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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김은영 한국BMS제약 신임 대표

“영업력 중심 전략 탈피 제품력으로 승부 걸겠다”

글로벌 제약사 BMS(Bristol-Myers Squibb)가 한국 사업을 책임질 수장으로 업계 최연소 여성을 임명했다. 주인공은 한국BMS제약에서 영업 마케팅을 총괄했던 김은영(40) 신임 대표. 시장에선 내년 바라크루드 특허 만료로 발생할 수 있는 타격을 최소화 하고 새롭게 출시할 제품들을 안착시키기 위한 승부수라고 말한다. 수익성 낮은 대형 제약회사에서 알짜 바이오 신약개발회사로 변신에 성공한 BMS는 여성 리더십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사진 한평화 info@studiomuse.net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물을 개발해 공급한다는 BMS의 전략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의 간암 투병 당시 아버지를 간호하며 더욱 절실하게 깨달았어요. 환자에 가장 적합한 약이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한국BMS제약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은영 대표가 인터뷰에서 밝힌 취임 소감이다. 1990년대 1세대 여자 영업사원 출신인 그는 올 4월 영업마케팅 총괄 책임자로 입사해 불과 5개월 만에 대표에 올랐다. 약사 출신으로 한국얀센, 노바티스 싱가포르 지사, 스위스 본사, 한국지사 등에서 일한 바 있는 김 대표는 “BMS에 합류하기 전 다양한 지역, 지사, 환경에서 일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는 최근 남성보다 여성 CEO를 선호하고 있다. 한국BMS제약을 비롯해 7개 회사가 여성 CEO를 두고 있다. 이 중 나이가 가장 젊은 김은영 대표는 제약업계에서 최연소 여성 CEO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BMS는 세계 제약업계 2위였던 기업 규모를 줄이고 대신 수익성을 극대화해 제약업계를 놀라게 한 기업이다. BMS의 다운사이징 전략은 올해 5월 미 포춘지가 ‘대형 제약회사의 작은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김은영 대표는 “BMS가 스페셜티 케어(특수질환 의약품) 산업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한국 제약업계를 향해서 “영업력이 중요한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이제 제품력으로 승부하자 ”고 제언하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해외 근무 경력이 한국 비즈니스에 어떤 도움이 됐나?
개인에게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점은 어디나 같겠죠. 다만 외국에선 사내 네트워킹도 함께 강조합니다. 사내 네트워킹이 개인 역량과 어우러져 새롭고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내기 때문이죠. 구성원이 함께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일이 더뎌지고 갈등도 생기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모두에게 의미를 줄 수 있어요. 효율성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이죠.


Q: BMS의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해달라.
최근 몇 년간 BMS는 우선순위를 재정비했습니다. 여기엔 더 이상 규모의 경제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포함돼 있죠. 바이러스성 질환치료제, 항암제가 비즈니스의 큰 축을 이룰 것이고 스페셜티 케어에 역량을 기울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 일이 돈보다는 가치를 중시한 결정이고 주주의 이익 극대화도 실현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만성 B형 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가 국내 처방약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아시아에선 간염 발병률이 높은 편입니다. 그 중 한국은 B형 간염 발병률이 높고요. 바라크루드를 발매한 지 7년이 됐는데 바이러스 억제효과, 낮은 내성 발현율, 안전성 측면에서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결국 현장의 선호도가 성공요인이라 할 수 있겠죠. 직원들은 B형 간염환자가 줄어들어 사회에 공헌했다는 보람도 느끼고 있습니다. (작년 1,6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문의약품시장 전체 매출 1위인 바라크루드는 내년 하반기 특허가 만료된다. 이미 개발을 끝낸 30여 개의 제네릭 제품들과 경쟁해야 할 처지다. 이 중 길리어드의 비리어드는 저렴한 가격에 바라크루드도 이루지 못한 내성 발현율 제로로 각광받으며 바라크루드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Q: BMS가 주목하고 있는 제품, 또는 시장을 소개해달라.
C형 간염치료제를 발매할 예정입니다. C형 간염은 이제까진 특별히 유효한 치료제가 없었죠. 발매될 경구용 약은 완치율이 90%에 이를 만큼 효과적입니다. 또 흑색종 항암치료제 여보이도 곧 한국에서 발매할 예정입니다.


Q: 한국에서 세계적인 제약사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한국은 리서치가 약한 편입니다. 기업과 학계가 함께 지속적으로 연구에 매달려야 하27는데 그러지 못하죠. 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선 10년에서 15년 이상 리서치가 필요하고, 임상실험 등에 투자되는 금액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게다가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기업들이 쉽게 발을 들이지 못하는 이유죠. 시장 규모 면에서도 한계가 있어요. 해외로 나가야 하지만 경험이 부족하죠.


Q: 한국 제약시장의 특성을 이야기해달라.
세계적으로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아요. 한국 역시 정부가 나서 선별적으로 지원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 덕분에 바이오 R&D 규모에서 국가 10위, 도시로는 서울이 1위를 지키고 있어요. 또 한 가지는 약값 규제를 들 수 있어요. 환자에게 필요하지만 고가라는 이유로 약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야겠죠. 약이 있음에도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면 불행한 일이에요. 환자를 위한 유연한 방안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미국보다 규제가 강한 유일한 나라로 알려져 있어요. 제약이 많아서 제약업계란 말이 있을 정도죠.


Q: 한국 제약업계의 과제는 무엇인가?
영업력이 중요한 시대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품 정보를 의료현장에서 의사와 환자들에게 얼마나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느하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BMS 역시 이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품에 대한 교육을 상당히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어요. 이제 한국 제약업계가 영업력이 아닌 제품력으로 승부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Q: 여성 인력을 위해 도입하고 있는 정책과 CSR활동을 소개해달라.
한국BMS제약은 ‘동명아동복지센터’,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등 다양한 구호기관을 통해 아동복지센터, 학대피해아동시설 등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매년 아동지원기금도 지원하고 있고요. 임직원들이 직접 아동복지센터를 방문해 다양한 봉사활동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BMS 본사는 워킹마더 (Working Mother)지에서 발표한 ‘여성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17년 연속 선정됐습니다. 한국BMS제약도 가족 및 여성친화경영에 노력하고 있죠. 사례로는 3개월간 급여 100%가 지원되는 ‘유급 출산 휴가제’, 임신 중 정기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월1회 특별휴가’,‘수유실 운영’, ‘제왕절개 수술비 전액 지원’, ‘근무시간 유동제’ 등이 있어요. 가족친화정책으로는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자녀 수에 제한 없이 일정금액의 학비를 지원합니다. 이런 기업문화 덕분에 한국BMS제약은 여성 임원 비율이 55%, 여성직원 비율은 48%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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