 그러나 5월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CEO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Sergio Marchionne는 침묵을 깨고 “알루미늄이 차세대 트럭이 나아갈 방향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나는 자동차 업계가 픽업트럭이 아닌 다른 제품에 알루미늄을 쓰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다에 비유하면 포드는 미지의 영역을 향해 나아가고, 업체 전체는 포드가 혹시 암초에 부딪힐까봐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7월 1일 포드 CEO에 오른 마크 필즈는 픽업트럭보다 잔디와 나무가 훨씬 더 많은 브루클린 Brooklyn에서 태어났지만, F 시리즈 신형 모델의 선구자가 되었다. 그는 개발 첫 단계부터 모든 것을 지휘했다. 자동차 시장에서 이 신형 트럭이 어떤 반응을 얻느냐에 따라 그는 공을 인정받거나,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그가 지휘봉을 이어 받은 포드는 유서 깊은 기업이다. 헨리 포드 Henry Ford가 1925년 모델 T 라운드어바웃 Model T Runabout이라는 픽업트럭을 처음 출시했다.

처음에는 픽업트럭이 농장과 목장, 그리고 작업 현장에서만 사용됐으나, 1960년대 들어 점차 개인용도로도 사용되면서 ‘허드 Hud’나 ‘더 라스트 픽처쇼 The Last Picture Show’ 같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단순한 구조와 최소한의 개량, 대량 생산에 힘입어 픽업트럭은 자동차 업계의 가장 탄탄한 수입원이 되었다.

2009년 포드의 제품 개발 엔지니어들이 13세대 F 시리즈 개발을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을 때, 이들은 두 가지에 중점을 두었다. 트럭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힘과 견인 능력-트럭 판매에서 중요한 부분이다-을 강화하면서도 연비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필즈는 “연료 가격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매우 분명했다”며 “우리는 기존 트럭에 점전적인 변화를 주거나, 알루미늄 부품을 늘리거나-기존 트럭의 후드는 이미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있었다-차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포드를 비롯한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점점 높아지는 연비 기준을 맞추기 위해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2025년까지 자동차 연비를 갤런당 54.5마일(리터당 23km)로 향상해야 한다. 포드는 기존 V-8 엔진을 연비가 좋은 에코부스트 EcoBoost V-6 터보 엔진으로 바꿔 역사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포드는 지금 다시 한 번 현상유지를 탈피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포드는 이후 18개월 동안 알루미늄으로 만든 트럭을 제작·공급, 수리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또 알루미늄과 관련해 포드가 생각하는 네 가지 가장 큰 미지수가용성(availability), 제조 가능성(manufacturability), 서비스 편리성(serviceability), 호감도(likability)-를 연구하기 위해 네 개의 팀을 꾸렸다. 규모만 놓고 봐도 이 신형 트럭 프로젝트는 엄청났다. 아우디나 재규어도 알루미늄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소량 생산되는 최고급 모델에만 사용하고 있다. 진지한 성격의 조 힌리히스 Joe Hinrichs 포드 미주법인 총괄 사장은 “이제까지 아무도 알루미늄 트럭으로 일주일 내내 시간당 60여 개의 일을 처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형 트럭을 제작할 수 있는 공장을 조성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포드는 1997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업계에서 처음 도입해 현재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신차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선 개발 각 단계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맞춤형 시제품을 제작해야 했다. 멀럴리는 “규정을 준수하고 승인을 받기 위해 신형 트럭은 여느 차보다 더 많은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포드는 이미 2009년 신기술을 검증하고, 알루미늄 사용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두 차례 시제품을 제작했다. 처음 4대의 이름은 X0라고 알려졌다. 바자 대회에 참가한 트럭처럼 X0의 알루미늄 차체도 2009년 모델로 위장되었다. 다음 제작된 X1 시제품 7대는 더 가벼웠지만 힘은 확신할 수 없었다. 때문에 11번째 X1 시제품은 철 모델과 같은 가속 내구 시험(accelerated durability test)을 받아야 했다. 몇 주간 바위투성이의 울퉁불퉁한 지면을 15만 마일이나 주행했고, 알루미늄 차체를 평가하기 위해 7만 5,000마일의 추가 주행도 이뤄졌다.

표준 시험에 외에도 포드는 몇 가지 창의적인 시험 방법을 추가했다. 2010년형 모델 6대의 철 적재함을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블라인드 테스트를 위해 고객사 3곳-네바다 Nevada에서 사업을 벌이는 토론토 광산업체 배릭 골드 Barrick Gold, 듀크 에너지 Duke Energy, 오리건 Oregan 주에 위치한 월시 컨스트럭션 Walsh Construction-에 제공했다. 시험은 올해 말까지 계속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포드는 트럭 바닥의 알루미늄 판이 너무 얇아 그 안에 들어가는 30~40파운드의 트레일러 견인 고리를 버티기 힘들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알루미늄 두께를 0.95mm에서 1.4mmm로 50%가량 늘렸다. 새 적재함은 바닥이 더 두꺼워졌음에도, 기존보다 여전히 수백파운드나 더 가벼웠다.

다양한 시험이 이어지면서 최고 경영진은 알루미늄 트럭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점점 익숙해져 갔다. 멀럴리도 쉽게 적응했다. 그는 보잉에서 알루미늄 동체로 제작되는 777기 개발팀을 이끈 적이 있다. 그는 단순히 “뭘 그렇게 오래 끌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미주법인 총괄 사장이었던 필즈는 단시간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선행연구팀과 시간을 보내며 어떻게 알루미늄에 구멍을 내고 접합하는지 알게 됐고, 무게가 가벼워지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재빠르게 파악해갔다. 그는 제조 가능성 회의에서 알루미늄으로 만든 차 문을 들어 올리다가 두 손가락으로도 쉽게 집어 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와!”라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거의 2년 동안이나 이어진 예비 작업을 마치고, 2015년형 F 시리즈 프로그램 연구진은 2010년 10월 공식 개발 승인을 받기 위해 이사회를 찾아갔다. 복합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을 구성하고, 프로그램 범위를 정하고, 초기 마케팅 전략을 승인받기 위해서였다. 그 후 스타일리스트들과 일부 엔지니어들은 내·외부 디자인을 구상하기 시작했고, 다른 엔지니어들은 차 섀시와 구동장치 개발에 집중했다. 필즈도 고무적인 연설로 포드의 111년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오늘을 기억하자. 이 프로젝트야말로 바로 리더들이 하는 일이다.”

포드 이사회는 2012년 11월 조립공장 개조, 딜러 교육, 마케팅 및 광고 등 남은 업무를 위한 예산을 승인했다. 그것이 마지막 결정이었다. 이제 되돌아간다는 건 불가능했다.


현재 프로젝트팀은 수백 가지 세부적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선 자동차 부품의 물리적 변화가 필요하다. 내구성 및 성능을 확인하고, 납품업체 제품이 포드 사양과 일치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용도로 M1이라는 시제품 100대가 생산됐다. 도로 성능 시험 땐 스파이 사진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전과 마찬가지로 구형 포드 자동차로 위장했다. 이후 특별 조립 라인에서 검증용 시제품(verification prototype, VP) 100대를 생산했다. VP는 새로운 차체와 섀시, 구동 장치로 만든 최초 시제품으로 내·외형과 일반적인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되었다.

포드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알루미늄을 구매해야 할 상황이었다. 때문에 포드에 알루미늄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생산량의 정확한 예측은 매우 중요했다. 몇 년 전 포드는 배기량이 작은 에코부스트 터보엔진의 소비자 수요를 잘못 예측한 적이 있었다. 에코부스트가 2011년 출시됐을 때 만해도 포드는 트럭 엔진에서 차지하는 에코부스트의 비율이 20%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출시 2개월 만에 예상을 뛰어넘어 30%에 다다랐고, 현재 47% 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필즈는 무턱대고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는 2013년 9월 알루미늄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아이오와 주 데번포트 Davernport에 위치한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 Alcoa 공장을 방문했다. 그의 우려가 불식되자 12월 프로젝트팀은 모든 엔지니어링 디자인 검증을 최종 확인했다.

기존 모델로 약간 위장된 아틀라스 Atlas 신형 트럭이 드디어 2013년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불꽃이 터지는 가운데 대중들에게 처음 공개되었다. 휠 아치 wheel arch *역주: 바퀴 위에 있는 활 모양 테두리와 3개의 바(three-bar)로 이뤄진 대담한 디자인의 크롬 그릴을 보았을 때, 마치 이 신형 트럭이 ‘강한 포드’라고 직접 외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은 점차 촉박해졌고, 사람들의 관심은 곧 제품에서 공장으로 옮겨갔다. 생산 과정은 세 개의 중요한 부분-출시 전, 출시 준비, 대량 생산 시작-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직원들은 기존 트럭의 연결 장치로 리벳을 사용하면서 점차 제작에 적응했고, 포드는 계속 더 많은 시제품을 생산해 나갔다. 올해 말부터는 포드 월드 Ford World 본사가 내다보이는 디어본 공장에서 신형 트럭이 양산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포드는 최근 툴링 tooling *역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기구 검증 및 제조 교육을 위해 툴링 테스트용(TT) 트럭 100대를 생산했다. 포드는 최종 시제품 검증 및 훈련을 위해 올여름이 끝나갈 무렵 사전 제작(preproduction, PP)트럭 100대 이상을 생산할 예정이다. 개발 단계에서 이용되는 미등록차량이 다 그렇듯, 이 트럭들도 결국은 해체되고 재활용될 것이다.

모든 업무가 디트로이트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었다. 포드는 이미 2008년부터 소비자 90%가 차로 최대 2시간 이내 거리에 있는 알루미늄을 다루는 파손 수리 전문가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케팅, 판매 및 서비스 총괄 사장 짐 팔리 Jim Farley는 “오클라호마의 작은 마을에 사는 일반 고객(Joe Customer)도 어디에서 차를 수리할지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드는 주변에 자동차 대리점이 없는 경우 독립 차체 공장에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연히 수리 교육 프로그램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다. 참가자들에겐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는 데 3만~5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고지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마케팅 담당자들은 가격이 더 비싼 가벼운 알루미늄 신형 트럭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고민했다. 이들은 빠르게 돌파구를 찾아냈다. 개선된 연비는 무시하고, 신형 트럭이 구형보다 성능이 더 좋다고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것이었다. 포드는 트럭 구매자들이 견인과 탑재량에 가장 관심이 많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신형 트럭의 슬로건을 ‘강력한 힘의 미래(The future of tough)’로 정했다. 포드는 잠재 소비자 중 20%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드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F-150을 제작할 두 개의 조립 공장 중 하나는 디어본 트럭 공장-또 다른 공장은 캔자스시 외곽에 있다-이다. 포드는 이곳에 수억 달러를 투자해 알루미늄 패널 생산에 쓰이는 스탬핑 프레스와 금형 기기를 제작·설치하고 있다. 현재 차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점 용접기(spot welders) *역주: 큰 전류를 흘려 도체를 용접하는 기계를 리벳 총과 신형 용접기, 그리고 접착기로 대체하기 위해서다. 현재 두 공장 모두에서 2014년형 F-150이 생산되고 있지만, 총 13주 동안 공장이 하나씩 해체되고 개조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포드는 약 2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신형 트럭에 대한 포드의 예측이 빗나갔던 적도 있었다. 1997년형 F-150이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완전히 재디자인됐을 때, 포드는 포드답지 않게 젤리빈 jellybean 모양의 둥근 디자인을 선택했다. 공기역학을 개선하고, 내부 공간을 확장하고, 연비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차는 베이비붐 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만든 차로, 초반에는 빠르게 팔려나갔다(2001년 11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결국 인기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고, 포드는 2004년 다시 윤곽이 뚜렷한 기존 모델로 회귀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F 시리즈가 여전히 답해야 할 질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700파운드의 무게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포드가 얼마나 달성했는가이고, 두 번째는 성능과 연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이다. 세 번째는 포드가 신차 가격을 얼마나 더 높일 것인가다. 애널리스트들은 포드의 엄청난 수익이 이제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와버튼은 “연비 규정-차세대 F 시리즈는 무게를 700파운드나 더 줄여야 한다-을 맞추기 위해 더 값비싼 동력전달 장치를 탑재하고, 더 가벼운 물질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F 시리즈의 수익률은 영구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픽업트럭 소유주들의 충성심은 거의 전설에 가깝다. 때문에 30년 동안이나 베스트셀러였던 F 시리즈의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무도 ‘포드의 보물’을 잃어버리거나 손상시킨 장본인이라는 낙인이 찍히길 원하지 않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