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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선정 10대 과학자

The Brilliant Ten<br>창의적 아이디어로 과학과 공학, 그리고 세상을 발전시킨 연구자들.

▲ 마누 프라카시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업적:
저렴한 고성능 과학도구 개발

스탠퍼드대학 생명공학자인 마누 프라카시 교수는 인도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 현미경이 너무나도 갖고 싶었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과거에 한 번 본적이 있던 현미경의 설계도를 떠올리며 직접 제작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결국 친형의 안경에서 몰래 빼낸 렌즈로 현미경을 만들어냈다.

물론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친형이 렌즈 도난 사실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통해 이른바 ‘창의공학’의 힘을 절실히 깨달은 그는 교수가 된 지금도 저렴한 재료를 이용해 첨단 과학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런 시도를 ‘검소 과학’이라 칭한다.

과학도구 제작 시 프라카시 교수는 시중에서 어떤 부품을 구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에 최적화된 설계부터 고민한다. 일례로 개발도상국에 보급할 질병 진단용 현미경 개발을 앞두고 프라카시 교수팀은 ‘저렴하고, 튼튼하며, 쉽게 생산 가능한 제품’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설계에 돌입했다. 그렇게 2,000배율의 초저가 고성능 종이 현미경 ‘폴드스코프(Foldscope)’가 탄생했다. 피 한 방울로 말라리아 감염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지만 제조단가는 50센트에 불과하다.

그의 최신 발명품으로 오르골에서 영감을 얻은 수동식 화학분석기도 있다. 펀치카드와 수동식 크랭크로 이뤄진 단순 구조인데 손잡이를 돌리는 것만으로 복잡한 화학분석이 이뤄진다. 펀치카드의 구멍 위치에 따라 화학물질의 종류와 방출시점도 제어할 수 있다. 제작비는 단돈 5달러다.

“토양의 화학성분 분석과 뱀독 탐지 등에 활용할 수 있어요. 아이들 수준의 연구프로젝트라면 개조를 통해 거의 모든 종류의 화학분석이 가능합니다.”

이렇듯 그의 발명품들은 하나 같이 고도의 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저렴한 가격과 간단한 설계로 누구에게나 보급할 수 있다.
“기존의 과학도구들은 학교의 비품창고에 보관돼 있어 자유롭게 사용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저희 개발품들은 달라요.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 가질 수 있죠.”





▲ 록사나 젬바스추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업적:
대중들에게 온라인상의 개인정보 통제권 부여

“저를 정말 짜증나게 만드는 일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컬럼비아대학의 컴퓨터 공학자 록사나 교수는 현재의 연구주제를 선택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녀를 짜증나게 만드는 일이란 바로 개인정보에 대한 제어권을 온라인에 넘겨주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들의 개인정보가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그녀는 이를 위해 개인정보 자체를 추적하지 않는다. 대신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개인정보를 공유(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을 추적한다. 일례로 최근 개발한 한 소프트웨어는 다수의 가짜 계정을 활용, 사람들이 특정 문장을 사용했을 때 온라인 광고의 변화 양상을 파악한다.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암이나 우울증을 언급한 이메일을 보내면 심리치료 관련 광고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녀는 사전에 지정한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가 자동 소멸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사용자는 자신이 어디에 어떤 정보를 입력했는지 추적할 수 있고, 분실·도난 휴대폰에 의한 데이터 유출도 막을 수 있다.
“과연 언제까지 온라인에서 익명성을 지닐 수 있을까요? 기업들이 어떤 개인정보를 어디에 이용하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는 앞으로 엄청나게 중요해질 겁니다.”



▲ 마이클 하비브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연구업적:
공룡의 비밀 규명

오래 전 멸종한 동물의 화석만으로는 그들의 생활상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 익룡류(pterosaurs)만 해도 날개가 스쿨버스만큼 큰 녀석들이 있는데, 정말 비행능력이 있었는지 단정할 수 없다. 고생물학자인 마이클 하비브 박사는 생물학과 물리학,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해 이런 의문의 답을 찾는다.

그는 익룡류가 오늘날의 새보다 비행을 시작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그들의 다리뼈 CT 스캔 데이터를 비교한 뒤 익룡류의 도약 방식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익룡류는 새처럼 두 다리를 이용해 도약하는 대신 박쥐처럼 다리와 날개를 모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이 이론은 학계의 논쟁을 불러왔지만, 최근 화석 발견을 통해 익룡류의 비행에 대해 더 많은 것이 밝혀지면서 타당성이 입증됐다.

하비브 박사는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 익룡류가 기존에 알려진 성장 한계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결과도 내놓았다. 이 또한 작년에 성장 한계보다 큰 익룡 화석이 출토되며 사실로 확인됐다.

현재는 시조새의 이동 메커니즘과 멸종된 수생 파충류의 지느러미 움직임, 벌레를 먹고 살던 익룡의 비행역학을 연구 중에 있다. 그의 연구결과는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하다. 일례로 그의 연구팀은 익룡류의 날개 구조를 모방, 신축성이 뛰어난 날개를 설계하고 있다. 이 날개로 글라이더나 낙하산에 가해지는 진동을 줄여 안전성을 배가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학자로서 그의 최대 기쁨은 자신의 연구결과가 박물관 전시물에 접목되는 것이다.
“한 박물관에서 제 연구결과에 기반해 공룡 전시물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두 다리와 날개를 모두 사용해 비상하는 익룡의 모형을 전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를 뻔 했어요.”



▲ 니콜 어베이드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업적:
박쥐 연구를 통한 로봇 통신시스템 개선

중국 산둥성 지난 지역. 해질 무렵이면 어베이트 교수는 좁은 동굴 입구에 앉아 박쥐떼가 사냥 떠나는 광경을 관찰한다.
“전파방해를 받는 인간의 레이더와 달리 반향 정위를 사용하는 박쥐들은 수많은 개체가 동시에 쏟아져 나와도 충돌이나 막힘이 전혀 없어요.”

그녀는 박쥐가 가진 이런 능력의 원천을 파악, 무인기와 같은 로봇들의 이동(비행) 방식을 개선하고자 한다. 그리고 연구를 통해 박쥐들이 초음파의 주파수를 조절, 주변에 위치한 다른 박쥐가 내는 초음파와 겹치지 않게 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이후 박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세우고, 장애물 회피를 위해 서로의 초음파를 어떻게 감지해야하는 지를 모델링했다. 그래서 중국으로 날아와 박쥐 동굴 안에 적외선 카메라와 초음파 마이크를 설치하고, 그 모델의 타당성 입증 연구를 수행 중이다.
“박쥐가 다른 박쥐의 초음파를 이용할 수 있는지, 만일 가능하다면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핵심입니다.”

이외에 어베이드 교수는 현재 로봇 간의 통신능력을 배가할 초음파 센서도 개발 중이다. 궁극적 목표는 박쥐를 포함한 동물들의 충돌방지 시스템을 모방해 무인기나 수중로봇 대군을 원활히 제어하는 것이다.
“생물학적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공학적 시스템의 통제 방식 개발에 큰 도움이 됩니다.”



▲ 조나단 비벤티
미국 뉴욕대 폴리테크닉대학
연구업적:
뇌의 암호 해독장치 개발

휴대폰 무선기술을 개발하며 20대를 보냈던 전기·컴퓨터 공학자 비벤티 박사는 그 경험을 의학에 접목, 뇌 활동을 극도로 정밀하게 기록하는 전극 어레이를 설계했다. 이를 활용하면 신경장애 연구의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실제로 기존 뇌 임플란트는 전극을 외부기기에 연결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반면 비벤티 박사의 전극 어레이는 내장 트랜지스터가 뇌신호를 직접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셀로판지만큼 유연해 머리의 윤곽에 맞춰 완벽 밀착된다. 덕분에 뇌 신호의 강도에 맞춰 전극의 수를 늘릴 수 있다.

“사실상 뇌의 어떤 영역이든 원하는 곳의 초고해상도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 비벤티 박사팀은 뇌전증(간질)과 관련해서 동물실험을 통해 발작 확률 상승에 관여하는 미묘한 뇌 신호를 확인했다. 언젠가 이 기기를 사용, 적재적소에 전기자극을 가함으로써 뇌전증을 예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 전극 어레이가 다양한 장애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낼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한다.
“사지절단 장애인을 위한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의수족을 개발할 수도, 청력 신경 장애 환자의 청력을 되찾아줄 수도 있습니다.”





▲ 카티아 쾰레
미국 듀크대학
연구업적:
바이러스의 진화 과정 모델링

대다수 사람들과 달리 쾰레 교수의 첫사랑은 수학이었다. 듀크대학의 진화생물학자가 된 지금도 그녀는 전염병의 진화와 전파 과정 파악에 수학을 이용한다. 그렇게 그녀는 전염병들의 대유행 데이터와 바이러스 및 인간 면역체계에 대한 정보를 통합한 모델을 개발했다. 또한 바이러스 유전자를 연구해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파악했다.

이런 전체론적 접근방식의 연구는 과학계가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수년간 비교적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는 듯 보이다가 갑자기 치명적 형태로 진화하는데, 그녀의 모델링은 인플루엔자가 오랫동안 변이가 가능한 잠재적 폭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이 치명적 진화의 사진 준비작업일 수도 있다고 봐요. 현재는 왜 특정 지역에서 전염병이 잘 발생하는지를 연구하고 있어요.”

그녀의 또 다른 발견들은 다소 반직관적이다. 실제로 쾰레 교수팀은 모기를 어설프게 박멸하면 뎅기 출혈열 사망자가 오히려 늘어난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모기가 완벽히 소멸되지 않고 개체수만 줄면 환자수가 늘어납니다. 감염된 모기의 숫자가 적을 경우 인체에 처음 형성된 항체들이 사라진 후에 다시 물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쾰레 교수는 이런 지식들이 공공보건 정책 개선에 도움을 줘 전염병 창궐을 억제할 획기적 전략이 마련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 조던 그린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업적:
면역 체계에 암세포와의 전투기술 교육

의공학자 그린 박사는 레고 마니아다. 그래서 현재 레고처럼 다양하게 모습이 바뀌는 질병 치료 도구를 개발했다. 암 등의 질병에 맞춰 손쉽게 개조가 가능한 생분해성 나노 입자가 그것이다.

인간 면역체계는 암세포를 찾아 파괴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표적이 누군 지부터 알아야 하는데, 보통 항원제시세포(APC)가 암세포의 단백질 조각을 수집·공표함으로써 면역세포에게 공격 대상을 알려준다. 그런데 암세포가 정상 조직을 닮은 경우 APC의 철저한 수색에서 빠져나가기도 한다.

그린 박사의 나노 입자도 기본 역할은 APC와 같다. 다만 이 나노 입자에는 어떤 종류의 단백질도 탑재가 가능해 아무리 찾기 힘든 암세포도 정확히 찾아 면역체계에 타깃의 정체를 가르쳐준다. 특히 원형의 나노 입자를 잡아 늘려 APC와 유사한 타원형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를 활용한 쥐 실험 결과, 한층 뛰어난 피부암 억제 효과가 발현됐다. 이에 그린 박사팀은 나노 입자의 물리적 특징을 변화시켜 면역체계를 강화할 또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

그린 박사에 따르면 나노 입자로 암세포의 직접적 공격도 가능하다. 연구팀이 이미 항암제 또는 암세포에 자살을 명령하는 항암 유전자를 살포하는 버전도 개발에 놓았기 때문이다.

“저희 나노 입자는 면역체계에 암세포가 어떻게 생겼는지 가르쳐주는 선생님입니다.”



▲ 프라발 듀타
미국 미시건대학
연구업적:
사물인터넷 구현이 가능한 센서 개발

컴퓨터 네트워크 전문가인 듀타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가면 소형 무선센서들이 에너지 사용량을 관찰하며, 차대세 스마트 빌딩 건설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센서들은 전선 근처에서 발생하는 미약한 자기장처럼 주변에서 에너지를 긁어모아 사용한다.

그가 컴퓨터공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23년 전 파퓰러사이언스 1991년 3월호에 게재된 로봇 곤충기사를 보고나서다. 그때부터 학교수업에 관심을 끊고 로봇 만들기에 열중했다고 한다.

현재 그는 독창적 방법으로 작동 에너지를 얻는 기기의 개발자로 명성을 쌓고 있다. 개중에는 스마트폰의 오디오 잭에 꼽아서 이어폰에 공급되는 미량의 에너지로 작동되는 데이터 수집용 센서 시스템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시민들이 제작한 1만2,000개의 방사능 센서 중 일부에도 이 기술이 쓰였다.
“일본 시민 누구나 저희 기술을 통해 센서를 운용, 클라우드 서버에 방사능 데이터를 업로드 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일본 정부의 것보다 정밀한 시각화 자료를 만들 수 있어요.”

이외에도 듀타 교수팀은 수 ㎣ 공간에 다수의 카메라를 넣은 장치, 기온·습도·대화 상대방과의 거리가 감기 바이러스의 전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라펠 핀(lapel pin)도 개발했다. 물론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연구에도 계속 노력 중이다.
“이 시스템은 주변에서 에너지를 얻는 영구적 컴퓨터라 할 수 있어요. 적용범위도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 크리스토퍼 메이슨
미국 웨일 코넬 의학대학원
연구업적:
세상 모든 유전자의 서열분석에 도전

유전학자인 메이슨 박사는 뉴욕 지하철의 미생물부터 체르노빌 인근에서 자란 아이들의 암세포까지 매일 같이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DNA에 유전자의 발현을 제어하는 화학적 표지가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RNA에도 그와 유사한 표지가 있다는 게 밝혀진 것은 최근이다. 그의 연구팀은 바로 이런 RNA의 화학적 표지들을 매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이슨 박사는 DNA가 유전자 발현 여부를 결정하는 후성유전물질, 즉 ‘에피게놈(epigenome)’을 지니듯 RNA의 화학적 표지들도 RNA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에피전사체(epitranscriptome)’라는 물질을 생성한다고 말한다. 또한 에피전사체가 외부환경에 노출됨으로써 변화를 일으켜 질병에 걸릴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한다.

금명간 그는 극한환경에서 유전자의 변화가 나타나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의뢰로 우주비행사 스코트 켈리가 1년간 우주에서 생활한 뒤 쌍둥이 형인 마크 켈리와의 DNA 및 RNA 차이를 비교분석할 예정인 것.

오늘날 우주여행을 경험하는 사람은 극소수지만 메이슨 박사는 외계행성에 식민지를 건설할 때에 대비한 500년간의 연구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연구의 완성을 보지는 못하겠지만 가능한 많은 것들을 직접 밝혀놓고자 한다.
“제가 만날 수 있는 모든 DNA의 서열을 분석해보고 싶습니다.”



▲ 카타리나 리벡
미국 MIT
연구업적:
인체 점액을 활용한 대체 항생물질 연구

인체는 하루 4ℓ 이상의 점액을 방출한다. 사람들은 이 끈적거리는 물질을 더럽게 여기지만 MIT의 생화학자 리벡 교수에게는 더 없이 귀중한 연구재료다.
“점액은 정교한 필터예요. 바이러스를 잡아 가두고, 위험한 미생물의 침입을 막아 감염으로부터 인체를 지켜줍니다.”

그녀는 점액 연구를 위해 점액에 끈기를 부여하는 기다란 띠 모양의 당단백질인 ‘뮤신(mucin)’으로 3차원 그물망 구조를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뮤신이 거미줄처럼 자신에게 닿는 모든 것을 잡아 놓는다고 여겼는데, 리벡 교수의 뮤신 그물망 연구를 통해 추가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인체가 뮤신 띠의 성분을 변화시켜 다양한 특징을 지닌 점액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지난해에는 리벡 교수팀에 의해 조산 위험이 높은 임산부가 정상 임산부보다 자궁 경부의 점액이 약하고, 점도도 낮다는 점이 밝혀졌다. 때문에 병원체 유입이 쉬워져 조기진통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현재 그녀는 궤양 등 다른 질환에서도 이와 유사한 표지자를 찾는 한편 인공 뮤신의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리벡 교수는 인공 뮤신을 통해 피부 미생물의 활동 변화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항생제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점액은 인체의 천연 보호막임에도 그동안 콧물 정도로 치부돼 왔어요. 이런 오해를 바로 잡고자 점액의 힘으로 싸우는 슈퍼 영웅을 다룬 동화책을 집필 중입니다.”

반향 정위 (反響定位, echolocation) 소리 또는 초음파를 보낸 뒤 주변물체에 반사된 음파를 받아 그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
항원제시세포 (antigen presenting cell) 생체에 침입한 이물질의 정보를 림프구에 전달, 활동을 촉진시키는 세포. 이를 계기로 면역계가 발동한다.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우리 주변의 사물에 센서와 통신기능을 부여해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면서 상호작용토록 하는 지능형 네트워킹 기술. ‘사물지능통신(M2M)’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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