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유통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포춘코리아와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매년 선정하는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에서도 올해 혁신 활동을 높게 평가 받아 29위에 선정된 바 있다. 이마트는 혁신 활동 외에도 여러 전략적 브랜딩 활동을 펼쳐 20년 이상 꾸준히 높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 오고 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기업이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쉽게는 쇼킹한 이벤트나 광고 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소비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CSR나 CSV 등 특별한 외부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이들 방법은 비교적 쉬운 축에 속한다.
이보다 조금 더 어렵지만 확실한, 그리고 기업 이익에도 큰 도움이 되는 다른 방법도 있다. 바로 압도적인 기술력이나 경쟁력, 혁신활동 등을 선보이는 일이다. 특히 혁신 활동은 기업을 역동적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가장 좋은 브랜딩 활동으로 꼽히기도 한다.
국내에서 유명한 혁신기업 중 다소 의외의 기업이 있다. 바로 이마트다. 기술집약적인 산업에 속하지 않는 기업이 혁신이라는 수식어를 달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그 기업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속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산업 특성상 사업 내용이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마트는 어떻게 혁신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었을까?
유통 혁신의 아이콘
이마트 혁신의 기원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은 이마트가 창립된 해로 이마트는 같은 해 서울 창동점을 론칭하며 우리나라에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채널을 선보였다. 기업의 탄생부터가 혁신이었던 셈이었다.
이마트는 이후 지속적인 유통 혁신을 이뤄왔다. 1996년 국내 할인점 최초로 물류센터를 오픈했고 1998년에도 국내 할인점 최초로 식품가공센터를 열면서 우리나라 유통사 특유의 체인 오퍼레이션시스템을 완성했다. 한국형 유통구조의 기본 골격을 만든 셈이었다. 이마트는 할인점 유통채널의 특징인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 소싱에도 많은 성과물을 만들어 냈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해외직소싱 상품과 기업형 PB상품을 국내 유통사 최초로 선보인 곳도 이마트였다.
유통 과정의 단순화와 효율화 작업에서도 이마트는 돋보였다. 특히 이마트는 신선식품 유통구조 혁신에서 많은 모범을 보여왔다. 이마트는 2011년과 2012년에 미트센터와 후레시센터를 잇달아 오픈하며 최대 9단계에 이르는 농축산물 유통구조를 4단계로 대폭 축소했다. 산지직거래, 로컬푸드 등의 선제적 도입도 유통 구조 혁신의 좋은 예였다.
이런 여러 시스템의 창안과 도입은 유통단계 축소는 물론 상품의 대규모 비축·저장을 가능케 했다. 이를 통해 이마트는 가격 변동에 유연한 대처 능력을 갖게 됐고 국내 식탁 물가안정에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미트센터와 후레시센터 오픈은 ‘국내 유통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라인에서 활약 중인 오프라인 채널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지만 온라인에서도 많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지난해 1월에는 ‘이마트몰 쇼핑 앱’을 선보였다. 이마트 쇼핑 앱은 상품명과 가격 외의 정보를 최소화해 다른 쇼핑 앱들의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번잡함을 없애 호평을 받았다.
이마트는 모바일을 활용한 독특한 이벤트로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마트는 세계 최초로 그림자 QR코드를 활용한 써니세일 캠페인을 진행해 일대 이슈가 됐다. 써니세일 캠페인은 그림자로 만들어지는 특수 QR코드를 찍으면 서프라이즈 할인 쿠폰을 발행하는 행사다.
써니세일은 정오 12시 태양이 이마트 특수 입간판을 내리쬐면 입간판 위의 막대 그림자가 QR코드로 변하는 대단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했다. 이 이벤트로 이마트는 2012년 칸 라이언즈 국제광고제에서 금상 1개, 은상 3개, 동상 1개 총 5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6월에는 업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보정센터를 오픈했다. 이마트는 2030년까지 총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 물류센터는 온라인 쇼핑몰이 가지고 있는 물류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장치다. 이마트가 오프라인 사업에서 구축해 놓은 체인 오퍼레이션시스템 노하우를 온라인으로 이식하려는 중간 과정인 셈이다. 이마트에선 이를 ECMS(Emartmall Center Management System)라고 부른다.
ECMS는 고객 주문부터 상품 피킹 및 배송은 물론, 재고 관리, 협력회사 결제 등에 이르기까지 상품 유통에 관련된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해결하게 해주는 최첨단 B2C 물류 시스템이다. 이마트는 ECMS를 사용함으로써 하루 최대 주문 처리량을 3배가량 늘릴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 유통에서 시스템 혁신을 이어온 이마트가 온라인 유통에서도 자신들의 특기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돋보이는 친환경 혁신
오늘날 지구 환경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친환경 경영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친환경 경영은 주로 제조사의 영역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마트는 이런 상식을 뒤집고 있다. 친환경 경영에서의 탁월한 성과와 독특한 이력은 이마트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마트가 보유한 최초 친환경 타이틀은 10개가 넘는다. 녹색매장 운영 등 유통사 본업에 충실한 내용에서부터 태양광 발전설비 운영, 친환경 하이브리드 법인차량 운영, 민간 전기차 충전소 운영 등에 이르기까지 이마165트는 다양한 분야에서 친환경 경영을 수행해 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건 친환경 매장 운용이다. 국내 최초 환경부 지정 녹색매장 1호점인 성수점부터 기존 대비 최소 20%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는 의정부점, 업계 최초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 트레이더스 구성점, 역시 업계 최초로 지열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제천점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방대한 친환경 매장 운용을 진행하고 있다.
협력사 무상 에너지 컨설팅 및 시설 개선 비용 지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마트는 2008년부터 협력사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분석, 관리·개선 방안을 제시해 주는 무상 컨설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사업은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함으로써 친환경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시설 개선 비용도 일부 지원하고 있어 동반성장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마트는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전천후 혁신 활동을 펼치며 창립 이후 브랜드 가치를 꾸준히 상승시켜 왔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선정한 올해 국가 브랜드 경쟁력 지수 대형마트 부문에서 또다시 정상에 올라 11년 연속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올해 초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을 오픈해 백화점·할인점 포인트 교차 사용 같은 실험적인 유통 시스템을 운영하며 지금도 쉼 없이 혁신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마트 혁신 히스토리
● 1993년 11월 이마트 1호점 창동점 오픈 (국내 최초 할인점)
● 1996년 12월 이마트 물류센터 오픈 (국내 할인점 최초 물류센터)
● 1997년 02월 중국 이마트 1호점 상하이 취양점 오픈 (한국 유통업계 최초 해외 점포)
● 1998년 02월 이마트 식품가공센터 오픈 (국내 할인점 최초 식품가공센터)
● 2004년 08월 이마트 온라인쇼핑몰 오픈
● 2011년 08월 이마트 미트센터 오픈
● 2012년 09월 이마트 후레시센터 오픈
● 2013년 10월 이마트 알뜰폰 론칭
● 2014년 06월 이마트 보정센터 오픈(국내 최초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