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도심형 SUV 캐시카이를 내놨다. 캐시카이는 국내에 소개된 닛산의 첫 디젤 SUV다. 수입차 시장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디젤 SUV시장에 닛산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동안 국내 디젤 SUV시장은 유럽 브랜드의 독무대였다. 특히 폭스바겐 티구안이 독주했다. 닛산은 캐시카이가 티구안을 잡을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캐시카이는 2007년 첫 출시돼 현재까지 누적 판매 200만대를 넘긴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인 모델은 올해 1월부터 전 세계 판매를 시작한 2세대 모델이다. 상반기 유럽시장에서 SUV 판매 1위를 거두고 있다.
지난 11월 11일, 닛산 캐시카이를 타봤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출발해 경기도 연천 허브빌리지까지 코스로, 왕복 약 120㎞ 거리다. 캐시카이는 적당한 크기에 제법 날렵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캐시카이의 길이·너비·높이는 4,380×1,805×1,590㎜다. 경쟁차종으로 볼 수 있는 폭스바겐 티구안보다 길이는 50㎜ 짧지만 휠베이스는 41㎜가 길다. 현대 투싼ix와 비교해 보면 길이가 30㎜ 짧고 휠베이스는 5㎜길다. 17인치 휠을 기본으로 달았고, 플래티넘 사양에는 19인치가 장착된다.
실내는 간결하다. 필요한 계기가 운전자 눈에 쏙 들어오고, 내장 마감처리도 깔끔하다. 캐시카이는 르노의 1.6리터 디젤 엔진에 닛산 계열사 ‘자트코’의 무단변속기(CVT)를 맞물렸다. 최고출력 131마력(4,000rpm)에 최대토크 32.6㎏·m(1,750rpm)를 낸다. 낮은 엔진회전 구간에서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해 중저속 구간이 많은 한국 도로 환경에 알맞은 세팅이다.
경쟁 모델들이 2리터 디젤 엔진을 얹은 것에 비해, 캐시카이는 한 등급 낮은 배기량을 선택했지만 달리기 실력은 뛰어났다. 시속 80~100km 구간까지 도달할 때 차를 밀어주는 묵직한 힘은 기대 이상이다. 캐시카이에 적용된 ‘엑스트로닉 CVT 무단 변속기’ 역시 변속 충격이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주행을 도왔다. 캐시카이의 진짜 매력은 코너링에서 찾을 수 있었다. SUV 모델은 차량 무게중심이 높기 때문에 고속 주행을 하면서 코너링을 할 때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캐시카이가 보여준 코너링은 동급 SUV 모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세단의 느낌 그대로였다. 급한 회전을 요구하는 구간에서도 차량의 쏠림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방지턱을 넘거나 굴곡이 심한 도로를 달릴 때에도 노면 진동이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연비도 돋보였다. 캐시카이의 복합 공인 연비는 1리터당 복합 15.3km다. 기자가 평균 시속 70~75km로 연비주행을 한 결과는 22.7km로 나왔다.
타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대표는 “최근 디젤 SUV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부응해 닛산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캐시카이를 매력적인 가격대에 출시했다”며, “향후 캐시카이는 알티마와 함께 닛산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 핵심 주력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 3가지 트림으로 출시한 캐시카이 가격은 S 모델 3,050만 원, SL 모델 3,390만 원, 플래티넘 모델 3,790만 원(모두 VAT 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