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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국에서 어필하는 MCM 백팩의 인기 비결

[명품기업 탐구 / ② MCM] “샤넬은 한 손의 자유를 MCM은 두 손의 자유를”

MCM의 성장세가 파죽지세다. 대부분의 명품브랜드 평균 성장률은 한 자리 수에 머물고 있지만 MCM은 세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의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은 결과다. 유럽에선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뒤를 잇는 ‘잇백’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안착하기 위한 MCM의 전략을 분석해 본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New School of Luxury.’ MCM이 최근 밀고 있는 브랜드 전략이다. 명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의미가 이 캐치프레이즈에 담겨 있다. MCM은 기존의 전통적인 명품들이 가진 이미지와는 상반된, 젊고 활기차고 재미난 제품과 브랜드 스토리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MCM은 이를 위해 몇 가지 전략도 발표했다. 글로벌 디자인 자산 강화, R&D 디자인 센터 구축 및 확대, 유통채널의 브랜드화 및 옴니 채널 구축,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가치 재창출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유통채널의 브랜드화 및 옴니 채널 구축은 MCM의 핵심 전략이다. MCM의 브랜드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 플래그십스토어를 전 세계로 확대해 이른바 ‘MCM의 DNA’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MCM 측 관계자는 플래그십스토어를 “판매만을 위한 획일적인 매장이 아닌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두루 갖춘 콘셉트형 매장”이라고 소개했다. MCM의 대표적인 플래그십스토어로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MCM 마지트’와 서울 명동에 위치한 ‘MCM 스페이스’를 꼽을 수 있다. ‘MCM 마지트’에서 마지트는 MCM과 아지트의 합성어다. ‘젊은 세대들의 패션 놀이터’로 불리는 가로수길 분위기에 맞게 젊은 고객들이 편안하게 매장에 들어와 즐길 수 있도록 컬처스토어 형식으로 구성했다. ‘MCM 스페이스’는 거대한 우주선을 연상케 한다. MCM 관계자는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명동에서 그들과 함께 우주여행을 떠난다는 신나는 콘셉트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MCM 스페이스’는 MCM 제품 라인업 대부분을 진열해 놓을 만큼 매장 규모가 크다. 성주그룹 본사 사옥 1층에 오픈한 ‘MCM 쿤스트할레’도 MCM 마니아들에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쿤스트할레Kunsthalle 는 독일어로 아트갤러리란 뜻이다. 이 매장에선 MCM 제품뿐 아니라 현재 전시 중인 고 백남준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2개월 주기로 전시할 계획이다. MCM 관계자는 이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 확대 전략에 대해 “MCM은 획일적인 제품과 동일한 콘셉트의 매장을 지양한다”며 “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젊고 활기찬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MCM 스타일로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MCM은 오는 11월 코엑스몰 내에 ‘MCM랩’을 선보일 예정이다. MCM 관계자는 또 다른 형태의 콘셉트 스토어로 꾸며질 MCM랩에 대해 “마치 연구실이나 공장처럼 매장을 꾸미고 있다. 시간대별로 독특한 이벤트가 펼쳐져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MCM은 유럽 내 최고 수준의 디자인 센터 건립을 통해 유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하고 혁신적인 신인 디자이너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R&D센터 투자를 확대해 핸드백을 넘어 의류, 액세서리, 생활소품 등 라이프 토털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수립했다. 유명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제품의 다양성과 브랜드를 확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MCM이 이처럼 명품의 새로운 기준을 자신 있게 제시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MCM이 써 내려온 브랜드 스토리가 짧은 까닭이다. MCM은 1976년 독일 뮌휀에서 설립된 브랜드다.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는 대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MCM은 단기간에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이를 두고 한 패션 관계자는 “100세를 넘긴 대부분의 명품브랜드에 비하면 MCM은 아직 청춘”이라며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이룰 것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 명품 브랜드가 그렇듯, ‘최고’나 ‘최초’, ‘혁신’ 같은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명품 브랜드들은 고가, 한정 에디션, 컬렉션, 오더 메이드 등 다소 소극적인 전략으로 소비자들에 어필했지만, 최근 명품 구매자들은 그런 전략에 식상했다”고 평한 뒤 “MCM은 솔직하고 활달하고 즐거운 브랜딩으로 기존 명품이 가진 고루한 이미지를 타파했다”며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명품족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MCM의 ‘New School of Luxury’ 전략은 글로벌 인기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나라 포함해 35개국에 350개 매장을 거느리고 있는 MCM은 올해 매출을 7,00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매출 4,000억 원과 해외 매출 3,000억 원이다. MCM은 특히 유럽과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데, 올해 유럽에선 100%,중국에선 20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MCM을 루이비통과 같은 수준의 브랜드로 인식한다’는 최근 닐슨의 조사 결과가 말해주듯, MCM의 중국 내 브랜드 파워와 인기는 최고 럭셔리 브랜드에 못지않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MCM은 2011년 이후 중국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패션브랜드다.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MCM을 사려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몰려 연일 북새통을 이루자 MCM은 지난해부터 1인당 구매량 5개를 초과할 수 없도록 구매 제한을 하기도 했다. 얼마 전 MCM이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와 협업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제품 구매 선금으로 수억 원을 제시하겠다는 중국인이 나타나기도 했다. MCM이 중국인에게 인기를 끌게 된 계기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을 잡아야 세계를 공략할 수 있다는 김성주 회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해 2008년 중국백화점에 첫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이후 중국에서 한류를 일으킨 가수 비가 백팩을 착용한 모습으로 이슈가 됐고 패셔니스타인 가수 지드래곤이 MCM 제품을 착용해 생각지도 않게 큰 홍보가 됐죠. 최근엔 중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민호가 MCM 가방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 대중에 널리 알려졌어요.” 한 패션 관계자는 말한다. “우선 MCM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유럽 브랜드죠. 여기에 최근 명품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층에 어필한 디자인이 큰 역할을 했어요. 고급스런 문양에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스터드가 현란하게 박힌 백팩은 실용적인 제품, 유니크 한 감성과 개성을 가진 명품이란 인식을 중국인들에게 심어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은 MCM 백팩이다. MCM 관계자 역시 “어떤 브랜드도 캐주얼의 대명사인 백팩을 명품화 시킨 전례는 없었다”며 “샤넬이 우리에게 한 손의 자유를 줬다면 MCM은 두 손의 자유를 줬다는 말도 유럽에서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영국 가디언지는 MCM을 ‘에르메스와 루이비통을 잇는 새로운 잇백’이라 평가한 바 있다. ‘구태의연하고 오만한 명품이 아닌 좀 더 재미있고 기능적인 럭셔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MCM은 이런 흐름을 적극 활용해 2020년까지 매장을 450개까지 늘리고 해외 매출 비중도 70%로 끌어올려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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